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독서지도사
아이들 마음 살지우는 행복한 책읽기
개인별 성향에 따라, 발달단계에 따라 차별화해야
지역내일
2009-02-20
(수정 2009-02-20 오전 8:32:04)
“그림책 읽어주는 우리 엄마, 짱~이에요”
초등 3년생인 민석이는 엄마가 책 읽어줄 때가 가장 좋다고 얘기한다. 의외로 아이들은 맛있는 것 먹을 때나 재미난 곳에서 노는 것보다 엄마에게서 책 이야기 들을 때가 더 행복한가보다. 열 살이나 된 다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독서지도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책을 통해 교감함으로써 올바른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아이들과의 책읽기로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아이 독서지도를 위해 엄마들이 직접 독서지도사 공부에 나섰다는데 경성대 평생교육원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다독 강요하는 사회, 독서지도 어떻게 할까?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가운데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책을 읽혀주고자 배우게 됐다”고 말하는 정미자(경성대 독서지도자 과정)씨는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제 편견에 의한 책 선택으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못 줘서 아쉽다”고 한다.
독서 인증제니 다독왕이니 독서를 강조하는 분위기 덕분에 아이들 손에서는 책이 떨어질 날이 없다. 읽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굳이 사지 않아도 얼마든 책을 빌려볼 수 있다. 학교도서관, 학급문고, 각 지역 어린이도서관 등 아이들이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갖춰졌지만 독서 교육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성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과정 노희정 주임교수는 “책을 선정할 때는 아이들 개인 성향과 발달단계를 염두해 두는 게 중요한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연령별 추천도서라 하면 모두 읽히려 하는 잘못된 독서관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멀게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좀 더 체계적인 독서지도를 배우고자 수강하게 되었다는 조순희씨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무조건 많은 책을 읽혀야 좋다는 생각으로 다독을 강요했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다독보다는 깊이 생각하고 읽는 정독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직 지식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시기라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습관을 들여줘야 한다. 3학년 이후부터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책 내용과 연결하면서 정독해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묵독보다는 음독, 다독보다는 정독이다.
노교수는 “독서지도 시 주의할 점으로 아이들이 책을 읽은 후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과 함께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독후 활동으로 글을 쓸 때에도 어른의 글을 흉내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NIE, 북아트, 독서치료 등 다양하게 접근 가능
경성대 독서지도사 과정에는 신문을 활용한 프로그램인 NIE와 나만의 책 만들기 북아트, 독서치료 수업도 포함된다. “평소에 어렵게 생각했던 NIE를 재미있게 아이들과 수업할 수 있었고 독후활동에는 밋밋한 글쓰기 외에도 북아트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어 좋았다”고 변미경씨는 말한다. 김민숙씨 또한 “아이들과 신문을 함께 보며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아침 밥상 앞에서 들려주는 동시맛보기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전한다.
이 과정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따로 스터디 모임을 갖는다. 수업시간에 언급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고 토론, 아이들에게 접근 방향 등 여러 독서지도 정보를 공유한다.
열 살, 여섯 살 두 아이에게 효율적인 독서지도를 하고픈 마음에 수강하게 된 김영순씨는 “스터디 모임을 통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이야기 나눔으로써 내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등을 알아갈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독서지도사가 되려면 평생교육원이나 사단법인 단체에서 주관하는 독서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엔 그룹수업이나 독서학습지 교사로도 활동 가능하다.
“우리 아이들 독서지도를 위해 시작한 공부이기에 먼저 우리 아이들과 수업을 해보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그룹으로 수업할 계획”이라고 김진애, 홍미영씨는 말한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곽다연씨는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무작정 글을 전달하기 보다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배우게 되어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미니인터뷰 - 경성대 독서지도사 과정 노희정 주임교수
“책 안 읽는 아이, 엄마가 꾸준히 읽어주세요”
처음부터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어른이 없었기에 흥미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점검해 보세요. 독서습관을 갖지 못한 아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책을 꾸준히 읽어주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대개의 부모들이 위인전이나 논술 명작은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집을 구입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분야의 책을 먼저 보게 하고 그림책, 전래동화, 과학책, 역사책 등 다양한 책들을 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독서지도사는 엄마입니다. 자녀를 둔 엄마들이 올바른 독서지도를 통해 커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지우는 행복한 책읽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naeil.com
초등 3년생인 민석이는 엄마가 책 읽어줄 때가 가장 좋다고 얘기한다. 의외로 아이들은 맛있는 것 먹을 때나 재미난 곳에서 노는 것보다 엄마에게서 책 이야기 들을 때가 더 행복한가보다. 열 살이나 된 다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독서지도 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는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책을 통해 교감함으로써 올바른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아이들과의 책읽기로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아이 독서지도를 위해 엄마들이 직접 독서지도사 공부에 나섰다는데 경성대 평생교육원에서 이들을 만나봤다.
