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이야기

이관주 김정숙 부부의 커피 사랑

우리 부부의 인생 키워드는 ‘커피’

지역내일 2009-02-01 (수정 2009-02-01 오후 1:19:33)
중동 현대백화점 뒤 커피 전문점 ‘시간의 숲’을 운영하는 이관주(49), 김정숙(49)씨 부부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다. 커피 삼매경에 빠져 열심히 공부했다는 이씨 부부는 지금 부천 지역에 전문적인 커피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커피가 가진 분위기와 맛에 반해서 삼백육십오일 커피 향속에 살고 싶다는 이들 부부를 만나보았다.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배운 노하우
‘시간의 숲’에는 ‘커피교실’이라고 쓰인 노트가 비치돼있다. 노트에는 커피 추출방법, 커피 생산국, 생산 공정 등 그간 발품 팔아 배운 커피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씨 부부의 집에는 공인중개사 교재만큼의 커피에 관한 자료와 노트가 쌓여있을 정도다.
“1980년대 초, 동대문 극장 앞 다방에서 일했어요. 커피 한 잔에 170원 하던 때였는데 하루 40만 원을 판매했었지요.” 그 때부터 커피는 이씨 주변을 맴도는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 광고 회사를 운영하던 1990년대 중반, 브라질 상파울로로 출장 갔을 때 마셨던 에스프레소는 다시 한 번 커피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켰다. 2002년부터는 시간 날 때마다 커피 여행을 다니며 관심도를 높여갔다.
그 뒤 이관주씨는 사업을 접고 일본으로 여러 번의 커피 투어를 다녀왔다. 일본식 고누 커피를 배우고 분당에 있는 전원카페 가비양의 양동기씨를 찾아가 공부했다. 김정숙씨는 강남의 밀라노, 가비양에서 커피를 배웠다. 두 사람이 찾아다닌 커피 전문가는 재일동포가 운영하는 강원도 ‘보헤미안’, (주)백양 사장 부부가 운영하는 ‘홍천’ 등 수없이 많다. 일편단심 부부의 커피 사랑은 ‘시간의 숲’을 통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뜸 들여 내린 커피, 우리 부부 닮았어요
“커피요? 분위기와 맛 때문에 좋아하게 됐어요.” 이씨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과 커피를 섞어 맛을 내는 브랜딩을, 김씨는 매장관리와 판매를 담당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마음속으로 은근히 챙기는 편. “집안일만 하다가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직원 관리가 서툴러서 남편의 조언을 많이 받아요.” 김씨는 그런 남편이 고맙다. 같은 취향을 갖고 함께 일해서 좋을뿐더러 요즘은 집안일을 더 많이 도와준다.
“저희 숍은 점드립과 더치카페가 환상적이죠.” 점드립은 일본식 핸드드립 추출 방식. 뜸을 들여 천천히 내린 커피는 바리스타 부부의 마음과 정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성의 없이 내리면 제 맛이 나질 않지요.” 커피 메이커에 내리면 찌꺼기가 생기지만 이 방식은 찌꺼기가 없다. 말이 별로 없는 두 사람의 사랑도 이 커피와 닮아있다. “카페인 없는 커피, 더치카페 아세요?” 이씨는 불쑥 더치카페를 소개한다. 일명 이슬커피로 불리는 더치카페는 카페인이 전혀 없다. 8시간 동안 내려서 액상 엑기스로 생산하는데 여름에 얼음을 띄워 시원하게 마실 수 있으며 그 맛이 유혹적이라고 적극 권유한다.

한 잔 커피에 고객사랑 담아내요
부부는 ‘5kg의 소형 로스터기로 생두를 볶는 것’, ‘결점두를 핸드픽 하는 것’, ‘꾸준히 공부하는 것’ 등의 방법으로 고객에 대한 애정을 한 잔의 커피에 담아낸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한결같이 “매장이 아름답다”, “커피 맛과 분위기가 근사하다”, “편안해서 좋다”고 한다. 또한 커피 맛에 예민한 마니아들이 몰려와서 “커피 맛이 참 좋다”고 말할 때의 보람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이곳은 가수 어니언스, 소리새 등이 찾아오고, 사이다와 스펀지 촬영장소로 제공되기도 했다.
‘시간의 숲’에서는 전문점답게 13개국 20종의 커피 맛을 볼 수 있다. 100g이상의 로스팅한 원두도 판매한다. “앞으로 부천의 로스터 숍을 이끌어가는 전문 커피 매장으로 정착할 거예요. 또한 올해부터는 커피 교실을 운영해서 커피동호회를 키우고 싶답니다. 그리고 한국 차와 커피의 퓨전화를 연구할 것이며 훗날, 작동 같은 전원에 분위기 좋은 커피숍을 오픈할 거예요.”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문의 시간의 숲 032-329-0986

커피 이야기
●커피는 섭씨 87도에서 97도에서 마시면 맛이 제일 좋아요.
●원두커피를 내리고 남은 찌꺼기와 비누로 손을 닦으면 스킨 바른 것과 같이 부드러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어요.
●종이에 싼 찌꺼기를 냉장고, 옷장 속에 넣어두면 공기 정화도 되고 탈취제로도 유용해요.
●볶아놓은 원두를 집에서 마시려면 5일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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