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 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

영어공부 A to Z

지역내일 2008-11-07 (수정 2008-11-07 오후 12:43:51)

영어공부, 시기와 방법이 중요하다

영어, 중요한지 알지만 막상 막막하다.
전문가,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영어 공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실제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김영희·김은영·박성진 리포터 key2006@paran.com


외국인에게 먼저 접근하는 요즘 아이들

약수터에서 외국인이 체조를 하고 있는데 그녀 주변으로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모여 있다. What''s your name? Where are you from? 한마디라도 나눠보려고 경쟁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친절한 그녀는 아이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지만, 대화는 곧 어색하게 중단된다.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것.
이렇게 부족하더라도 어린이들 스스로 영어에 관심이 커진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쉬운 공교육과 어려운 사교육의 괴리는 크기만 하고, 특수목적고를 보내기 위해서는 99% 사교육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영어를 못하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통념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특히 영어공부는 꾸준함과 장기적이면서 철저한 계획이 중요하다. 이번 여름을 출발점으로 삼아 영어공부 제대로 시작해보자.

영어는 빈익빈 부익부 뚜렷,
공부하는 부모 늘어

영어만큼 부모의 실력과 자녀의 실력이 비례하는 분야도 없다. 부모가 영어를 잘하면 영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이야기고, 효과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직접적으로는 집에서 회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자녀가 꼭 영어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구청이나 학교에서 실시하는 회화 강좌부터 사설학원까지 학부모들의 영어회화 열기로 뜨겁다.
자녀 영어공부를 위해 학창시절에 포기했던 영어를 다시 시작했다는 김정연(35·좌동)씨는 “그날 배운 회화를 그날 아이와 함께 복습하니 서로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처음에는 아이가 내 발음을 지적하거나 무시하는 말을 했는데,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그런 태도도 없어졌다”고 말한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아이를 직접 가르치기 위해 테솔 과정을 이수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전문가들도 이렇게 집에서 병행하지 않으면 학원에서 한 두 시간 영어에 노출된다고 해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초·중·고 영어 스케줄 이렇게 관리

영어를 시작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늦어도 7세 전후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튼튼영어 서소영 교사는 “영어 테잎과 비디오 등을 통해 4~6세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7세 정도되면 어느 정도 시간을 정하고 학습적 효과를 목표로 영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스턴영어 김상호 원장은 “그렇다고 바로 학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김 원장은 “7세부터 초등학교 2~3학년 때까지는 ‘재미’로 접근하며 영어가 쉽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시기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놀이와 재미로 계속 접근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간단한 회화는 가능하지만 듣기와 독해, 쓰기 부분에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IVY English Mania어학원 K강사는 “놀이를 끝내는 시기가 초등학교 3학년이다. 이때부터 ‘학습’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는 독해와 쓰기(일기 쓰기 등)에 대한 학습을 시작하고 영어권을 비롯한 세계에 대해 시각을 넓히는 것이 좋다.
중학교 때는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재미있는 소설책이나 아는 내용의 책을 영어로 읽는 등 영어책 다독을 하는 시기이다. 단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는 넘어가는 것이 좋다. 꼭 알고 싶은 단어는 책을 다 읽고 나중에 찾아 볼 것, 또 이 시기에는 또한 문법을 끝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고등학교에서는 독해에 주력하는 시기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배경지식과 영어 실력으로 문제를 읽고 답을 선택하는 훈련을 하는 시기이다.

듣기, 읽기가 영어공부의 기반

듣기만큼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도 없다. 하루에 20분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CNN이나 팝송을 들어도 좋지만 더 효과가 있는 것은 쉬운 내용을 듣는 것이다. IVY English Mania어학원 K강사는 “쉬운 내용을 반복해 듣다가 마지막에는 받아쓰기를 해보면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파악하고 훈련할 수 있다”며 받아쓰기를 적극 추천한다.
읽기실력은 뭐니뭐니해도 단어실력이 좌우한다. 단어는 강제적으로 외우는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번 외워서 기억한다고 생각하면 오산. 몇 번을 반복하고 반복한 후에야 내 것이 됨을 잊지 말자.

