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안에서 살 수 있어 행복한 사람
피아니스트 이소진
‘내가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가 날 연주해요’
피아니스트 이소진 약력
-부산대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
-이탈리아 로마 A.I.D.M academy 졸업
-진해 시립 합창단 반주자
-꿈유빌로 중창단 반주자
-쁠레나 중창단 반주자
-브니엘 예술고등학교 출강
피아니스트 이소진(30·가야2동)씨는 첫 만남부터 얼굴에 수줍음이 가득하다.
“저는 대단하지도 않고 이제 연주에 대해 조금 알기 시작했을 뿐인걸요.”
하지만 피아노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자 그녀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된다. 25년 가까이 피아노를 연주했지만 여전히 피아노 앞에 앉으면 설레고, 연주를 하다보면 모든 상념과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유치원 때 처음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연습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음악이 너무 좋아서 음악과 관련해서 평생을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요즘 베토벤 바이러스 등 클래식 음악 관련 드라마가 인기인 것에 대해 ‘순수예술의 아름다움을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기쁘다’라고 말한다.
피아니스트로 사는 행복 & 힘겨움
피아니스트로 사는 가장 큰 행복은 음악에게서 위로받는다는 거라고 말하는 이씨.
“고민이 많아지고 갈등의 골이 깊어질 때 굳이 사람들과 수다를 떨지 않아도 음악이 날 위로해줘요. 연주에 빠지다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고 어느새 고민은 싹~ 잊어버리게 되죠.”
물론 언제나 피아노 앞에 있으면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연주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주를 앞둔 긴장감은 매번 연주 때마다 절 괴롭혀요. 그리고 연주를 끝내고 나면 피아니스트로서 언제나 부끄럽고 만족스럽지 못한 것도 스트레스죠.” 그럴 땐 피아노에게 투정을 부려보기도 한다.
하지만 더 나은 연주를 하고 싶다는 기대감에 시간이 날 때면 또 피아노 앞에 앉게 된다고.
직업으로 음악을 택하려는 후배들에게
이씨는 음악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순수하게 음악에 빠질 수 있는지’생각해 보라고 충고한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나 돈 이런 것과 크게 상관이 없어요. 물론 실력이 쌓이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을 보고 시작하기에는 자신과의 싸움의 시간이 너무 길죠.”
음악에게 평생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며 미련할 정도로 노력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을 때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제 개인적으로는 직업으로 음악을 택한 것이 아니라, 음악이 없으면 제가 없기 때문에 택한 것 같아요. 겉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지 않는 성격상 음악을 통해 표출하는 방법을 배웠고,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거든요.”
이제 첫 발을 디딘 상태이고 앞으로 더욱 배움에 정진할 거라고 말하는 이씨. 그녀가 추구하는 자신의 앞으로의 모습은 필요한 곳 어디서든 연주를 할 수 있는 ‘실력있는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라고.
진정한 아티스트이자 내공있는 피아니스트로 거듭날 그녀의 행보가 마치 커튼콜 이후 앙코르 연주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기대된다.
김은영 리포터 key2006@naeil.com
Tip.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공연을 즐기는 법이 있다면?
음악회에 가기 전, 곡의 배경이나 작곡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연주될 곡들을 가볍게 들어보고 가면 효과가 배가 된다. 작곡자의 생애라든지 곡의 줄거리 등을 파악하면 연주에 푹 빠질 수 있다.
자녀의 경우, 음악회에 혼자 갈 수 있는 연령대라도 부모와 동반하면 감동은 배가 된다.
단, 음악회를 보고 아이에게 뭘 느꼈는지 억지로 소감을 묻지 말 것. 스트레스가 되면 오히려 흥미를 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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