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예현 기타 아카데미 이판식 원장
“기타치러 대학갔다 할 정도로 기타에 미쳐 살았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치던 선생님 모습에 반해 기타 시작
지역내일
2009-02-13
(수정 2009-02-13 오전 8:03:51)
기타레슨 중인 이판식 원장과 김준수 양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소리로 사람을 사로잡는 악기로 손꼽힌다. 대학 시절 기타 치는 남자를 보면 못생겨도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 ...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 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좌동 신도시시장 2층에 위치한 예현 기타 아카데미에 들어서자 선생님과 함께 기타 레슨에 몰두중인 여학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눈은 악보를, 발은 박자를, 손으로는 기타 줄을 퉁기는 모습이 아직 초보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정말 예쁘다.
중학교 2학년이 된다는 김준수(장안중)양은 “학교 기악 시험에 대비해서 한 달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요”라며 왼손에 박힌 굳은살을 보여준다.
레슨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판식 원장 또한 마치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고 편한 인상이다.
“고등학교 1학년 봄 소풍 때 박한정 국민윤리 선생님께서 많은 학생들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셨어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시던 그 멋진 모습에 반해 나도 평생 저런 기타를 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타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당장 기타를 샀다.
“그 당시 어디서 배워야 할지도 모른 채 통기타를 사서 클래식을 칠러니 소리가 이상했지요. 하하”
책을 사서 독학하다 친구들과 서로 가르쳐주며 배웠다. 고등학교 1,2학년 때는 기타 치며 놀았지만 3학년 때는 정신 차리고 공부해 부산대 전산통계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 ‘부산대 효원클래식 기타 연구회’에 들어가서는 동아리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기타치기위해 대학 갔다 할 정도로 오로지 기타에만 관심이 있었고 그의 훌륭한 기타 실력에 인기 또한 대단했다.
“취업한 선배들 말 들으니 취업하면 좋아하는 기타를 계속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피어선대에서 클래식기타를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을 떠났어요”
베를린 음대를 졸업한 그는 귀국독주회를 열고 오피스텔을 얻어 개인 레슨을 하는데 몇 년 동안 학생들이 쉽게 모이지 않았다.
그래서 2002년 차린 학원이 ‘예현 기타 아카데미’다. 지금은 개인레슨에다, 부산예술문화대, 춘해대, 부산예고 등에 출강하고 부산기타 앙상블 상임 지휘에 제자들을 위해 연주회를 기획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최근에는 센텀시티점까지 오픈해 그의 품에서 기타 떠날 시간이 없다.
기타를 치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윤관 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집에서 쉽게 배울 수 있어
이제 기타도 집에서 쉽게 배울 수 있다. 이판식 원장은 4사람의 강사와 함께 기타 방문 레슨도 한다. 방문레슨은 시간절약, 비용절약, 효과만점이라 대인기다.
학원에서 기타를 제공해주는데다 사더라도 초보자에겐 10만원대 기타면 충분해 누구나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다. 1~3개월 정도면 기초 반주를 익혀 곡을 어느정도 칠 수가 있다. 방학 때는 특히 학생들이 많이 배우는 데 요즘엔 초등학생들 수강생들도 많고 어쿠스틱기타를 배우러오는 사람이 많다. 전자기타를 1년 하다가 통기타를 방학시작 때부터 배우고 있는 윤관(양운고 예비1학년)군은 “공부하기 싫을 때 기타를 치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머리기 맑아져 좋아요”라고 말했다. 직장 다니며 틈틈이 전자기타를 배우고 있다는 김민정 씨 또한 앞으로 기타하나 제대로 잘 다룰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기분이 좋단다.이 원장은 “기타는 태교음악으로 좋고 어릴 때부터 배우면 두뇌발달에 좋고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돼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라며 “무엇보다도 기타는 억지로 배우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배우고 연주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즐거워진다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없다는 이판식 기타리스트. “이런 좋은 직업을 가져서 너무 행복하다”며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이 정말 해복해보였다.
정순화리포터 jsh01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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