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김은영 리포터의 미국 서부 여행기-③
헐리우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는 LA에서 특별한 체험~
지역내일
2008-12-30
(수정 2008-12-30 오전 9:31:13)
짙은 어둠이 내린 ‘쥐라기 공원’에 혼자 남겨진 이유
스페인의 탐험가 가스파르데 포르톨라에 의해 ‘천사 여왕의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로스앤젤레스.
광대한 평야와 비옥한 토지, 온화한 기후 등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뉴욕에 이어 미국 제2의 도시로 발전하게 된 곳이다.
그 유명한 헐리웃과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는 곳. 특히 서울특별시의 일부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한 코리아타운이 있어 우리에겐 더욱 정겹다.
워터월드 공연. 물도 뿌리고 비행기가 폭발하고 실제 영화 속 같다.
라스베가스에서 LA로 고고씽~~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역시나 호텔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밤의 화려함은 사라졌고, 길거리를 나뒹구는 술병들, 걸인들이 보인다.
아침 식사를 미루고 일찍 서둘러 LA로 떠났다. 대략 5~6시간 소요.
가는 동안 사막은 점점 사라지고,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평야들이 눈에 들어온다.
들판을 가득 메운 소떼들과 펼쳐진 평야에는 기계식 농기구들이 가득하다. 몇 백 미터는 족히 넘을 듯한 스프링쿨러가 콤파스처럼 들판을 돌며 농작물들에게 물을 뿌린다. 어디에도 농부는 보이지 않는다.
근처 휴게소에 내려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아침식사(팬케익, 달걀후라이, 감자 등)를 먹고 역시 아까움에 떨리는 손으로 팁을 건네고 다시 차를 몰았다.
LA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이틀.
시간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언제나 빡빡하게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기분은 항상 좋다. 내내 괴롭히던 비염도 싹 사라지고 딸아이의 아토피 증상도 싹 사라졌다. 미국 서부는 공기가 꽤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발에 불이 난 이유?
유니버셜 스튜디오 내 헐리우드 글자를 배경으로. 실제는 아니다.
일찍 서둘렀는데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오후 1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영화를 모티브로 한 각종 체험관과 다양한 쇼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매년 7천만 명 이상이 입장하는 인기 스튜디오다.
입장료만 1인 $60이 넘는다(24개월 미만은 역시나 무료). 본전을 생각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 우리 부부.
6시까지는 고작 5시간 남았다. 근처에서 피자로 요기를 하고 서둘러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다. 각종 공연의 시간을 확인하고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고 있는 남편과 그 사이 큰일(?)을 본 딸아이. 바쁠 때 꼭 아이들은 도와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워터월드’였다.
캐빈코스트너가 주연한 워터월드 세트장을 그대로 복원했다. 배우들이 물과 불속을 넘나들며 펼치는 연기도 멋지고, 무엇보다 실제 총소리와 폭발음, 뜨거운 화염 등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배우들이 제트스키를 타며 관객들에게 물 세례를 퍼붓는 것이 어찌나 화끈한지,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 같았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을 정도로 물 세례를 받았으면 아마 화를 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 다음 즐거웠던 곳은 미이라 관. 16인승 초고속 롤러코스터를 타고 고속으로 달리다가 미이라가 나오면 갑자기 후진하기도 하고, 급경사를 달리기도 한다. 머리가 쭈뼛쭈뼛 설 정도로 실감난다.
자녀를 많이 낳는 미국은 역시나 또 고마운 서비스가 있다. 바로 ‘Child switch’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부모 중 한명이 구경을 하고 나오면 나머지 한명은 아이와 놀이방에서 놀아주다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해 즐길 수 있다.
최근에 생긴 심슨관도 꽤 재미있다. 3D 영상과 함께 우주선 같은 것을 타고 물 속을 여행한다. 마지막에 심슨의 여동생이 뱉는 침이 또 얼굴에 뿌려지지만 사람들은 유쾌해 했다. 어디서나 물 세례를 받아야 신나나보다.
어둠 속 공포로 떨게 만들었던 쥐라기 공원
공룡들의 세계에 혼자 남겨지다
헐리우드에 있는 스타의 거리. 유명 스타의 사인을 볼 수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하면 나는 평생 아마도 ‘쥐라기 공원’을 떠올리지 싶다. 어찌보면 초창기에 생긴 곳이라 시시하지만, 나에게는 둘도 없는 공포를 심어줬던 곳.
폐장할 시간인 6시가 가까워왔지만, 본전 생각에 열심히 돌아다닌 우리 부부.
