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질·구토·트림·속 쓰림·팽만감 등이 계속되어 위 내시경 검사를 해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마찬가지로 검사결과에서 위장의 기능은 정상이지만 동일한 증상이 계속되는 것을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하며, 대개 위장의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
수능을 치르고 부모와 함께 한의원을 찾은 K양. 평소 소화기능이 약해서 늘 소화제를 달고 살다시피 하다가 수능이 끝난 다음에야 치료를 받을 시간이 나서 한의원을 찾았는데, 소화기능이 허약한 정도가 아주 심한 상태였다. 식사는 작은 그릇으로 반그릇 이상 먹으면 하루 종일 속이 불편해서 다른 일을 할수 없을 정도며, 라면을 좋아는 하지만 조금만 먹어도 체하거나 계속 트림을 해서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K양은 중학교 시절부터 속이 불편하여 병원에서 위장 내시경검사와 치료를 받았지만, 기능성 위장장애 혹은 신경성 위염이라는 진단만 받고 소화 기능을 돕는 약만 계속해서 복용해 왔지만 증상이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청희당한의원 장숙희 원장은 “기능성소화불량의 환자는 일시적인 증상완화를 위해 소화제류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며 오히려 위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약물복용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능성소화불량이 발생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부모가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았던 경우에 그 자녀도 유전적·체질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해서 발병 할 수 있다. 특히 소음인의 경우 기능성소화불량증이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폭식·폭음·불규칙한 식사와 기름진 음식·차가운 음식·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 등 잘못된 식사습관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도 위장에 무리가 가서 소화불량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시험이나 과제가 있어 강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불량증이 나타나기 쉽다.
기능성소화불량을 막기 위해서는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소화제류 남용하면 오히려 역효과
증상을 살펴보면, 식사 후 몇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답답하거나 막히는 느낌이 든다거나 속이 메슥거리거나 헛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트림이 잘 나오고 신물이 넘어오기도 하며 간혹 토하기도 한다. 식사 때가 되어도 배고픈 느낌이 없고,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불러온다. 식사 후 또는 공복 시에 속이 쓰리면서 아프다.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허기진 것 같기도 하고 아픈 것 같기도 하다. 여러 증상들이 수면 중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면 기능성소화불량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근본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 위장의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키고 정상화시키면 재발을 억제할 수 있다. “한방치료는 환자의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처방과 함께 환자의 기본적 체력·체질·기혈 등을 파악하여 신체의 대사기능을 전반적으로 보강하는 치료를 병행하여 신체리듬을 정상화 시킨다”고 장 원장은 말한다. 위장의 기능을 보강하기 때문에 증상이 재발되는 것을 억제하며, 재발 되더라도 보다 쉽게 치료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기질적 원인을 가지고 있는 소화기질환은 물론, 기능성소화불량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이 병원검사로는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운 기능적 질환에 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김영희 리포터 dolboc@hanmail.net
한방칼럼 - 우리의 식습관,골병들기 딱 좋아
청희당 한의원
장숙희 원장
現)부산시 한의사회 부회장
쉽게 체하는 것,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일이 자연스러운 만성소화불량, 늘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한 복부팽만, 조금만 배가 고파도 속이 쓰린 잦은 속쓰림 증상 들은 누구나 쉽게 호소하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더욱 호소하는 경향이 많다.
막연히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하기에 이런 위장질환은 건강은 물론 삶의 질까지 떨어트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내시경 검사를 해도 별다른 이상증후를 발견하지 못한 채 ‘신경성’이라는 대답만 들을 뿐이다. 각종 위장약을 구입해서 복용해보지만 차도도 별로 없다.
한방에서는 이런 경우를‘담적병’이라 부른다.
담적병은 다시 말하면 미들존(Middle Zone)이라고 불리는 위 외벽에 ‘담적’이라는 독소가 쌓이는 증상을 의미한다. 담적에 의해 미들존이 굳어지고 위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1차적으로는 각종 소화기 증상과 배변장애 등의 위장질환이 나타나게 되는데, 독소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게 되면 두통, 전신피로, 안구통증, 당뇨, 간경화, 치매, 우울증, 아토피 등의 각종 질환까지도 유발하게 된다.
담적병은 한국인의 식습관과 연관이 깊다.
한국인들은 언제나 바쁘다. 음식을 먹는 모습에도 그것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일단 아침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식사를 거르고 점심에는 간단하고 빠른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하며 저녁에는 하루 종일 제대로 못 먹은 한을 풀겠다는 듯이 폭식을 한다. 또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한국에는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이 많다는 점이다. 한편, 회식메뉴로 삼겹살과 소주를 즐겨먹는 문화도 사실은 위장에 좋지 않은 습관으로 들 수가 있다.
위에 설명한 식습관들은 위장을 자극하여 점막에 손상을 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습관이 지속적으로 행해지면 위장에는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로 인한 독소가 쌓이게 되고, 이 독소가 결국 위장의 외벽으로 투과되면서 온몸으로 퍼지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너도나도 웰빙을 외치는 시대이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인의 식습관은 후진국 수준인 것이다.
담적병은 위 외부의 문제이므로 소화제나 위장약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그러므로 위의 외벽을 녹이고 붓기를 없애주는 기능을 하는 치료약을 사용한다. 치료기간은 평균 3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약침, 뜸, 생식 등의 치료법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개선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담적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습관에 주의해야 한다. 식사를 할 때에는 적당량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어야 하며, 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음주, 흡연,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신체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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