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잘못했어~
생각없이 한 행동, 이럴 땐 정말 미안하다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건만, 나쁜 점만은 닮지 않길…
지역내일
2008-11-21
(수정 2008-11-21 오전 10:32:27)
자식은 부모에게 뭔가를 요구해도 마치 맡겨 놓은 듯 당당하고, 부모는 안 된다고 거절해 놓고도 해주지 못해 안달한다. 그 이유가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전생에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였기 때문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세상 그 어떤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이. 처음 ‘엄마’라고 말한 날, 첫 발을 내디딘 순간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지 않을까? “이 세상 모든 것을 네게 주마”라고.
늘 퍼주면서도 또 뭔가 해줄 게 없나 두리번거리고 더 좋고 귀한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는 부모와, 입 속에 잔뜩 넣고서도 배부른지 모르고 더 채울 것만 생각하는 자식.
하지만 부모도 사람이기에 항상 좋은 것만 줄 수는 없다. 화가 나면 통제력을 잃기도 하고, 나쁜 습관을 그대로 물려주기도 한다.
주부들이 말하는 ‘아이에게 했던 후회되는 행동들, 제발 잊어주길 바라는 말들’을 모았다.
말·말·말, 엄마가 생각없이 한 말 잊어줘
나도 모르게 내 뱉은 말로 아이들이 상처를 입거나, 그대로 따라해 민망한 경우가 있다.
“너는 하라는 건 안하고 나쁜 것만 배우니?”라고 말해봤자 소용없다. 엄마의 말과 행동은 다른 누구보다 더 잘 아이에게 입력된다는 사실. 그러니 엄마 스스로가 조심해야 한다.
case1. 뒤에서 험담하는 나쁜 버릇 때문에
남 뒤에서 흉보는 것이 버릇이 된 박 모(37·수영동)씨. 박 씨는 친구 앞에서는 “어휴, 정말 니가 똑 소리나니깐 너희 남편 사업도 잘되는 거야. 복덩어리야 복덩어리”하며 칭찬만 늘어놓다가도 친구가 가고 나면 “지 주제에 남편 잘 만나서 완전 용 된거지.”하며 험담을 늘어놓기 바빴다.
어느날 딸이 그 친구에게 “아줌마, 남편 잘 만나서 용된 게 뭐에요? 우리 엄마가 아줌마한테 그러던데…”라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그 뒤로 그 친구와 연락이 끊긴 건 당연지사.
case2. 이모집에 보낸다 협박했더니 진짜 나가는 아이
4, 6살 아들 녀석들 싸움에 조용할 날 없다는 박희진(35·용호동)씨. 고함을 질러도 효과가 없자 “멀리 이모집에 보내버리겠다”고 협박했더니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사이좋게 지낼게요. 보내지 마세요”라며 순한 양처럼 행동했다.
박 씨는 종종 그 충격요법을 써 먹었다. 어느 날 “큰 이모집과 작은 이모집에 각각 보내 버리겠다”는 야단쳤는데, 큰 애가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며 “거제도에 사는 작은 이모집에는 내가 갈게요”라고 재빨리 말해 말문이 막혔다.
“작은 이모집에 또래 누나들이 있어 재미있고 좋겠다 싶었나 봐요. 농담이라도 이제 그런 말 하면 안 되겠다 싶어요.”
case3. 옆집 아이랑 비교하다가 내가 비교당해
“넌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니? 엄마 친구 딸은 야무진데다 공부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데 말이야”
야무지지 않은 딸을 두고 걸핏하면 친구 딸과 비교를 하게 된다는 이 모(43)씨. 그런데 하루는 딸이 “엄마, 왜 아빠는 좋은 대학도 안 나오고 다른 아빠보다 돈도 많이 못 벌어? 친구 아빠는 의사고 엄마도 외제차 타고 다녀. 부자인데다 그 앤 머리도 좋고... 아빠, 엄마가 머리 좋으면 나도 머리가 좋을텐데…”
요즘 와서 친구 부모와 자주 비교하는 딸을 보면 ‘딸이 참 속상했겠다’는 생각과 함께 비교화법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고.
