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사람들

사진작가 이영숙

“사진작업은 평생 가야 할 길이죠”

지역내일 2008-12-31
13회 복사골전국사진공모전에서 사진작가 이영숙(47)씨가 사찰에서 스님들이 만국기를 걸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작품 ‘장가가는 날’(오른쪽 사진 아래)로 금상을 수상했다.

사진 동아리에서 공모전 금상까지
동백꽃이 질 무렵인 지난 4월 이영숙씨는 쌍계사를 찾았다. 하루를 묵고 일어난 아침10시쯤의 아침빛은 참 예뻤다. 그 날은 사찰 행사와 함께 전통혼례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스님 두 분이 허공에 만국기를 걸고 있는 순간, 이씨의 카메라는 그 모습을 잡아냈다.
“처음엔 제목을 고민했어요. 단순히 사찰행사라고 붙일까 하다가 화려한 만국기와 어울리는 혼례식을 상징하는 제목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수상작 ‘장가가는 날’은 이렇게 탄생했다.
‘영상의 적 사진콘테스트’와 ‘복사골전국사진공모전’은 부천에서 열리는 전국적인 사진콘테스트로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시험무대. 여기서 복사골공모전은 전국 최우수 사진 공모전 베스트 5에 드는 실력의 장이다. 전국의 사진 콘테스트 중 까다롭고 투명하기로 유명한 이 공모전에서 이씨가 금상을 수상한 것은 그만큼 재능이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다.
둘째 아이 출산 후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이씨는 지난 1995년 석왕사 사진 동아리 ‘심상’ 회원이 됐다. 그것이 그녀의 길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채. 처음 몇 년 간 활동하다 1년 쯤 쉰 후 다시 시작한 사진작업은 좋은 느낌을 가져다줬다. 콤팩트 카메라만 다루다가 망원광각렌즈를 써서 들여다본 세상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출사 나갈 때 백일 된 딸을 데리고 다녔어요. 가족 간엔 별로 트러블이 없었지요. 그래서 즐겁게 사진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08년은 그녀의 해였다. 평택 신형상 사진공모전 금상과 시흥사진공모전 동상의 영광도 안았기 때문이다.

제 고집과 테마를 추구 할래요
2002년부터 이씨는 부천예총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부천예총에서 여는 1년 동안의 행사를 따라다니며 그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다. 그곳에서는 렌즈로 보는 세상 외에 또 하나의 세계를 접하게 됐다. 음악, 무용,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세계에 젖어들게 된 것이다.
“다양한 공연을 접하면서 예술에 대한 감각과 의식이 고양되었지요.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면을 보다 확장시키는 것이 저의 예술세계에 도움을 주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은 추구하는 것이 사진에 있다고 확신할 정도로 행복하다는 그녀는 현재 중대 사진학과 학점은행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면서는 사진에 대한 시야가 크게 열렸다. 자기 아이템이 있어야 하고 자기 고집과 테마를 추구하는 일은 그녀에게 남아있는 소중한 주제이다. 사진작가 민병헌의 고요사진과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처럼 감동을 일으키는 사진을 찍고 싶단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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