마지막으로 간 곳이 쥐라기 공원이었다. ‘Child switch’를 또 신청하고 남편이 먼저 체험에 나섰다. 돌아온 남편의 얼굴은 그리 만족스러워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또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에 가겠다고 나선 나. 밤이 어두워졌고 체험에 나서겠다는 사람은 나 외엔 아무도 없었다. 종업원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자기는 물에서 떨어지는 게 싫다고 나 혼자 하란다.
순간 갈등했지만 종업원들의 박수에 또 용감한 척 요트에 탔다.
혼자 커다란 요트에 몸을 싣고 쥐라기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1초 뒤 바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에서 내리기엔 이미 늦은 시간.
공룡들의 포효가 들려오고, 낮에 보면 조잡했을 공룡들이 밤에 보니 왜 그리 크고 무서운지…. 커다란 티라노사우러스가 갑자기 얼굴을 내 앞에 내밀고, 벨로시랩터가 덤벼대고 너무 무서워서 비명을 지를 수조차 없었다.
얼른 시간만 지나가라 눈을 감고 기도했다. 하지만 눈을 감으니 더 무서워진다.
공룡들은 더 요란하게 울어대고, 계곡은 더 깊어지고…. 거의 혼절할 무렵 마지막 폭포가 나타났다. 저 멀리 불빛도 보인다. 이때 마지막으로 갑자기 덮쳐주시는 티라노사우러스.
간이 쪼그라들다 못해 숨을 쉴 수조차 없었지만 저 멀리 박수 소리가 들린다. 조그만 동양 여자가 용감하다고 생각하나보다. 또 웃어줘야지.
태연한척 배에서 내렸지만 다리는 후들후들. 남편은 그제서야 나 혼자 탄 사실을 알고 혀를 내두른다.
헐리우드에 있는 스타의 거리. 유명 스타의 사인을 볼 수 있다.
우리가 LA에서 가 본 곳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헐리우드 거리 등이 고작이었지만 다른 곳들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유명한 디즈니랜드도 있고, 코리아타운, 유명한 헐리웃 박물관, 스타들의 동네인 비버리힐스 투어 등 다양하다. 일년 내내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는다는 이 곳.
기회가 된다면 LA에서만 10여일 정도 머무르며 아름다운 경치와 다양한 놀이체험 등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다음주에는 마지막으로 ‘샌프란시스코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김은영 리포터 key2006@naeil.coma
스페인의 탐험가 가스파르데 포르톨라에 의해 ‘천사 여왕의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로스앤젤레스.
광대한 평야와 비옥한 토지, 온화한 기후 등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뉴욕에 이어 미국 제2의 도시로 발전하게 된 곳이다.
그 유명한 헐리웃과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는 곳. 특히 서울특별시의 일부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한 코리아타운이 있어 우리에겐 더욱 정겹다.
워터월드 공연. 물도 뿌리고 비행기가 폭발하고 실제 영화 속 같다.
라스베가스에서 LA로 고고씽~~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역시나 호텔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밤의 화려함은 사라졌고, 길거리를 나뒹구는 술병들, 걸인들이 보인다.
아침 식사를 미루고 일찍 서둘러 LA로 떠났다. 대략 5~6시간 소요.
가는 동안 사막은 점점 사라지고, 온화한 기후와 비옥한 평야들이 눈에 들어온다.
들판을 가득 메운 소떼들과 펼쳐진 평야에는 기계식 농기구들이 가득하다. 몇 백 미터는 족히 넘을 듯한 스프링쿨러가 콤파스처럼 들판을 돌며 농작물들에게 물을 뿌린다. 어디에도 농부는 보이지 않는다.
근처 휴게소에 내려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아침식사(팬케익, 달걀후라이, 감자 등)를 먹고 역시 아까움에 떨리는 손으로 팁을 건네고 다시 차를 몰았다.
LA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이틀.
시간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언제나 빡빡하게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기분은 항상 좋다. 내내 괴롭히던 비염도 싹 사라지고 딸아이의 아토피 증상도 싹 사라졌다. 미국 서부는 공기가 꽤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발에 불이 난 이유?
유니버셜 스튜디오 내 헐리우드 글자를 배경으로. 실제는 아니다.
일찍 서둘렀는데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오후 1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영화를 모티브로 한 각종 체험관과 다양한 쇼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매년 7천만 명 이상이 입장하는 인기 스튜디오다.
입장료만 1인 $60이 넘는다(24개월 미만은 역시나 무료). 본전을 생각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 우리 부부.
