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앓아야 하는 마음의 감기, 사춘기
어릴 때부터 즐거운 대화의 문 열어 놓아야
요즘 주부들은 만능이다. 살림은 물론이고 교육에 있어서는 우리 아이 맞춤식 교육부터 유용한 정보까지 전문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펀드 등 경제면에서도 수준 높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똑똑한 부모들도 언젠가는 다가올, 아니 벌써 시작된 아이 인생의 감기, 사춘기 앞에서는 갈팡질팡 불안할 뿐이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는 삼춘기 오춘기(?)까지 있으니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날부터 아이와의 심리적 갈등이 시작된다.
7세만 되어도 자기 주관이 생긴 아이들은 서서히 부모에게 말대꾸를 시작한다. 빠르면 초등학교 4학년 늦어도 6학년인 아이들은 이미 다루기 버겁다. 남학생인 경우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절정에 이른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다행이지만 때늦게 고등학생이 되어서 시작되는 사춘기는 아이의 인생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중요한 교육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의 갈등이 깊고 더욱 심각하다.
부모들도 사춘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었다. 현명한 부모라면 가장 힘든 사람이 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청소년의 문제는 가정 안의 일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힘겨운 시간을 가정 학교 사회에서 함께 고민하고 포용력 있는 손길을 내밀어 주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리 잡은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때. 인생의 선배,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스트레스 퇴치로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이희영(49)씨는 아이들의 사춘기를 다 보낸 관록 있는 주부이다.
명문대를 입학한 딸도 남들처럼 힘든 시간이 있었다. 아들은 고1 때 모든 학원과 과외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었다.
그 당시 이씨는 불안했지만 아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 주었다고 한다. 딸은 고1 겨울방학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휘트니스를 다니며 헬스를 하고 여러 가지 댄스를 배우게 해주고 아들은 머리 염색은 물론 기타 학원에도 거리낌 없이 보내 주었다.
“아이들도 자기 인생을 걱정하죠. 잠깐 숨 쉴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해요.”
남편을 설득하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는 이씨는 그 무엇보다 유머 있는 이씨만의 대화법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도 원하는 취미 생활과 친구 모임을 적당히 가져 마음의 여유를 가졌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관대할 수 있었고 아이들도 엄마와 자기들이 많이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 같다고 한다.
학부모 교육으로
중3 아들을 둔 주부 김 모(42·좌동)씨. 그녀 아들 방문에 커다랗게 구멍이 두 개나 나있다.
한 개는 아들이, 나머지 한 개는 남편이 날린 주먹 때문.
친구들과 어울려 몰래 담배 피우고 학원 대신 피시방에 사는 아들에게 화가 나 심하게 잔소리하며 한 대 때렸더란다.
화가 난 아들은 엄마를 때릴 수는 없고 대신 방문을 주먹으로 쳤다. 김씨의 전화를 받고 달려온 남편 역시 화를 못 참고 방문을 주먹으로 내려쳤다는 것.
공부도 안하고 대들고 반항하는 아들 때문 우울해 하던 김씨는 학부모 교육을 받으며 먼저 변하려고 노력했다. 학부모 교육에서 배운 대로 하니 아들도 서서히 변했다.
기다려주는 인내심으로
고등학생 김 모 양은 사춘기 때 화장을 하며 교복을 줄여 입기도 하는 등 한창 멋을 부리고 해도 부모가 화를 내지 않으니 자신에게 무관심한 줄로만 알았다.
“공부하라면 하기 싫어지듯이 부모님이 간섭하며 못하게 했더라면 호기심에 더했을 줄 몰라요. 부모님은 다그치지 않고 그저 제가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 주셨어요.”
이 양은 일일이 간섭하며 잔소리하는 대신 이야기를 들어주니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더라고 했다.
넉넉한 엄마의 포옹으로
사춘기 때 친구랑 어울려 노는 걸 싫어하는 엄마와 많이 싸웠다는 이 모 양(고1).
“친구랑 어울려 놀고 싶은데 공부에 방해된다며 친구를 멀리하고 못 놀게 해 엄마랑 싸우고 많이 울었어요. 엄마가 많이 미웠는데 엄마가 화낸 건 제가 싫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따뜻하게 보듬어주시는데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이 양은 엄마와 트러블이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지막에는 항상 안아주었기에 사춘기를 별 탈 없이 잘 넘긴 것 같단다.
