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잘못 알고 있는 한방상식

내 몸에 맞는 보약으로 하루가 즐겁다~

지역내일 2009-02-05 (수정 2009-02-05 오전 10:33:43)
보약에 대한 선입견 또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몸이 좋지 않아 보약을 먹으라는 권유에 “보약을 먹으면 살이 쪄서 안돼”라든가, 고깃집에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게 되면 “나 한약 먹는 중이라 고기 먹으면 약효 떨어져”라고 말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모두 한약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생긴 것들로, 잘못 알고 있는 한방상식에 대해 다솜한의원 김유석 원장으로부터 들어본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한약을 먹으면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자신이 비만한 이유를 어릴 때 먹었던 한약 때문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답은 물론 ‘아니다’. 한방치료는 똑같은 증상이라 해도 각각의 체질에 맞는 처방을 내려 장기의 균형을 잡아주고 정상화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마르고 식욕부진일 경우에는 식욕을 향상시키고 소화기능을 도와주는 처방을, 비만한 사람에게는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전문 한의사의 진료를 받았는데도 한약을 먹어서 자꾸 살이 찐다면, 자신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잘못된 것이다.


임신 중에 한약을 먹으면 안된다?

임신부라면 약물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임신 중에 먹어서는 안되는 약도 있지만 한의사의 진찰을 받고 적합한 처방으로 지은 한약이라면 오히려 태아를 안전하게 하고 산모를 건강하게 하여 순산을 도와준다. 또한 임신기에 나타나는 각종 질병들을 예방하여 치유케 하는 효과도 있다.

보약을 많이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

보약이란 신체장기의 허약한 부분을 보강하고 원기를 북돋아 주는 것인데 보약을 먹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해서 죽을 때 고생한다면 건강한 노인은 죽을 때 고생한다는 말과 같다. 보약으로 건강을 회복하면 더욱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보약 먹을 때 돼지고기, 닭고기는 먹으면 안된다?

흔히 한약을 먹을 때 돼지고기, 닭고기, 밀가루, 술, 무 등은 금기 사항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면 속이 차가워진다. 평소에 속이 차고 배앓이를 자주 하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이 돼지고기를 과식하면 보약의 흡수를 막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닭고기는 살이 부드럽고 성질이 더운 편이라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과식하면 몸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피부 표면에 풍을 일으켜 뾰루지 등이 생길 수도 있다.

술은 성질이 매우 덥고 기운이 맹렬하여 체내 기운의 평형을 잃게 만든다. 그러므로 보약을 먹을 때 함께 먹는다면 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밀가루 음식은 대부분 성질이 차고 비장과 위장에 부담을 준다.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비생리적 체액인 습담을 쌓이게 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약의 소화 흡수를 더디게 한다. 무는 보혈보정약으로 쓰이는 숙지황이라는 약이 들어갈 때만 금하면 된다.

어릴 때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

한마디로 녹용은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보약이다. 선천적으로 허약하게 태어났거나 유아때부터 편식, 감기, 설사 등으로 발육이 부진할 때 인체의 저항력과 부족부분을 보충해 주는 가장 뛰어난 보약이다. 그러므로 녹용은 소아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사용한다면 아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재이다.

보약을 먹을 때는 정확한 진단과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러한 보약으로 건강을 지키고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평소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몸을 보하는 올바른 생활습관 또한 중요하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naeil.com



건강칼럼

한약도 알고 짓자!


다솜 한의원
김유석 원장
現)부산시 한의사회 보험이사

우리 나라도 의료보험이 실시되어 부분적으로는 저렴한 비용으로 진단 및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병원에 입원해서 필요한 검진을 받다 보면 고가의 검사비가 들기도 하고, 심지어 1제(20첩)에 8-12만원 하는 한약값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아직 많다.
최근 부산의 모 건재 약국에서 한약 1제에 3만 5천원이라고 명함 크기로 주변에 뿌려, 많은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예가 있었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소행이긴 하나 순수 약값만 해도 1제에 평균 4-10만원이 들고 기타 진찰비, 처방료, 조제료 등을 생각할 때 얼토당토않은 값이다.
이 세상에는 아파도 치료비 걱정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으며 남을 치료하는 직업이나 기술로 큰 돈을 벌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이게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의료의 질이다.
필자는 한의대 재학 중에도 더러 처방을 내어주곤 했는데 한번은 급성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걷지 못하는 소녀를 일주일만에 걷게 한 일이 있었다. 그 당시는 그게 얼마나 가슴 뿌듯했던지 정말 의사가 다 된 기분이었다. 그러나 졸업 후 생각해 보면 참 무모했다는 생각이 든다.
의사와 돌팔이의 차이는 치료율과 부작용 여부에 있다고 하겠다. 돌팔이도 고친다. 그러나 의사는 열에 여덟 이상을 고친다면 돌팔이는 다섯 이하를 고친다. 또 의사는 비록 못 고치는 환자라 할지라도 도리어 상하게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돌팔이는 여차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으며, 그래 놓고도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그러므로 병의 이치를 잘 아는 의사에게 진료를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기도 하고 오히려 치료비를 절약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 의학은 이전부터 집안의 어르신들이 책을 보고 더러 처방을 내셨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쓸 수 있는 약의 한계를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부작용을 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요즘은 정규 한의사가 아닌 건재 약국이나 양약국에서도 한약을 지으며, 한의사를 사칭한 떠돌이 돌팔이들도 곳곳에 있으므로, 서로 조심하여 같은 값이면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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