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오만함을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이하 환생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지속가능하도록,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도록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 환생교의 박병삼 교사를 만났다.
아이다운 감성을 키워주는 생태교육
박병삼 교사는 벽제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고양시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햇수가 벌써 18년째. 그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교육’이었다.
“교사는 자기 교실에서 아이들과 마음이 통해야 합니다. 우리 교실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면서 과학실험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내 몸에도 잘 맞는 수업이 자연과 함께한 야외놀이였어요. 아이들의 고운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자연학습에 관심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환경문제로 관심이 확장되어 간 것 같아요.”
원중초 시절에는 아이들과 함께 식사동 주변 안골습지를 견학했다. 현달산에서 시작해 흐르는 도천천의 오염 정도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아이들은 가슴 아파했다. 문촌초 시절에는 주5일제 시범학교였기에 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한강하구 알아보기’를 했다. 고양, 파주, 김포, 강화까지 10번 정도를 쭉 훑어 한강하구의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아이들과 창포를 따다가 머리감기도 해보고, 쑥을 캐서 쑥버무리도 만들어봤다. 파주 심악산 주변에서는 주민들의 협조를 구해 아이들과 모내기도 해보았다. 벽제초에서는 ‘학교숲과 곡릉천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 생태도감을 만들었다.
박병삼 교사는 1999년 ‘환경과 생명을지키는 고양교사모임’을 만든 주역이다. 현재 환생교 전국모임의 습지국장을 맡고 있고, 높푸른고양21에서 자연생태분과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강하구교사모임’도 구성하였다. 고양, 서울, 인천, 여주의 교사들과 함께 한강하구의 생태를 관찰하고, 한 달에 한번 1박2일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업에 접목시켜 왔다.
희망의 씨앗은 사람이다
박 교사는 설 전에 10박11일 일정으로 철원 임진강부터 낙동강까지 습지기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작년에 비해 새들이 너무나 많이 줄었다고 안타까워한다. 농경지가 사라지고 있으니 새들의 먹이가 없어져 자연히 떠나게 된다는 것.
매년 여름에는 ‘새만금 바닷길 걷기’를 하면서 해안선이 아름답다는 걸 체험한다. 인천지역 교사들이 ‘인천도 바다가 있으니 해안선 따라 걷기를 해보자’ 했는데, 지도를 보니 방조제, 뚝방, 공장으로 모두 막혀서 걸을 수가 없었다고.
“답답하죠. 답답한 건 수없이 많아요. 4대강 정비사업도 그렇고,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그렇고, 고양시도 공청회를 통해 곡릉천 레저사업 안 된다고 했는데 계속 추진되고 있고요. 태안기름유출사고 때 모든 활동을 접고 교사 40명이 달려가서 기름제거 작업을 했어요. 얼마 전 다시 방문해보니 아직 슬러지도 있지만, 따개비나 굴이 돌에 붙어 생명력을 키워가고 있는 걸 보면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본 것 같았어요. 사람들의 힘이 모이면 언젠가는 상처받은 자연도 치유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박 교사는 환경문제의 핵심고리가 바로 ‘사람’이라고 말한다. 환경문제를 일으킨 것도 사람이지만, 그것을 해결할 주체도 역시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게다. 그래서 가장 무서운 적인 ‘무관심’을 이기고, 사람들의 관심과 실천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한다. 우선 고양시 생태교육길라잡이를 통해 교사연수를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2009년은 사실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게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암담하고 힘듭니다. 환경과 생명에 있어서도, 교사로서도 그래요. 그러나 희망은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제 몫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려고 합니다. 하늘 위를 나는 저 새가 있으므로 나도 존재한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에 힘쓰겠습니다. 자연을 섬기는 사람들과 함께 고양시의 축복받은 곳, 장항습지처럼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곳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더 힘을 쏟겠습니다.”
박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아이 성적만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주제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대화주제가 다양해야 아이들의 생각의 폭도 넓어지거든요. 고양시가 자전거도시를 만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곡릉천 레저명소화사업의 예산은 어떤지 민감하게 봤으면 합니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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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운 감성을 키워주는 생태교육
박병삼 교사는 벽제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고양시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햇수가 벌써 18년째. 그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교육’이었다.