아버지의 힘으로
주부 최영은(46)씨는 아들이 중학생이 된 후 날마다 속이 바삭바삭 탔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 걱정 때문이었다.
아들 둘을 낳고 정말 열심히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첫째 아들이 최씨의 노고 따위는 아랑곳없이 엄마를 무시하고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학원을 빠지기는 일수였다.
학교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다른 엄마들에게 조언을 들어보던 중 아들 문제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평소 무뚝뚝한 남편도 아들 걱정에 최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일요일마다 세 부자가 목욕탕에 다니기 시작했다. 같이 밥도 먹고 머리도 깎곤 하더니 아들 말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최씨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자 아들의 태도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사랑의 추억으로
중2, 중3년생 두 딸을 둔 김영미(41·남천동)씨는 “순하기만 하던 큰 딸 아이가 중2년생이 되면서 반항도 많이 하고 힘들게 하더라구요. ‘저 애가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맞나?’ 싶게 쌀쌀맞게 굴기도 하고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도 않더라구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야단도 많이 쳤지만 갈등의 골만 깊어져 차츰 방법을 바꿔나갔다. 시험이 끝나면 함께 영화도 보고 같이 쇼핑도 하며 대화도 나누고 눈높이를 맞추려고 애썼다.
“큰 애 임신했을 때 대화를 나누듯 썼던 태교일기며 첫 뒤집기 할 때, 처음 걸음마할 때의 감개무량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일기들도 보여줬어요. 함께 보고 웃으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에게 많이 너그러워지고 새삼 애정도 깊어지더라구요. 생일 때는 팬시점에 가서 예쁜 일기장도 선물로 사줬어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이제 서로에게 많이 여유도 생기고 안정된 것 같아요.”
김부경·박성진·정순화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미니인터뷰- 교육학박사, 한국학교상담연구소 배정우 상담센터장)
“사춘기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게 중요해요”
사춘기가 되면 비밀이 많아지고, 가족보다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부모의 간섭을 부쩍 싫어합니다. 게다가 부모를 비판하기도 하고, 무조건 반항하면서, 외모나 유행에 민감해집니다.
사춘기의 특징에 따른 부모의 현명한 대응 태도는 먼저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주는 것이죠. 판단, 비판, 평가, 분석, 충고, 교훈 등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가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고 감정을 충분히 받아주면 스스로 잘잘못을 깨닫고 올바른 길로 나아갑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아이들은 비밀이 많아져 자기 방문을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책상 서랍에 자물쇠를 채웁니다. 섭섭하게 느껴져 아이를 붙잡고 꼬치꼬치 캐물으면 오히려 더욱 입을 다물게 만드니 아무렇지도 않은 양 평소처럼 대하는 게 좋습니다. 나쁜 일이나 힘든 일을 숨기지 않도록 부모는 늘 마음이 열려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며, 포옹을 자주 하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어떤 경우라도 ‘믿는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가족보다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에도 아이의 친구 관계에 대해서 너무 간섭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폭넓은 교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게 좋아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음식, 옷차림새 등 모든 면에서 부모의 도움말을 참견과 간섭이라 여기며 참지 않고 짜증스런 표정과 반항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독립된 존재이고 어른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아이의 방에 노크 없이 불쑥 들어가거나 몰래 책상서랍을 뒤지거나 일기장을 엿보는 행동은 절대 해선 안 됩니다. 만약 부모가 언짢은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면 아이는 반항심만 커질 뿐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지시하듯 하지 말고 존중하는 태도로 말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을 하면 분명하게 지적하고 따끔하게 혼을 내는 게 바람직합니다.
은근히 다른 부모와 비교하고 자신이 느끼기에 잘못된 것 같은 부모의 태도를 지적할 때 부모는 솔직한 태도를 보이는 게 가장 좋습니다. 건방지다고 나무랄 것이 아니라 실수가 있었다면 깨끗이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가 부모를 믿게 되고 오히려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지요.
사춘기에는 일단 무조건 반항부터 하니 버릇없다고 무조건 억누르거나 혼내면 관계만 나빠집니다. 먼저 아이의 심정을 이해한 다음, 부모의 심정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얘기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외모나 유행에 민감한 것도 자연스런 발달 과정이니 비판하거나 충고하지 말고 아이의 취향과 관심을 그대로 인정해주십시오. 하지만 아이가 물질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과소비하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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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즐거운 대화의 문 열어 놓아야
요즘 주부들은 만능이다. 살림은 물론이고 교육에 있어서는 우리 아이 맞춤식 교육부터 유용한 정보까지 전문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펀드 등 경제면에서도 수준 높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똑똑한 부모들도 언젠가는 다가올, 아니 벌써 시작된 아이 인생의 감기, 사춘기 앞에서는 갈팡질팡 불안할 뿐이다.