부모는 반면 거울? 이런 행동은 기억에서 지워줘
말보다 더 무서운 게 행동이다. 무의식 중에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따라한다. 하지 말라고 해도 소용없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결합을 무슨 수로 막겠는가. 게으른 습관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고, 꼭 좋은 것만 빼고 나쁜 것만 따라하는 것 같다.
case1. 강아지 앞에서 사라진(?) 모성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김은희(32·망미동) 씨는 유일하게 겁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개(강아지)”다.
화창한 봄날 아장아장 걷는 딸과 산책 중 저 멀리 달려오는 강아지 한 마리.
개 공포증에 시달리던 김 씨는 좁은 산책길에서 도망갈 길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던 딸아이를 든 김 씨. 그리고는 자신을 향해 앞발을 드는 강아지를 딸의 온몸으로 막았다. 강아지 앞발이 딸의 배 정중앙을 꾹! 그때부터 다은(4)이는 김 씨보다 더 지독한 개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개 공포증이라면 둘째가라면 서운한 정미숙(32·연지동) 씨. 아이(5)와 함께 과일가게에 간 어느날, 가게 안에서 뛰어나오는 개를 보고 냅다 도망쳤다. 멀리 도망치고 나니 그제야 아이 생각이 났다. 아이 혼자 “엄마~~~~”하며 과일 가게 앞에서 개와 대치중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달려가지도 못하고 길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정씨. “아이가 기억 못하길 바래요. 개를 보고 기겁할 때마다 미안해져요”
case2. 이성을 잃어 발로 찼던 일을 잊지 못하는 딸
집에서 공부방을 하고 있는 김 모(44)씨. 딸이 5학년 때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망쳐서 공부하러 온 아이들이 들을 정도로 큰 소리로 야단치며 발로 다리를 두 번이나 찼단다.
몇 년이 지났지만 그날 일을 잊지 못하는 딸이 “시험을 못 칠 수도 있지 어떻게 딸을 발로 찰 수 있어”하고 가끔 원망하는 말을 한다. 김씨는 이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case3. 발가락 버릇 여든까지 갈라
3살과 5살 난 두 아들을 키우는 이지은(37·중동) 씨의 유일한 취미는 텔레비전 시청이었다. 아이를 안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끄곤 했다. 그런데 큰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이 씨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 아무리 못 하게 해도 아이는 점점 더 모든 것을 엄지발가락으로 하기 시작. 덩달아 둘째까지 올라가지 않는 발로 텔레비전을 끄려고 한다.
생각 없이 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옮겨지고 말았다. 지금 후회해 본들 이 버릇을 어떻게 고치나···
case4. 지나친 깔끔함은 안 닮아도 되건만…
5살 희주 엄마 김연수(32·용호동)씨는 집 안이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로 깔끔한 성격이다. 희주도 그런 엄마를 쏙 빼 닮았다. 그런데 정도를 지나쳐서 김 씨는 걱정이 된다.
“어린이집에서도 친구가 잠깐이라도 장난감을 어질러 놓으면 온갖 간섭을 다 해서 친구랑 싸우는 날이 많아요. 집에 누가 놀러오는 것도 싫어해요. 제자리에 있어야 할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게 싫은 지 만지지도 못하게 해요. 지나치게 깔끔 떨어서 어디가서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 건지.”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아이에게 좋은 영향만 줄 수 없을까?
하지만 지나치게 자식에 대해 욕심을 내다보면 부모자식 간에 오히려 갈등이 쌓여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한다.
청소년의 자살원인 1위가 부모-자식간의 불화라는 통계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끈끈한 혈연으로 쉽게 풀 수 있는 것이 또 부모 자식간의 불화이다. 이때 부모는 좀 더 양보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김부경·김은영·박성진·정순화 리포터 key2006@paran.com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들 속마음, 알고 대처하자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은 이렇게~~
* 태어나서 3세까지, 세상에 대한 신뢰를 배우는 시기
6개월까지는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때이다. 무한히 희생해야 하는 시기이다.
6개월에서 18개월까지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시기. ‘만지지마!’ ‘이건 안 돼’ 등의 말은 아이의 호기심을 좌절시키는 행동이다. 아직은 바른 자세나 재롱을 강요하면 안 된다. 대소변을 억지로 가리게 하는 것은 절대 금물!
