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김민숙

좋은 책이란? 아이들의 삶을 제대로 표현한 책

수원동화읽는어른모임 회장 김민숙

지역내일 2008-11-13
어릴 적 읽었던 책 한 구절, 한 장면이 문득 생각날 때가 있다. 때론 인생의 동반자로 때론 인생의 선배로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그게 바로 책이다.
“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삶을 잘 가꾸는 것, 우리의 가장 큰 바람이죠.” 김민숙 씨는 학습과 지식 위주로만 흘러가는 책읽기에 대해서 안타까워했다. 책읽기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도 강조되면서 학교마다 다양한 독서행사가 조성되고 있지만 본질은 왜곡되어 있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다독과 입상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아이들은 기계처럼 책을 읽어댈 수밖에 없다. 내용이 아니라 활자만을 읽는 셈.
“책은 즐겁게 읽어야 한다. 엄마가 생각을 바꿔야 아이들에게도 책이 즐거워진다”는 김민숙 씨는 “책을 숨 막히도록 책꽂이에 꽂아두기보다는 자유롭게 펼쳐놓고 놀이처럼 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엄마가 먼저 책을 읽어보고 재미있는 부분만을 살짝 들려줘 아이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란다. 도서관에서도 아이들이 원하는 책을 선정하게 두되 상승작용이 가능하도록 조언해주는 것도 좋다.

대세에 휘말리지 않고 소신껏 밀고 나가기란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때론 흔들리기도 했지만 ‘좋은 책을 많이 들려주고 읽게 해줘서 고맙다’던 큰 딸의 얘기에 많은 위로가 됐다. 한마디로 잘 크고 있는 게 눈에 보이더란다. 처음부터 좋은 책을 읽었던 아이들은 만화에 빠져있더라도 언젠가는 제자리에 돌아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또래와의 놀이문화와 책에서 읽었던 경험들이 어우러져 삶의 해결방법을 잘 찾아가게 된다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방, 보육원 책읽어주기 봉사를 통해서도 이런 삶 가꾸기가 아이들의 마음에 파고들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학교 도서관의 어머니 독서회와도 연계해 책 읽어주는 방법 등을 전수, 보다 좋은 책 읽기 운동을 확산시킬 예정이다.
“좋은 동화책은 엄마들에게도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입장이 이해되면서 저절로 아이를 편안하고 느긋하게 기를 수 있는 힘이 길러지거든요.”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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