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을 연주해요”

부산지역 최고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열정은 ‘베토벤’, 실력은 ‘프로’ 악단

지역내일 2008-11-24 (수정 2008-11-24 오후 10:53:19)

최근 큰 인기 속에 막을 내린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클래식에 대한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시청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만으로 최고의 연주 무대를 성취해내는 등장인물들에게 매료됐다.
부산에도 이들 못지 않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있다. 부산 지역 최고의 순수 민간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는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문 열려 있어


자타가 인정하는 부산지역 최고의 순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인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 단원들.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30분, 대연동(부경대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인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홀은 연습을 위해 모여든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 단원 40여 명의 열기로 가득 찬다.
파트별 연습을 끝내고 정성철씨의 지휘에 맞춰 단체 연주로 들려준 ‘모짜르트 교향곡 39번’은 꿈결인 듯 아름답고 단원들의 실력에 새삼 감탄스러웠다.
수석트레이너와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정성철(44·인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악장, 동아대 외래교수)씨는 “제자 서너 명과 함께 지난 1998년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를 창단했어요. 열악한 부산지역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수준을 높여보자며 의기투합했죠. 취미로 바이올린, 플룻 등을 배우는 이들도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실력을 선보이며 배운 것을 활용할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거든요. 음악은 배우면 배울수록 실력도 더 늘고 음악에 대한 애정도 더 커져요”라고 말했다.
정 음악감독은 “우리 오케스트라의 단원을 선발하는 가장 큰 기준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에요. 전공자가 아니어도 음악을 즐기고 사랑한다면 각 파트별 전문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잘 지도해주시기 때문에 모두 훌륭한 연주가가 될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는 매년 2회씩 정기공연을 개최할 정도로 실력파 오케스트라다. 지난 10월 19일에는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제 9회 정기공연을 가졌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제 6번,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등을 연주해 관객들에게 낭만적인 가을밤을 선사했다.


다양한 직업, 연령층의 단원들이 선보이는 ‘하모니’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30분부터 10시 40분까지 부경대 대연동 
캠퍼스 정문 맞은편 연주홀에 모여 연습을 한다.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는 제 1 바이올린, 제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롯, 클라리넷, 오보에, 트롬본, 타악기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김성아 악장은 “우리 단원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고 직업도 피아노교사, 학생, 의사, 주부 등으로 아주 다양해요. 악기 연습 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악장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꾸준한 연습과 정기공연을 통해 성취감과 공유하는 기쁨을 느끼며 음악의 하모니를 이뤄가고 있어요”라고 소개했다.
6개월 전부터 단원으로 활동중인 박강우(49)씨는 “4년전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함께 연습하고 연주하니 재미도 있고 실력도 빨리 늘어요. 첼로 파트 최영준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잘 지도해 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처음 시작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조금만 용기가 있다면 누구든지 잘 해낼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10여 년 전 취미로 배우기 시작해서 3년 전부터 단원으로 활동 중인 이금주(50)씨는 “매주 화요일이 무척 기다려져요. 생활 속 큰 활력소가 되고 정신 건강에도 무척 좋아요. 이전에 앙상블 활동도 했었는데 많은 악기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지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남편도 지지해 줘서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전문 트레이너들의 지도 받을 수 있어


지난 4월 13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정기연주회 장면.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가 창단 후 10년 세월을 거치며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되기까지는 끊임없이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있었다.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는 부산의 프로 연주단체인 ‘인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산하 단체로 이 곳 전문 오케스트라 강사들의 파트별 집중 지도를 받기 때문에 단원들의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 1996년 창단된 인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대학교수진과 여러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 유능하고 열정있는 단원들로 영입 구성된 전문교향악단이다. 실력있는 초등학생, 청소년 양성을 위한 ‘인코리안유스오케스트라’와 ‘인코리안유스아카데미오케스트라’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에서는 지휘자도 박종휘(부산시향 창원시향 등 객원지휘), 김정민(동아대 외래 교수,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 관악 트레이너), 김용문(동아대 전임 교수)씨 등 실력파 전문지휘자들을 영입해 훌륭한 연주회를 선보이고 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장은정(41)씨는 “단원들이 내는 월 회비 4만원으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무료로 정기공연을 열다보니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아요. 좀 더 재정적 여유가 생겨 트레이너 선생님들에게 강습비도 챙겨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을 펼쳐 나간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들 같은 ‘부산아카데믹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파이팅을 기대해본다.


홈페이지 : www.cafe.daum.net/pusansco
문의 : 악장 011-9556-1601/총무 017-842-6688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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