“교사는 자기 교실에서 아이들과 마음이 통해야 합니다. 우리 교실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면서 과학실험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고, 내 몸에도 잘 맞는 수업이 자연과 함께한 야외놀이였어요. 아이들의 고운 감성을 키울 수 있는 자연학습에 관심을 갖다보니 자연스럽게 환경문제로 관심이 확장되어 간 것 같아요.”
원중초 시절에는 아이들과 함께 식사동 주변 안골습지를 견학했다. 현달산에서 시작해 흐르는 도천천의 오염 정도를 눈으로 직접 보면서 아이들은 가슴 아파했다. 문촌초 시절에는 주5일제 시범학교였기에 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한강하구 알아보기’를 했다. 고양, 파주, 김포, 강화까지 10번 정도를 쭉 훑어 한강하구의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아이들과 창포를 따다가 머리감기도 해보고, 쑥을 캐서 쑥버무리도 만들어봤다. 파주 심악산 주변에서는 주민들의 협조를 구해 아이들과 모내기도 해보았다. 벽제초에서는 ‘학교숲과 곡릉천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 생태도감을 만들었다.
박병삼 교사는 1999년 ‘환경과 생명을지키는 고양교사모임’을 만든 주역이다. 현재 환생교 전국모임의 습지국장을 맡고 있고, 높푸른고양21에서 자연생태분과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강하구교사모임’도 구성하였다. 고양, 서울, 인천, 여주의 교사들과 함께 한강하구의 생태를 관찰하고, 한 달에 한번 1박2일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수업에 접목시켜 왔다.
희망의 씨앗은 사람이다
박 교사는 설 전에 10박11일 일정으로 철원 임진강부터 낙동강까지 습지기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작년에 비해 새들이 너무나 많이 줄었다고 안타까워한다. 농경지가 사라지고 있으니 새들의 먹이가 없어져 자연히 떠나게 된다는 것.
매년 여름에는 ‘새만금 바닷길 걷기’를 하면서 해안선이 아름답다는 걸 체험한다. 인천지역 교사들이 ‘인천도 바다가 있으니 해안선 따라 걷기를 해보자’ 했는데, 지도를 보니 방조제, 뚝방, 공장으로 모두 막혀서 걸을 수가 없었다고.
“답답하죠. 답답한 건 수없이 많아요. 4대강 정비사업도 그렇고, 저탄소녹색성장이라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그렇고, 고양시도 공청회를 통해 곡릉천 레저사업 안 된다고 했는데 계속 추진되고 있고요. 태안기름유출사고 때 모든 활동을 접고 교사 40명이 달려가서 기름제거 작업을 했어요. 얼마 전 다시 방문해보니 아직 슬러지도 있지만, 따개비나 굴이 돌에 붙어 생명력을 키워가고 있는 걸 보면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본 것 같았어요. 사람들의 힘이 모이면 언젠가는 상처받은 자연도 치유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어요.”
박 교사는 환경문제의 핵심고리가 바로 ‘사람’이라고 말한다. 환경문제를 일으킨 것도 사람이지만, 그것을 해결할 주체도 역시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게다. 그래서 가장 무서운 적인 ‘무관심’을 이기고, 사람들의 관심과 실천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한다. 우선 고양시 생태교육길라잡이를 통해 교사연수를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2009년은 사실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게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암담하고 힘듭니다. 환경과 생명에 있어서도, 교사로서도 그래요. 그러나 희망은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제 몫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려고 합니다. 하늘 위를 나는 저 새가 있으므로 나도 존재한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생태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에 힘쓰겠습니다. 자연을 섬기는 사람들과 함께 고양시의 축복받은 곳, 장항습지처럼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곳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더 힘을 쏟겠습니다.”
박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아이 성적만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주제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대화주제가 다양해야 아이들의 생각의 폭도 넓어지거든요. 고양시가 자전거도시를 만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곡릉천 레저명소화사업의 예산은 어떤지 민감하게 봤으면 합니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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