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올바른 믿음으로 정법을 수행하는 가풍을 가지지 못하고 미신적이며 사이비성 유사종교로 전락하면 아무런 믿음의 공덕도 성취되지 못합니다. <화엄경> ''현수품''에 "믿음은 도의근원이요, 공덕의 어머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믿음을 통해서 모든 선법을 키우며 일체의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지도론>에서 용수 보살도 "불성의 큰 바다는 믿음으로 들어와 지혜로 건넌다."고 하셨습니다.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믿음 그 자체가 생활의 바탕이 되어 자기의 일상을 지배하기에 이릅니다. 그리하여 오직 자기 믿음만이 절대적인 것이라 생각하지요. 하지만 믿음은 결코 맹목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믿는다고 해서 무조건 구원을 받는 것은 아니지요. 이성의 자발성에 의한 진실하고 건전한 믿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믿는다는 것만으로 인간성을 상실하는 기형적인 심리상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지요. 또한 믿음을 통해서 자기의 심성개발이 더욱 진보되어,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인격이 향상되고 인간성이 성숙해야 합니다. 부처님은 믿음과 이해와 실천과 체험이라는 네 가지 단계를 통하여 수행이 완성된다고 하셨습니다. 즉, 믿고 바로 알고, 실천하여 진리를 체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어디까지나 믿음이 수행의 기초단계가 되어 신심의 활력으로 가장 높은 진리의 세계에 도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믿는 것이 공덕이 되긴 하지만, 믿음의 질 또한 중요한 것이지요. 똑같은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독사가 마시면 독을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잘못된 사이비성 믿음은 우리들의 정상적인 사고력을 파괴해서 잘못된 감정을 이입시켜 마침내는 사람을 세뇌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진실한 믿음, 건전한 믿음을 가지고,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공덕을 닦아서 사회의 윤리적 분위기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도록 해야겠습니다.
석왕사 주지 편 백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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