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승격 60주년 맞은 수원의 이모저모

효의 도시, 문화의 도시 수원

오랜 역사 지닌 도시답게 지명의 유래와 전설도 많아, 다양한 축제와 기념전 마련돼

지역내일 2009-03-05
시 승격 60주년을 맞이한 수원. 관련 기념행사를 미리 살펴보고, 08년 10월 개관한 수원역사박물관 등 수원의 과거를 살펴볼 수 있는 장소와 수원의 동네 이름 및 전설을 통해 수원을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내가 살아가는 고장에 대한 관심에서 소속감과 사랑이 싹트기 마련이다.

시 승격 기념행사 - 효원가정·수원둥이 찾기 행사 및 각종 축제 다양해
수원시는 8월 15일 시 승격 60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여러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흐름, 신명, 도약, 나눔 등 4개 주제로 27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원시사 간행사업은 2013년 완료 예정이며, 시 승격 100주년 되는 해에 개봉할 타임캡슐 매설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수원시청 총무과 정규야 씨는 “열린음악회, 여름음악축제, 수원화성국제연극제 등 시민참여축제와 효원가정·수원둥이를 찾는 수원토박이 효원의 뿌리 선발, 재래시장과 함께 하는 수원사랑 행사 등이 계획됐다”고 전했다.

수원역사박물관, 수원향교 - 도심에서 만나는 수원의 과거
팔달문동종, 김준룡전승비가 전시된 수원역사박물관에서는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엿볼 수 있다. 수원의 자연과 변천사를 익힐 수 있고, 60년대 수원도 만날 수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수원도호부 부사였던 이시백 선정비와 여러 관리들의 송덕비, 장승, 정려문이 있다. 어린이체험관에서는 옛날 살림살이 도구를 이용해보거나 탁본과 서예, 지도 맞추기 등 체험활동이 가능하다. 수원역사박물관 한동민 학예연구사는 “8월 60주년 기념전을 준비 중이다. 근·현대의 수원과 관련된 사진과 행정자료 등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서예박물관과 사운이종학사료관도 같은 건물 안에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최초로 건립한 서예전문박물관인 한국서예박물관은 서예가 근당 양택동 씨의 기증유물이 계기가 돼 만들어졌다. 수원 출신의 사운 이종학 선생은 초대 독도박물관장을 지냈으며, 수집자료 2만 여점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수원역사박물관에서는 50년 이상 역사를 지닌 근대생활유물을 기증받는다. 기증자증이 있으면 무료 관람할 수 있고, 기증유물도록도 받게 된다.
수원의 도심에서도 역사적인 장소가 많다. 향교길에 있는 박내과의원은 수원법원 및 검찰청 청사로 임시 사용됐다(1952~1956). 화성의 봉담에 있던 수원향교는 정조 때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수원향교 근처의 수원시립중앙도서관에는 수원시민헌장탑이 세워져 있다.

수원의 기원 - 삼한시대부터 모수국부터 시작해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의 의식세계를 드러내는 지명의 변천은 역사를 이루는 한 줄기다. 수원(水原)의 기원은 마한의 모수국, 삼국의 매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모(牟)’나 ‘매(買)’는 발음상 ‘물’과 관련됐다고 여겨진다.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고유명사를 표기했던 때를 지나 757년(통일신라)에 이르러 ‘수성(水城)’으로 불리면서 지명에 본뜻이 포함됐다. 940년(고려) ‘수주(水州)’로 이름이 바뀌고, 지금의 ‘수원(水原)’은 1310년(고려)부터 등장했다.
수원의 역사는 정조와 관련이 깊다. 현재 수원시와 화성시는 행정구역상 분리되지만,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옮기면서 수원은 ‘화성(華城)’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정조의 효심은 경기도 지역의 가옥구조도 바뀌게 했는데, 잦은 능행차 탓에 백성들이 툇마루를 없앴다고 전해진다. ‘지지대 고개’는 ‘능행차에서 돌아오는 정조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발걸음을 더디게 놓았다’ 해서 유래됐다.
수원에는 오랜 역사만큼 긴 세월을 함께 해온 나무도 많다. 못골 놀이터 북쪽 국유지에는 수령 500년과 450년 된 느티나무가 도와 시의 보호수로 지정됐다. 400년 이상 된 영통사 입구의 느티나무는 단오제 등 마을행사의 중심이 된다. 황곡초등학교 앞 느티나무는 큰 황골의 천석꾼이 심었다고 전해지며, 수령 200년으로 추정한다.

마을 이름에도 역사와 의미가 숨어있어
‘원천’ 혹은 ‘머내’로 불리는 원천동은 ‘수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는 내’라는 의미를 지녔다. 옛날 구렁이가 많이 살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구렁골 고개는 천석꾼이었던 평산 신씨 가문과 관련된 전설을 지녔다. ‘영통’은 산신령과 관련된 전설과 함께 ‘영(靈)이 통(通)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도 하고 염통처럼 생긴 지형을 따라 이름 붙여졌다고도 한다. ‘벽적골’은 여주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벽돌을 구워 살았기 때문에 불리게 된 이름이다. ‘살구골’에는 살구나무가, 개나리 신(莘)자를 사용하는 ‘신나무실’에는 개나리가 많았단다. ‘황골’ 혹은 ‘황곡’은 봉황이 앉아있는 형상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연못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은 ‘못골’은 화성을 쌓으면서 못을 만들었다는 설과 전부터 커다란 연못이 있었다는 설이 전해온다. 제일교회 인근의 ‘화약고 고개’는 남문으로 통하는 길목으로, 일제강점기 때 이 고개에 화약을 쌓아놓은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금바위’는 그 생김 때문에 거북바위나 두껍바위로도 불린다. 맑은 날 이 바위에 오르면 서해가 보인다고 한다. 경기과학고 뒤편의 ‘방아골’에는 예전에 곡식을 찧는 방앗간이 있었다. 소나무가 많았던 ‘솔대’는 정조가 인공조림한 대나무가 더해져 송죽동이 됐다고도 하고, 소나무가 우거진 등성이를 일컫는 솔등성이가 솔댕이를 거쳐 솔대로 굳어졌다고도 한다.
세류동은 ‘가는 골짜기에 형성된 마을’이라는 뜻을 지녔고, ‘버드내’는 수원천 하류의 냇가에 버드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농촌진흥청 안에 있는 여기산은 ‘산의 모습이 기생의 자태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산과 서호에 비친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은 수원8경 중 하나다.

◈속담 속 수원
①수원깍쟁이 : 개성상인보다 한 수 위의 철저함과 절약정신을 보인 수원상인의 전설을 지녔음.
②수원사람은 발가벗고 삼십 리를 뛴다 : 수원깍쟁이와 관계된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원래는 효심 깊은 젊은이가 친구의 꼬임으로 기방에 갔다가 아버지 제삿날임을 떠올려 의관도 갖추지 못하고 서둘러 돌아갔던 일이 과장되어 전해옴.
③과천 나무꾼 수원 나무꾼에게 속다 : 텃세를 부리는 과천 나무꾼에게 거짓정보를 주어 관에서 혼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음.

도움말 수원시청, 수원역사박물관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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