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에서 착한소비 하기

지갑 열기 전 환경과 노동을 생각하자

지역내일 2008-12-05 (수정 2008-12-05 오후 5:19:07)
커피는 현대인에게 생활의 일부입니다. 커피산업은 갈수록 번창하는데 정작 커피생산지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하루 2000원 정도의 일당을 받고 있다는 것 아시나요? 중간상인이나 커피회사에서 이익을 독식하기 때문이지요. 마침 12월 3일은 ‘소비자의 날’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착한 소비’에 대해 함께 알아보면 어떨까요?

소비의 주요 트렌드 ‘공정무역’과 ‘착한 소비’
‘공정무역’은 1950~1960년대 유럽에서 태동한 소비자운동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 공정한 가격, 건강한 노동, 친환경 유지, 생산자들의 경제적인 독립 등을 전제로 한 무역을 말한다. 상품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등의 저개발국가 농민들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고 교육·의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대안무역이라고도 한다.
‘착한 소비’는 1986년 네덜란드 정부에 반대하는 멕시코의 커피 재배인들이 지금의 공정무역 선두 커피 브랜드인 ‘막스 하벨라르(Max Havelaar)’를 만들며 경험했던 내용을 <희망을 키우는="" 착한="" 소비="">라는 책으로 쓰면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여기서 ‘착한’은 ‘윤리적’ 내지는 ‘바른’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물·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을 사지 않고, 공정무역에 의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즉, 공정무역과 착한 소비는 소비자가 가격·품질 등의 경제적 요소나 소비자의 만족 같은 심리적 요소 외에도 환경이나 노동, 인권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것.

우리동네 사람들 ‘착한 소비’에 관심 많네요
전국적으로 생협 이용 인구를 30만~40만 명으로 추정하는데, 고양시는 생협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지역 중의 하나다. 고양생협의 일산에 사는 조합원만 1000명이다. 거기에 덕양햇살생협, 한살림, 두레생협, 여성민우회생협 등의 회원을 합치면 숫자로는 전국에서 단연 최고다. 그만큼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물품 구매에 비해 마을모임이나 실천 활동은 지방에 비해 미약한 편.
착한 소비의 방법이 단순히 생협만 이용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의 소비 활동도 필요하고, 친환경적인 기업을 선정하거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감시활동,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는 활동도 넓은 의미의 ‘착한 소비’라고 할 수 있다. 무조건 싼 가격만 찾을 것이 아니라 적정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공정무역은 가난한 나라에 자선을 베푼다는 개념이 아니라 유통개선을 통해 환경과 사회적 비용까지를 고려한 바람직한 상호작용이라고 여기는 게 중요하다.
아직까지 공정무역을 통해 들어오는 제품이 다양하진 않지만, 소비자인 우리가 지갑을 열 때마다 ‘착한 소비’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한번만 더 생각한다면 그 지평이 더 넓어질 것이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아프리카 어린이의 한 달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면 더 기쁘고 의미 있지 않을까?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공정무역 제품 파는 곳]
고양녹색살림생협 817-6641
고양생협 918-0620~1
고양여성민우회생협 918-9774
고양파주두레생협 919-5700
덕양햇살생협 974-0496
한살림고양파주 913-8647

미니인터뷰- 고양생협 오미예 이사장
“생협 제품은 물품선정도 조합원이 직접 하고, 산지 방문은 물론, 유통경로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매달 15가지의 제품을 품목을 달리해서 불시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는 등 까다롭고 엄격한 과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니 믿고 이용하셔도 됩니다.”
인터넷 주문 판매만 하던 생협이 이제는 오프라인에 매장을 만들고 있는 추세다. 또한 최근 생협 조직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에서 ‘윤리적 소비’를 강조한다고. 이윤이 최우선인 기업 활동이 아니라 사람, 환경, 노동의 가치를 먼저 앞세우는 ‘착한 기업, 윤리적 경영’을 소비자가 만들어 내야한다는 것이다. 오 이사장은 이런 소비야 말로 중소기업 육성에도 바람직한 영향을 줄 것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 밀 자급률이 0.3% 밖에 안돼요. 우리 밀을 사는 사람이 없으니까 생산을 안 하게 된 거죠. 우리 밀 자급률을 3%까지 끌어올리자는 취지에서 아이쿱생협 자연드림 베이커리에서는 우리 밀로 만든 빵을 팔고 있어요. 식량이 무기가 되는 세상에서 어떤 소비가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할 때입니다.”

미니인터뷰- 우리동네 착한소비자 석경미(일산2동) 주부
“6년 전 딸 주영이의 아토피 때문에 친환경농산물을 찾게 되면서부터 ‘착한 소비’를 하게 되었어요. 좋은 먹거리 덕분에 아토피를 진정시키는 효과도 봤고, 그동안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잔병치레도 없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먹거리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모두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들어요.
생협은 홈페이지 게시판이 소비자 중심으로 되어 있어요. 물품에 문제가 있거나 의견이 있으면 바로바로 판매자가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산자까지 나서서 책임 있게 설명을 해줍니다.
안전에 대한 믿음이 저의 ‘착한 소비’를 지속시키고 있는 거지요. 소비자의 힘으로 더 많은 ‘착한 생산’을 만들어 냈으면 좋겠어요. 커피나 설탕 등 한정되어 있는 공정무역 물품도 다양해졌으면 좋겠고요.
저는 작년에 전국생협연합회에서 진행한 ‘식품안전지도자 양성교육’을 수료하고 시험도 치러서 식품안전지도자가 되었어요. 그 후 여러 학교에서 아이들과 학부모 대상으로 교육도 했어요.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의 문제점도 설명하고, 아이들과 함께 직접 실험도 합니다. 바나나우유의 성분을 분석해서 첨가물들을 확인하고,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못 먹어요. 교육 효과가 즉각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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