2009 봄꽃열전
봄이 성큼 다가왔다. 따스한 햇살, 산들산들 봄바람 소리와 향긋한 꽃 내음에서 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공원과 거리 곳곳에 흐드러진 색색의 꽃들은 우리를 유혹하려는 자태를 풍긴다. 특히 바람 타고 유유히 내려앉은 벚꽃 길을 걷는 것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방법.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 이웃과 함께 봄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다면 봄꽃 나들이를 계획해보자.
꽃과 문화가 어우러진 꽃 축제
송파구의 벚꽃 명소, 석촌호수 2.5km의 산책로에는 1300여 그루의 벚나무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또, 진달래, 살구꽃, 매화, 개나리 등 색깔 고운 꽃들이 앞 다퉈 봄소식을 전한다. 찬란한 봄꽃 구경과 더불어 문화지수를 채울 수 있는 2009 석촌호수 벚꽃맞이 축제가 4월12일 예정되어 있다. 군악대와 롯데월드 마칭밴드와 함께 하는 걷기 대회와 김정수 드라마 작가와의 만남, 미술품 전시, 전통공예체험 등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매년 축제 때마다 감동을 전하는 ‘오페라 산책’도 가슴 벅찬 볼거리를 제공한다. 부대 행사로 사생대회와 사진콘테스트, 가족백일장도 열린다.
워커힐 호텔의 벚꽃은 한강의 조망권을 함께 가지고 있기에 밤의 풍경이 더욱 빼어난 곳. 4월 3일부터 벚꽃 축제가 시작돼 호텔 내 피자힐 산책로가 개방됐다. 올해는 숲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새로 만들어 벚꽃뿐 아니라 라일락, 은방울꽃, 설유화 등 다양한 봄꽃나무 5000여 그루가 봄철 내내 향기로움을 뽐낸다. 축제 기간 중 매년 열리는 ‘와인 페어’에서는 90여 종류의 와인을 최고 60%까지 싸게 살 수 있는 기회. 주말에 열리는 미니 재즈 콘서트와 사진 전시회, 어린이 봄꽃길 그리기 대회 등 이벤트도 있다. 축제는 5월31일까지다.
벚꽃 길 외에도 튤립, 팬지 등 형형색색의 꽃밭이 곳곳에 펼쳐진 어린이 대공원은 가족 나들이의 대표 장소. 봄꽃 축제는 4월25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린다. 축제 기간 중 매일 야외 공연장과 중앙 분수대 열린무대에서 타악 퍼포먼스, 마술쇼, 7080콘서트, 체코 뮤지컬 갈라쇼, 유니버셜 발레단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소소하지만 가슴 벅찬 꽃길
주변에 공원이 유난히 많은 송파구는 공원마다 봄꽃이 만개했다. 특히 지하철 5호선 오금역과 개롱역에 걸쳐있는 오금공원은 2km에 이르는 산책로에 개나리와 철쭉이 만발해 장관이다. 올림픽 공원도 빼놓을 수 없는 꽃 나들이 장소다. 특히, 올림픽 파크텔 앞으로 왕벚꽃이 가득하고 파크텔 뒤편 정자 주변은 소박하고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벚꽃길이다. 자그마한 정자와 석축들이 벚꽃과 어울려 더욱 운치 있다.
잠실 주공5단지는 봄이면 넓은 아파트 단지 안이 온통 벚꽃으로 뒤덮여 자체 축제인 한마음벚꽃축제를 벌일 정도다. 아파트 주민 이민화(44) 씨는 “523동에서 530동으로 이어지는 벚꽃 길이 가장 예쁘다. 또, 단지 정원 가득한 목련꽃도 장관이어서 봄에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착각에 빠진다”고 자랑했다.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건너편에 있는 잠실 진주아파트와 미성아파트 사이 길과 단지 내 벚꽃도 환상적이다.
삼성교에서 시작돼 문정동 훼밀리 아파트까지 이어지는 탄천 제방 5.7km와 송파도서관 옆 성내천 제방은 개나리 군락으로 유명하다. 봄꽃이 어우러진 성내천 물빛광장에서는 4월11일 오금동 한마음 축제도 예정돼 있다.
길동 생태공원 건너편 일대 1만 2000m² 부지에 조성된 허브공원은 색다른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자스민, 에케네시아, 민트, 라벤다, 세이지 등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허브류가 다양하다.
광진구의 아차산 일대는 사계절 내내 자연을 느끼기 좋은 곳. 특히 1.5km에 이르는 아차산길 벚꽃은 압권이다. 광장동에 사는 김일희 씨(35)는 “광장동 양진초등학교 뒤쪽부터 시작해 아차산 생태공원, 워커힐 호텔까지 이어지는 아차산길”을 추천하며 “호텔 산책로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벚꽃 터널이 조성돼 생태공원 나무보도와 어울려 더욱 운치 있다”고 얘기했다. 또, “광장동 현대 9단지 놀이터 주변에 활짝 핀 벚꽃도 동네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명소다”고 귀띔했다.
아차산 생태공원 숲 해설가 오애자 씨는 “아차산 생태공원 옆 장신대 캠퍼스”를 추천했다. 이곳은 야생화와 봄꽃들이 가득해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의자에 앉아 조용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 소란스러운 벚꽃 축제를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들려볼 만한 곳이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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