다독 강요하는 사회, 독서지도 어떻게 할까?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가운데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책을 읽혀주고자 배우게 됐다”고 말하는 정미자(경성대 독서지도자 과정)씨는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제 편견에 의한 책 선택으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못 줘서 아쉽다”고 한다.
독서 인증제니 다독왕이니 독서를 강조하는 분위기 덕분에 아이들 손에서는 책이 떨어질 날이 없다. 읽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굳이 사지 않아도 얼마든 책을 빌려볼 수 있다. 학교도서관, 학급문고, 각 지역 어린이도서관 등 아이들이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갖춰졌지만 독서 교육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성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과정 노희정 주임교수는 “책을 선정할 때는 아이들 개인 성향과 발달단계를 염두해 두는 게 중요한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연령별 추천도서라 하면 모두 읽히려 하는 잘못된 독서관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로 하여금 책을 멀게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좀 더 체계적인 독서지도를 배우고자 수강하게 되었다는 조순희씨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무조건 많은 책을 읽혀야 좋다는 생각으로 다독을 강요했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다독보다는 깊이 생각하고 읽는 정독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아직 지식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시기라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습관을 들여줘야 한다. 3학년 이후부터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책 내용과 연결하면서 정독해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에 영향을 주는 방식은 묵독보다는 음독, 다독보다는 정독이다.
노교수는 “독서지도 시 주의할 점으로 아이들이 책을 읽은 후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과 함께 책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독후 활동으로 글을 쓸 때에도 어른의 글을 흉내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NIE, 북아트, 독서치료 등 다양하게 접근 가능
경성대 독서지도사 과정에는 신문을 활용한 프로그램인 NIE와 나만의 책 만들기 북아트, 독서치료 수업도 포함된다. “평소에 어렵게 생각했던 NIE를 재미있게 아이들과 수업할 수 있었고 독후활동에는 밋밋한 글쓰기 외에도 북아트를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과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어 좋았다”고 변미경씨는 말한다. 김민숙씨 또한 “아이들과 신문을 함께 보며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아침 밥상 앞에서 들려주는 동시맛보기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전한다.
이 과정 수강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따로 스터디 모임을 갖는다. 수업시간에 언급된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고 토론, 아이들에게 접근 방향 등 여러 독서지도 정보를 공유한다.
열 살, 여섯 살 두 아이에게 효율적인 독서지도를 하고픈 마음에 수강하게 된 김영순씨는 “스터디 모임을 통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엄마들과 이야기 나눔으로써 내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등을 알아갈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독서지도사가 되려면 평생교육원이나 사단법인 단체에서 주관하는 독서지도사 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엔 그룹수업이나 독서학습지 교사로도 활동 가능하다.
“우리 아이들 독서지도를 위해 시작한 공부이기에 먼저 우리 아이들과 수업을 해보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그룹으로 수업할 계획”이라고 김진애, 홍미영씨는 말한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곽다연씨는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무작정 글을 전달하기 보다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배우게 되어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미니인터뷰 - 경성대 독서지도사 과정 노희정 주임교수
“책 안 읽는 아이, 엄마가 꾸준히 읽어주세요”
처음부터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어른이 없었기에 흥미를 가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점검해 보세요. 독서습관을 갖지 못한 아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책을 꾸준히 읽어주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대개의 부모들이 위인전이나 논술 명작은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집을 구입하지만 아이가 원하는 분야의 책을 먼저 보게 하고 그림책, 전래동화, 과학책, 역사책 등 다양한 책들을 접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독서지도사는 엄마입니다. 자녀를 둔 엄마들이 올바른 독서지도를 통해 커가는 아이들의 마음을 살지우는 행복한 책읽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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