18개월부터 만3세까지는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기다. 질문을 무시하거나 귀찮은 표정으로 대충 설명하면 아이는 생각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한다.
부모가 바른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사용을 줄이자.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미리 결정지어 놓아야 아이가 혼란을 느끼지 않는다.
* 만3세부터 6세까지, 또래와 함께 놀며 배우는 시기
환경에 따라 엄청난 언어발달이 이루어진다. 부모가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비웃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집안을 어지르는 아이에게 ‘어지르지 마’라고 하기보다 ‘장난감을 함께 치워보자’라고 말하면 좋다. 느린 아이에게 ‘빨리 빨리’는 치명적인 독.
이 나이가 되면 부모와 아이가 조금씩 다투기 시작한다. 부모가 생활에서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간단한 몸짓에도 금세 웃는다.
* 만6세부터 12세까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시기
구체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부모와의 갈등이 많아진다. 부모의 직접적인 애정 표현도 줄어드는 시기이다. ‘지금 숙제 해’, ‘어서 책 읽어야지’ 등의 명령조의 말에 아이들이 조금씩 반항하기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대하다 보면, 부모 자식 관계가 본능 이상의 훌륭한 관계가 될 수 있다.
협상할 규칙을 정하고 보상도 필요한 때. 미리 약속한 노력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주어야 한다. 조건 없이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날마다 말하면 아이는 무한히 행복해지고 부모의 말도 더 잘 듣는다.
* 만12세부터 18세까지, 독립적으로 살아갈 준비
더 이상 품안의 자식이 아니다. 자녀의 인생을 지배하지 말아야 한다. 성적으로도 성숙했기 때문에 더더욱 민감한 때이다. 이 시기를 위해 어릴 때 더 많은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
‘너는 왜 그것 밖에 못 해’, ‘왜 그렇게 게으르니’ 보다는 ‘그래, 네 생각도 맞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 등 의견을 존중하는 말에 아이들은 도리어 순하게 반응한다. 부모가 틀린 것이 있으면 아이 앞에서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다. ‘나는 너를 믿는다’고 자주 말하자.
세상 그 어떤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이. 처음 ‘엄마’라고 말한 날, 첫 발을 내디딘 순간 모든 부모의 마음은 같지 않을까? “이 세상 모든 것을 네게 주마”라고.
늘 퍼주면서도 또 뭔가 해줄 게 없나 두리번거리고 더 좋고 귀한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해 하는 부모와, 입 속에 잔뜩 넣고서도 배부른지 모르고 더 채울 것만 생각하는 자식.
하지만 부모도 사람이기에 항상 좋은 것만 줄 수는 없다. 화가 나면 통제력을 잃기도 하고, 나쁜 습관을 그대로 물려주기도 한다.
주부들이 말하는 ‘아이에게 했던 후회되는 행동들, 제발 잊어주길 바라는 말들’을 모았다.
말·말·말, 엄마가 생각없이 한 말 잊어줘
나도 모르게 내 뱉은 말로 아이들이 상처를 입거나, 그대로 따라해 민망한 경우가 있다.
“너는 하라는 건 안하고 나쁜 것만 배우니?”라고 말해봤자 소용없다. 엄마의 말과 행동은 다른 누구보다 더 잘 아이에게 입력된다는 사실. 그러니 엄마 스스로가 조심해야 한다.
case1. 뒤에서 험담하는 나쁜 버릇 때문에
남 뒤에서 흉보는 것이 버릇이 된 박 모(37·수영동)씨. 박 씨는 친구 앞에서는 “어휴, 정말 니가 똑 소리나니깐 너희 남편 사업도 잘되는 거야. 복덩어리야 복덩어리”하며 칭찬만 늘어놓다가도 친구가 가고 나면 “지 주제에 남편 잘 만나서 완전 용 된거지.”하며 험담을 늘어놓기 바빴다.
