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5일장 ‘샘 밭 장 터’

볼거리, 먹을거리 풍성한 장터로 오셔요

무공해 농산물을 기분 좋은 가격으로

지역내일 2008-12-22 (수정 2008-12-22 오후 6:45:37)

  생활이 우울하고 답답하다면 삶의 활력이 넘치는 장터에 가보면 어떨까? 소양 2교를 지나 소양 댐 방면으로 가다 보면 경찰박물관, 신북읍 사무소 이정표가 보인다. 그 곳에서 좌회전해 들어가면 2004년 8월에 부활된 샘밭 장터가 4일, 9일마다 5일장으로 열린다. 
  필요한 물건은 다 있어 
 장터에 들어서니 싱싱한 해산물, 야채를 파는 모습이 보이고 마, 둥글레, 인삼, 청국장, 비지를 파는 노점상도 만날 수 있다. 시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칼을 갈 수 있는 숫돌도 살 수 있고 그릇, 신발, 철물 , 장갑이나 모자, 의류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손님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살 것도 중요하지만 장터에 가면 출출할 때 길에서 먹는 재미도 한 몫을 한다. 팬에서 맛있게 구워지는 호떡이나 즉석 생과자, 붕어빵이 지나가는 아이의 발길을 잡고 뜨끈하게 말아주는 잔치국수나 부침, 족발 등 한 끼 식사를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는 포장마차도 있어 반갑다. 산천리에서 장을 보러 온 이복순(64)씨는 “싱싱한 물건을 사는 것도 좋지만 장터에 오면 반가운 얼굴들을 다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신북읍에 위치한 샘밭 장터는 인근 화천, 양구에서 팔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고 필요한 물건을 사가기 때문에 이웃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국악공연, 풍물패 공연도 있어
  샘밭 장터의 역사는 길다. 조명호(67)씨는 “6.25전에는 여우고개 뒤편 우시장 자리에 장이 열렸어”라고 회상했다. 신북읍 27개리 협의회장을 지낸 윤순용(63)씨는 “이 근처에 비행장이 있어 개발하려고 하면 고도제한에 걸려. 그러다 보니 발전이 안 되고 사람들이 차츰 떠나 인구가 많이 줄게 되었지. 그래서 ‘장’을 부활시켜야 하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장터 추진 위원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취지로 ‘샘밭 장터’가 2004년 8월 29일에 부활하게 되었다. 개장 당시에는 들어오려는 상인들이 많아 품목을 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그러나 대형 마트가 하나 둘 들어오면서 장터를 찾는 발길이 줄어들었다. 샘밭장 상인회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신북읍 5일 민속장 상인회장 이봉재(50)씨는 “품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으며 개장일을 즈음해 국악공연, 각설이, 풍물패 등 이벤트도 열고 있다”고 했다. 
 춘천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날씨 맑은 날이면 나들이 가듯 들를 수 있고, 집에서 정성껏 기른 야채와 무공해 농산물을 기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 바로 ‘샘밭 장터’이다. 도로교통 공단 김진선 교수는 “장터에 오면 엄마 손잡고 장에 갔던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물건도 싸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 모습이 좋아 장에 가면 마음이 푸근하다”고 했다. 편리한 쇼핑 문화에 밀려 위축된 장터 분위기가 잊혀 져 있던 소중한 가치를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뻥튀기’ 기계에서 하얀 김이 피어오르듯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은영 리포터 ley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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