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피어난 여드름은 앳되지만 수학에는 자신 있다는 김가연군. 수주고 학생부장 이규성 교사가 “우리 학교에서 수학을 잘하는 학생”으로 추천했을 만큼 가연이의 수학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릴 때부터 숫자들에 대한 애정이 있었고, 숫자로 장난을 치면서 수학을 공부 했다는데. 서울대 수학교육과나 성균관대 반도체학과에 지망하려는 즐거운 꿈이 있다.
수학 자신감을 키워라
“수학포기는 ‘수포로 돌아간다’는 개그가 있어요. 하하하. 최근 대학에서 수리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수학은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가연이는 생긴 모습만큼이나 뚝심이 세다. 어떤 문제를 풀지 못해서 일주일을 간 적이 있었다. 그동안 다른 과목을 공부하면서도 수학, 하면 그 문제만 생각났다. 풀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날짜가 지나면서 하루 정도 신경 쓰지 않다가 다시 보니 그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어려운 문제가 풀렸던 그 날 가연이는 수학공부를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선물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릴 땐 ‘내가 이것 밖에 안 되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 때는 문제의 책장을 덮어버렸다. 그런 뒤 수학 교과서 한 권을 모두 풀어봤다. 그 기간은 4일 정도. “교과서는 학생용이라서 보편적인 문제들을 다루잖아요. 그래서 쉽게 풀 수 있지요. 모두 풀고 나면 자신감이 커지거든요.” 수학 공부의 비결인 자신감을 얻은 뒤 슬럼프를 이기고 다시 돌아오는 게 가연이가 상위권을 지키는 비결인 것이다.
중학교 수학 틀어잡고 고교 진학해야
어릴 때 아버지는 모르는 것을 쉽게 설명해줬고 어머니는 수학 학습지를 계속 풀게 했다. 학습지 푸는 일은 싫었다. 하지만 천천히 풀어가다 보니 흥미를 붙이게 된 것 같단다. 여섯 살 때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습지를 풀면서 선행학습을 했다. 학원엔 가지 않았다. 그래도 수학 성적은 항상 상위권이었다. 가연이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비결은 이렇다.
어려운 문제를 버티면서 많이 풀어보면 그 문제는 기억 속에 오래 남게 된다. 고생했던 문제가 나중엔 보약이 되는 것이다. 또한 같은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원래 하던 방식을 벗어난 자기만의 지름길을 만나게 되더라는 것이다. 더불어 수학을 대하는 가연이의 태도는 남달랐다. 어렵다는 생각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이해가 잘 됐다. 어려운 문제를 수수께끼라고 생각하면서 접근하면 재미도 있고 쉽게 풀리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한 셈이다.
“중학교 수학을 놓치지 말아야 해요. 피타고라스 정리를 응용한 문제라거나 닮은비, 도형의 비례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고 고등학교에 가야 합니다.” 가연군은 중학교 때 부천시 수학경시대회 동상과 고등학교 교내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기록한다
“평소에는 정석을 풀면서 정리와 예습 등 별 것 다합니다.” 가연이가 말하는 ‘별 것’이란 문제집을 풀다가 자기만의 고유한 방법을 개발했다거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는 것. 지금은 1학년이기 때문에 모의고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모의고사는 솔직히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필기해둔 정석과 비교하면서 확실하게 이해하면 되기 때문이죠.”
문제를 풀 때는 우선 문제를 보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 다음에는 사칙연산에도 순서가 있듯 문제 푸는데도 순서가 있기 때문에, 문제 푸는 순서를 정해서 한 번 써봤다. 안 나오면 팔짱을 끼고 버티면서 물고 늘어졌다. 자신만의 문제 푸는 자세를 확립하면 배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가연이가 풀어본 수학문제집은 열 권이 넘었다. ‘쎈수학’, ‘내신육감’, ‘풍산자’ 등이 그것이다. 문제집을 많이 풀어보는 것은 다양한 유형을 읽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가 보지도 듣지도 못한 문제가 나오면 선생님께 물어봐서 해결했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가연이는 문제를 끝까지 읽고 풀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가연군의 수학 공부 핵심은?]
먼저 수학 공부할 때 친구들과 토의하는 것. 스스로 생각 못하는 다른 생각들을 알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두 번째는 당당함, 즉 배짱이다. 문제를 풀 때 가장 괴로운 사람은 출제자라는 것. 출제자는 보편적인 문제를 내야 하는 고충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문제는 그냥 헛갈리게 낼 뿐이라는 거였다. 그래서 떨지 않고 문제를 대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많은 문제집을 풀어봐야 당황하지 않게 된다. 조금 질릴 정도로 풀어본다면 수학의 노하우를 알 수 있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수학은 용어만 외워도 반은 이해가 가능하다. 문제 풀 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평소에 용어를 정리해둔 것에서 찾아보면 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