6시까지는 고작 5시간 남았다. 근처에서 피자로 요기를 하고 서둘러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다. 각종 공연의 시간을 확인하고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고 있는 남편과 그 사이 큰일(?)을 본 딸아이. 바쁠 때 꼭 아이들은 도와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워터월드’였다.
캐빈코스트너가 주연한 워터월드 세트장을 그대로 복원했다. 배우들이 물과 불속을 넘나들며 펼치는 연기도 멋지고, 무엇보다 실제 총소리와 폭발음, 뜨거운 화염 등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배우들이 제트스키를 타며 관객들에게 물 세례를 퍼붓는 것이 어찌나 화끈한지,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 같았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을 정도로 물 세례를 받았으면 아마 화를 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 다음 즐거웠던 곳은 미이라 관. 16인승 초고속 롤러코스터를 타고 고속으로 달리다가 미이라가 나오면 갑자기 후진하기도 하고, 급경사를 달리기도 한다. 머리가 쭈뼛쭈뼛 설 정도로 실감난다.
자녀를 많이 낳는 미국은 역시나 또 고마운 서비스가 있다. 바로 ‘Child switch’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부모 중 한명이 구경을 하고 나오면 나머지 한명은 아이와 놀이방에서 놀아주다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해 즐길 수 있다.
최근에 생긴 심슨관도 꽤 재미있다. 3D 영상과 함께 우주선 같은 것을 타고 물 속을 여행한다. 마지막에 심슨의 여동생이 뱉는 침이 또 얼굴에 뿌려지지만 사람들은 유쾌해 했다. 어디서나 물 세례를 받아야 신나나보다.
어둠 속 공포로 떨게 만들었던 쥐라기 공원
공룡들의 세계에 혼자 남겨지다
헐리우드에 있는 스타의 거리. 유명 스타의 사인을 볼 수 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하면 나는 평생 아마도 ‘쥐라기 공원’을 떠올리지 싶다. 어찌보면 초창기에 생긴 곳이라 시시하지만, 나에게는 둘도 없는 공포를 심어줬던 곳.
폐장할 시간인 6시가 가까워왔지만, 본전 생각에 열심히 돌아다닌 우리 부부.
마지막으로 간 곳이 쥐라기 공원이었다. ‘Child switch’를 또 신청하고 남편이 먼저 체험에 나섰다. 돌아온 남편의 얼굴은 그리 만족스러워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또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에 가겠다고 나선 나. 밤이 어두워졌고 체험에 나서겠다는 사람은 나 외엔 아무도 없었다. 종업원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자기는 물에서 떨어지는 게 싫다고 나 혼자 하란다.
순간 갈등했지만 종업원들의 박수에 또 용감한 척 요트에 탔다.
혼자 커다란 요트에 몸을 싣고 쥐라기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1초 뒤 바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에서 내리기엔 이미 늦은 시간.
공룡들의 포효가 들려오고, 낮에 보면 조잡했을 공룡들이 밤에 보니 왜 그리 크고 무서운지…. 커다란 티라노사우러스가 갑자기 얼굴을 내 앞에 내밀고, 벨로시랩터가 덤벼대고 너무 무서워서 비명을 지를 수조차 없었다.
얼른 시간만 지나가라 눈을 감고 기도했다. 하지만 눈을 감으니 더 무서워진다.
공룡들은 더 요란하게 울어대고, 계곡은 더 깊어지고…. 거의 혼절할 무렵 마지막 폭포가 나타났다. 저 멀리 불빛도 보인다. 이때 마지막으로 갑자기 덮쳐주시는 티라노사우러스.
간이 쪼그라들다 못해 숨을 쉴 수조차 없었지만 저 멀리 박수 소리가 들린다. 조그만 동양 여자가 용감하다고 생각하나보다. 또 웃어줘야지.
태연한척 배에서 내렸지만 다리는 후들후들. 남편은 그제서야 나 혼자 탄 사실을 알고 혀를 내두른다.
헐리우드에 있는 스타의 거리. 유명 스타의 사인을 볼 수 있다.
우리가 LA에서 가 본 곳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헐리우드 거리 등이 고작이었지만 다른 곳들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유명한 디즈니랜드도 있고, 코리아타운, 유명한 헐리웃 박물관, 스타들의 동네인 비버리힐스 투어 등 다양하다. 일년 내내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는다는 이 곳.
기회가 된다면 LA에서만 10여일 정도 머무르며 아름다운 경치와 다양한 놀이체험 등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다음주에는 마지막으로 ‘샌프란시스코 여행기’가 이어집니다.
김은영 리포터 key2006@naeil.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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