요즘은 시도 때도 없는 삼춘기 오춘기(?)까지 있으니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날부터 아이와의 심리적 갈등이 시작된다.
7세만 되어도 자기 주관이 생긴 아이들은 서서히 부모에게 말대꾸를 시작한다. 빠르면 초등학교 4학년 늦어도 6학년인 아이들은 이미 다루기 버겁다. 남학생인 경우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절정에 이른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다행이지만 때늦게 고등학생이 되어서 시작되는 사춘기는 아이의 인생을 바꾸어 놓기도 한다.
중요한 교육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의 갈등이 깊고 더욱 심각하다.
부모들도 사춘기를 보내고 성인이 되었다. 현명한 부모라면 가장 힘든 사람이 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청소년의 문제는 가정 안의 일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힘겨운 시간을 가정 학교 사회에서 함께 고민하고 포용력 있는 손길을 내밀어 주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리 잡은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할 때. 인생의 선배,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스트레스 퇴치로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이희영(49)씨는 아이들의 사춘기를 다 보낸 관록 있는 주부이다.
명문대를 입학한 딸도 남들처럼 힘든 시간이 있었다. 아들은 고1 때 모든 학원과 과외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었다.
그 당시 이씨는 불안했지만 아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 주었다고 한다. 딸은 고1 겨울방학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휘트니스를 다니며 헬스를 하고 여러 가지 댄스를 배우게 해주고 아들은 머리 염색은 물론 기타 학원에도 거리낌 없이 보내 주었다.
“아이들도 자기 인생을 걱정하죠. 잠깐 숨 쉴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해요.”
남편을 설득하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는 이씨는 그 무엇보다 유머 있는 이씨만의 대화법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자신도 원하는 취미 생활과 친구 모임을 적당히 가져 마음의 여유를 가졌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관대할 수 있었고 아이들도 엄마와 자기들이 많이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 같다고 한다.
학부모 교육으로
중3 아들을 둔 주부 김 모(42·좌동)씨. 그녀 아들 방문에 커다랗게 구멍이 두 개나 나있다.
한 개는 아들이, 나머지 한 개는 남편이 날린 주먹 때문.
친구들과 어울려 몰래 담배 피우고 학원 대신 피시방에 사는 아들에게 화가 나 심하게 잔소리하며 한 대 때렸더란다.
화가 난 아들은 엄마를 때릴 수는 없고 대신 방문을 주먹으로 쳤다. 김씨의 전화를 받고 달려온 남편 역시 화를 못 참고 방문을 주먹으로 내려쳤다는 것.
공부도 안하고 대들고 반항하는 아들 때문 우울해 하던 김씨는 학부모 교육을 받으며 먼저 변하려고 노력했다. 학부모 교육에서 배운 대로 하니 아들도 서서히 변했다.
기다려주는 인내심으로
고등학생 김 모 양은 사춘기 때 화장을 하며 교복을 줄여 입기도 하는 등 한창 멋을 부리고 해도 부모가 화를 내지 않으니 자신에게 무관심한 줄로만 알았다.
“공부하라면 하기 싫어지듯이 부모님이 간섭하며 못하게 했더라면 호기심에 더했을 줄 몰라요. 부모님은 다그치지 않고 그저 제가 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 주셨어요.”
이 양은 일일이 간섭하며 잔소리하는 대신 이야기를 들어주니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더라고 했다.
넉넉한 엄마의 포옹으로
사춘기 때 친구랑 어울려 노는 걸 싫어하는 엄마와 많이 싸웠다는 이 모 양(고1).
“친구랑 어울려 놀고 싶은데 공부에 방해된다며 친구를 멀리하고 못 놀게 해 엄마랑 싸우고 많이 울었어요. 엄마가 많이 미웠는데 엄마가 화낸 건 제가 싫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따뜻하게 보듬어주시는데 가슴이 뭉클해졌어요.”
이 양은 엄마와 트러블이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지막에는 항상 안아주었기에 사춘기를 별 탈 없이 잘 넘긴 것 같단다.