어느날 딸이 그 친구에게 “아줌마, 남편 잘 만나서 용된 게 뭐에요? 우리 엄마가 아줌마한테 그러던데…”라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그 뒤로 그 친구와 연락이 끊긴 건 당연지사.
case2. 이모집에 보낸다 협박했더니 진짜 나가는 아이
4, 6살 아들 녀석들 싸움에 조용할 날 없다는 박희진(35·용호동)씨. 고함을 질러도 효과가 없자 “멀리 이모집에 보내버리겠다”고 협박했더니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사이좋게 지낼게요. 보내지 마세요”라며 순한 양처럼 행동했다.
박 씨는 종종 그 충격요법을 써 먹었다. 어느 날 “큰 이모집과 작은 이모집에 각각 보내 버리겠다”는 야단쳤는데, 큰 애가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며 “거제도에 사는 작은 이모집에는 내가 갈게요”라고 재빨리 말해 말문이 막혔다.
“작은 이모집에 또래 누나들이 있어 재미있고 좋겠다 싶었나 봐요. 농담이라도 이제 그런 말 하면 안 되겠다 싶어요.”
case3. 옆집 아이랑 비교하다가 내가 비교당해
“넌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니? 엄마 친구 딸은 야무진데다 공부도 알아서 척척 잘하는데 말이야”
야무지지 않은 딸을 두고 걸핏하면 친구 딸과 비교를 하게 된다는 이 모(43)씨. 그런데 하루는 딸이 “엄마, 왜 아빠는 좋은 대학도 안 나오고 다른 아빠보다 돈도 많이 못 벌어? 친구 아빠는 의사고 엄마도 외제차 타고 다녀. 부자인데다 그 앤 머리도 좋고... 아빠, 엄마가 머리 좋으면 나도 머리가 좋을텐데…”
요즘 와서 친구 부모와 자주 비교하는 딸을 보면 ‘딸이 참 속상했겠다’는 생각과 함께 비교화법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고.
부모는 반면 거울? 이런 행동은 기억에서 지워줘
말보다 더 무서운 게 행동이다. 무의식 중에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따라한다. 하지 말라고 해도 소용없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결합을 무슨 수로 막겠는가. 게으른 습관을 그대로 따라하기도 하고, 꼭 좋은 것만 빼고 나쁜 것만 따라하는 것 같다.
case1. 강아지 앞에서 사라진(?) 모성
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김은희(32·망미동) 씨는 유일하게 겁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개(강아지)”다.
화창한 봄날 아장아장 걷는 딸과 산책 중 저 멀리 달려오는 강아지 한 마리.
개 공포증에 시달리던 김 씨는 좁은 산책길에서 도망갈 길이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옆에 있던 딸아이를 든 김 씨. 그리고는 자신을 향해 앞발을 드는 강아지를 딸의 온몸으로 막았다. 강아지 앞발이 딸의 배 정중앙을 꾹! 그때부터 다은(4)이는 김 씨보다 더 지독한 개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개 공포증이라면 둘째가라면 서운한 정미숙(32·연지동) 씨. 아이(5)와 함께 과일가게에 간 어느날, 가게 안에서 뛰어나오는 개를 보고 냅다 도망쳤다. 멀리 도망치고 나니 그제야 아이 생각이 났다. 아이 혼자 “엄마~~~~”하며 과일 가게 앞에서 개와 대치중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달려가지도 못하고 길가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정씨. “아이가 기억 못하길 바래요. 개를 보고 기겁할 때마다 미안해져요”
case2. 이성을 잃어 발로 찼던 일을 잊지 못하는 딸
집에서 공부방을 하고 있는 김 모(44)씨. 딸이 5학년 때 중간고사에서 수학을 망쳐서 공부하러 온 아이들이 들을 정도로 큰 소리로 야단치며 발로 다리를 두 번이나 찼단다.
몇 년이 지났지만 그날 일을 잊지 못하는 딸이 “시험을 못 칠 수도 있지 어떻게 딸을 발로 찰 수 있어”하고 가끔 원망하는 말을 한다. 김씨는 이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case3. 발가락 버릇 여든까지 갈라
3살과 5살 난 두 아들을 키우는 이지은(37·중동) 씨의 유일한 취미는 텔레비전 시청이었다. 아이를 안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엄지발가락을 이용해 끄곤 했다. 그런데 큰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이 씨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 아무리 못 하게 해도 아이는 점점 더 모든 것을 엄지발가락으로 하기 시작. 덩달아 둘째까지 올라가지 않는 발로 텔레비전을 끄려고 한다.
