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1. 영양돌솥밥 전문점 명가

18년 정성을 뜨겁게 달궈진 돌솥에 담아

지역내일 2008-11-13
눈, 코, 입을 만족시키는 돌솥밥을 만나다
나혜석거리에 들어서자 ‘명가’라는 커다란 간판이 보이는 통유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명가’의 주 메뉴는 돌솥밥정식이다. 전채, 주요리, 후식으로 이뤄진 정식은 영양돌솥밥과 해물돌솥밥 두 가지로 돌솥밥의 종류만 다르다. 전채로는 죽, 샐러드, 전과 튀김, 계란찜이 나온다. 진하지 않은 간과 상큼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전채를 다 비울 즈음, 20여 가지의 찬과 함께 돌솥밥 정식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하양, 노랑, 빨강, 초록, 검정, 갈색 등 알록달록한 색깔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음식들을 사진에 담는 동안, 돌솥밥에서 풍기는 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군침이 저절로 돈다. 해물돌솥밥은 새우와 굴, 다시마, 무 등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통통한 새우와 굴은 신선한 탓인지 특유의 비린 맛조차 없다. 영양돌솥밥은 인삼, 밤, 콩, 호박씨, 은행 등이 어우러져 고소하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밥 한 그릇을 싹싹 비웠다. 후식으로는 계절음료가 나오는데, 가을에 접어들면서 감 주스가 상에 오른다. 감 주스는 ‘명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짭짤달콤한 맛이 신선하다. 연시보다도 맛있다. 전체적으로 ‘만원의 행복’이라고 할 만큼 만족스런 맛이다.

최상품으로 승부하는 정직한 고집의 맛
‘명가’의 장영석 대표는 한정식과 돌솥밥의 18년 요리 한 길을 걸었다. 현재의 돌솥밥정식에는 그의 지난 세월이 녹아 있다. 정식에 따라오는 20여 개의 찬들은 맛과 색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정갈하다. 그 자체로 ‘작은 한정식’이다.
남다른 미각을 타고난 장 대표는 식재료에 대해서는 원칙을 고집한다. 그가 생각하는 맛은 ‘신선한 재료와 적당한 양념과 간 그리고 정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추가루나 참기름, 젓갈 등은 최상품으로 씁니다. 양념은 주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편이나,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정품을 쓰는 게 오히려 ‘득’이 됩니다.”
돌솥밥은 들어가는 재료 중 한 가지만 잘못되어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늘 까다롭게 재료를 고르는 장영석 대표. 영양돌솥밥에 들어가는 밤은 일일이 껍질을 벗겨서 사용한다. 워낙 많은 양이 사용되기 때문에 미처 밤을 까지 못한 경우에는 고구마 등 대용품으로 밥을 짓는다. 작은 재료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쓰는 장 대표의 정성이 ‘명가’만의 특별한 돌솥밥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Tip
문의 : 031-238-2288
위치 : 효원공원 건너편 인계동 나혜석 거리에 위치
메뉴 : 영양돌솥밥정식, 해물돌솥밥정식 외
영업시간 : 오전 11시 30분 ~ 오후 10시(설, 추석 연휴기간만 쉼)

인터뷰 - 명가 장영석 대표
전채만으로도 배부르겠다는 말에 ‘명가’의 장영석 대표는 “돌솥밥은 미리 만들어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주문하고 15~20분은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시장기를 달래고 입맛을 살려주는 음식이 전채”라고 했다. 강릉의 돌솥밥을 먹고 난 뒤, 보름 동안 수십 가지 방법을 고안해 맛을 재연했던 때가 벌써 18년 전 일이라는 장 대표. 이제는 냄새만으로도 제대로 밥이 지어지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공부하는 자세로 음식을 대한다. 식품영양학과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맛과 영양을 모두 고려한 최고의 돌솥밥 맛’은 그의 손과 입에서 오늘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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