아버지의 힘으로
주부 최영은(46)씨는 아들이 중학생이 된 후 날마다 속이 바삭바삭 탔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 걱정 때문이었다.
아들 둘을 낳고 정말 열심히 살아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첫째 아들이 최씨의 노고 따위는 아랑곳없이 엄마를 무시하고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학원을 빠지기는 일수였다.
학교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다른 엄마들에게 조언을 들어보던 중 아들 문제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평소 무뚝뚝한 남편도 아들 걱정에 최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일요일마다 세 부자가 목욕탕에 다니기 시작했다. 같이 밥도 먹고 머리도 깎곤 하더니 아들 말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최씨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자 아들의 태도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사랑의 추억으로
중2, 중3년생 두 딸을 둔 김영미(41·남천동)씨는 “순하기만 하던 큰 딸 아이가 중2년생이 되면서 반항도 많이 하고 힘들게 하더라구요. ‘저 애가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 맞나?’ 싶게 쌀쌀맞게 굴기도 하고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도 않더라구요”라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야단도 많이 쳤지만 갈등의 골만 깊어져 차츰 방법을 바꿔나갔다. 시험이 끝나면 함께 영화도 보고 같이 쇼핑도 하며 대화도 나누고 눈높이를 맞추려고 애썼다.
“큰 애 임신했을 때 대화를 나누듯 썼던 태교일기며 첫 뒤집기 할 때, 처음 걸음마할 때의 감개무량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은 일기들도 보여줬어요. 함께 보고 웃으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서로에게 많이 너그러워지고 새삼 애정도 깊어지더라구요. 생일 때는 팬시점에 가서 예쁜 일기장도 선물로 사줬어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이제 서로에게 많이 여유도 생기고 안정된 것 같아요.”
김부경·박성진·정순화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미니인터뷰- 교육학박사, 한국학교상담연구소 배정우 상담센터장)
“사춘기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게 중요해요”
사춘기가 되면 비밀이 많아지고, 가족보다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부모의 간섭을 부쩍 싫어합니다. 게다가 부모를 비판하기도 하고, 무조건 반항하면서, 외모나 유행에 민감해집니다.
사춘기의 특징에 따른 부모의 현명한 대응 태도는 먼저 아이의 감정을 잘 받아주는 것이죠. 판단, 비판, 평가, 분석, 충고, 교훈 등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가 아이의 심정을 이해하고 감정을 충분히 받아주면 스스로 잘잘못을 깨닫고 올바른 길로 나아갑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아이들은 비밀이 많아져 자기 방문을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책상 서랍에 자물쇠를 채웁니다. 섭섭하게 느껴져 아이를 붙잡고 꼬치꼬치 캐물으면 오히려 더욱 입을 다물게 만드니 아무렇지도 않은 양 평소처럼 대하는 게 좋습니다. 나쁜 일이나 힘든 일을 숨기지 않도록 부모는 늘 마음이 열려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며, 포옹을 자주 하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어떤 경우라도 ‘믿는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가족보다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에도 아이의 친구 관계에 대해서 너무 간섭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폭넓은 교우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게 좋아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음식, 옷차림새 등 모든 면에서 부모의 도움말을 참견과 간섭이라 여기며 참지 않고 짜증스런 표정과 반항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독립된 존재이고 어른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아이의 방에 노크 없이 불쑥 들어가거나 몰래 책상서랍을 뒤지거나 일기장을 엿보는 행동은 절대 해선 안 됩니다. 만약 부모가 언짢은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이면 아이는 반항심만 커질 뿐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지시하듯 하지 말고 존중하는 태도로 말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을 하면 분명하게 지적하고 따끔하게 혼을 내는 게 바람직합니다.
은근히 다른 부모와 비교하고 자신이 느끼기에 잘못된 것 같은 부모의 태도를 지적할 때 부모는 솔직한 태도를 보이는 게 가장 좋습니다. 건방지다고 나무랄 것이 아니라 실수가 있었다면 깨끗이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아이가 부모를 믿게 되고 오히려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지요.
사춘기에는 일단 무조건 반항부터 하니 버릇없다고 무조건 억누르거나 혼내면 관계만 나빠집니다. 먼저 아이의 심정을 이해한 다음, 부모의 심정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얘기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외모나 유행에 민감한 것도 자연스런 발달 과정이니 비판하거나 충고하지 말고 아이의 취향과 관심을 그대로 인정해주십시오. 하지만 아이가 물질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과소비하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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