생각 없이 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옮겨지고 말았다. 지금 후회해 본들 이 버릇을 어떻게 고치나···
case4. 지나친 깔끔함은 안 닮아도 되건만…
5살 희주 엄마 김연수(32·용호동)씨는 집 안이 반들반들 윤이 날 정도로 깔끔한 성격이다. 희주도 그런 엄마를 쏙 빼 닮았다. 그런데 정도를 지나쳐서 김 씨는 걱정이 된다.
“어린이집에서도 친구가 잠깐이라도 장난감을 어질러 놓으면 온갖 간섭을 다 해서 친구랑 싸우는 날이 많아요. 집에 누가 놀러오는 것도 싫어해요. 제자리에 있어야 할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게 싫은 지 만지지도 못하게 해요. 지나치게 깔끔 떨어서 어디가서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 건지.”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아이에게 좋은 영향만 줄 수 없을까?
하지만 지나치게 자식에 대해 욕심을 내다보면 부모자식 간에 오히려 갈등이 쌓여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갈등이 위험수위에 달한다.
청소년의 자살원인 1위가 부모-자식간의 불화라는 통계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끈끈한 혈연으로 쉽게 풀 수 있는 것이 또 부모 자식간의 불화이다. 이때 부모는 좀 더 양보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김부경·김은영·박성진·정순화 리포터 key2006@paran.com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아이들 속마음, 알고 대처하자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은 이렇게~~
* 태어나서 3세까지, 세상에 대한 신뢰를 배우는 시기
6개월까지는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한 때이다. 무한히 희생해야 하는 시기이다.
6개월에서 18개월까지는 호기심으로 가득한 시기. ‘만지지마!’ ‘이건 안 돼’ 등의 말은 아이의 호기심을 좌절시키는 행동이다. 아직은 바른 자세나 재롱을 강요하면 안 된다. 대소변을 억지로 가리게 하는 것은 절대 금물!
18개월부터 만3세까지는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기다. 질문을 무시하거나 귀찮은 표정으로 대충 설명하면 아이는 생각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한다.
부모가 바른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사용을 줄이자. 해도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미리 결정지어 놓아야 아이가 혼란을 느끼지 않는다.
* 만3세부터 6세까지, 또래와 함께 놀며 배우는 시기
환경에 따라 엄청난 언어발달이 이루어진다. 부모가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거나 비웃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집안을 어지르는 아이에게 ‘어지르지 마’라고 하기보다 ‘장난감을 함께 치워보자’라고 말하면 좋다. 느린 아이에게 ‘빨리 빨리’는 치명적인 독.
이 나이가 되면 부모와 아이가 조금씩 다투기 시작한다. 부모가 생활에서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간단한 몸짓에도 금세 웃는다.
* 만6세부터 12세까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시기
구체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부모와의 갈등이 많아진다. 부모의 직접적인 애정 표현도 줄어드는 시기이다. ‘지금 숙제 해’, ‘어서 책 읽어야지’ 등의 명령조의 말에 아이들이 조금씩 반항하기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대하다 보면, 부모 자식 관계가 본능 이상의 훌륭한 관계가 될 수 있다.
협상할 규칙을 정하고 보상도 필요한 때. 미리 약속한 노력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주어야 한다. 조건 없이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날마다 말하면 아이는 무한히 행복해지고 부모의 말도 더 잘 듣는다.
* 만12세부터 18세까지, 독립적으로 살아갈 준비
더 이상 품안의 자식이 아니다. 자녀의 인생을 지배하지 말아야 한다. 성적으로도 성숙했기 때문에 더더욱 민감한 때이다. 이 시기를 위해 어릴 때 더 많은 대화의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
‘너는 왜 그것 밖에 못 해’, ‘왜 그렇게 게으르니’ 보다는 ‘그래, 네 생각도 맞구나’, ‘그럴 수도 있겠다’ 등 의견을 존중하는 말에 아이들은 도리어 순하게 반응한다. 부모가 틀린 것이 있으면 아이 앞에서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다. ‘나는 너를 믿는다’고 자주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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