영어 공부의 가장 큰 적은 부모의 조바심

영어 공부의 가장 큰 적은 부모의 조바심이다. 3개월을 시켰는데 왜 안되지? 방법이 틀렸나?하는 생각에 이 방법 저 방법 다 쓰다가는 아이만 혼란에 빠진다.
학원이든 학습지든, 인터넷이든 집에서 대화하기든, 책읽기든 아이의 성격에 맞는 학습법을 찾아 최소 1년은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의 대가들은 대부분 토끼보다 거북이형이다.
이스턴 영어 김상호 원장은 “지나친 회화중심의 교육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겉으로 말을 잘해서 아이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부모들도 있다”며 “말만 잘하고 읽고 쓰는 능력이 없어 발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눈에 보이는 회화 효과를 위해 원어민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말은 이전보다 더 많이 할지 몰라도 ‘상황회화’의 좁은 영역에 갇힐 위험이 있다.
또한 6개월 미만의 어학연수를 통해 귀가 뚫리고 원어민과 유창한 대화가 가능해 질 거라는 기대는 말아야 한다. IVY English Mania어학원 L강사는 “일주일이건 6개월이건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말한다. 실력은 늘지 않아도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한달 정도의 어학연수는 체험활동이라 생각하고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목고 준비, 목표의식부터

IVY English Mania어학원 L강사는 “특목고에 진학하려면 늦어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입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특목고 진학 이후의 목표가 더 중요하다. 부모님이 좋다고 하고 주위에서 좋다 하니까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특목고에 진학한 다음에 해이해지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경우 백이면 백, 치열한 경쟁과 과다한 공부량에 지쳐서 일반고로 전학하고 더 힘들어하게 된다.




<영어 잘하는 아이들, 이렇게 공부했다>

“영어태교부터 영어유치원까지”

태교를 시작으로 영어에 친숙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준 고순자(35·용호동)씨. 영어 동화와 동요도 많이 들려주고 영어동화책도 많이 읽어줬다. 특히 영어동화책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영어에 친숙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많이 노출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들 수현(7)이는 엄마의 노력 덕분에 영어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없이 즐겁게 배우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고 한다.
조빈(10·수영동)이도 7세 때 영어유치원을 다니며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영어를 좋아하는 덕에 유치원 졸업 후 지금까지 꾸준히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다. 유치원에서 원어민 교사와의 수업이 큰 자신감을 심어 준 것이다. 3학년이 되면서, 엄마가 피드백 해줄 수 있는 한계를 느끼면서, 좀 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찾아 어학원에 등록을 했다. 단어나 문법 학습량을 늘려가고 있다.

“온라인과 학습지 활용”

컴퓨터를 좋아하는 민성(12·온천동)이는 우선 흥미 있어 했고,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 레벨에 맞는 책을 쉽게 고를 수 있어 좋았다.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비용 대비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었다. 처음에는 엄마와 함께 하는 것이 좋고 여러 번 반복학습하는 것이 효과 있다.
이정미(37·반여동)씨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매일 공부해 실력을 쌓는 게 학습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유치원부터 초등학생 자녀에게 학원과 병행해 학습지를 시키는 엄마들이 가장 많은 편. 특히 영어 cos트를 반복해 듣고 따라 부르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담당 교사에게 불만이 있을 때는 해당 지국에 적극적으로 주문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개인 과외 효과봤어요”

초등학교 2학년 예진이는 무리한 학습량과 과제가 부담스러워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과외 선생님에게 1대 1로 영어 수업을 받는다. 다른 학습법에 비해 금액 부담이 크지만, 개인별 맞춤 수업이라 아이의 스트레스가 적고, 필요에 따라 수업 내용을 변경할 수도 있다. 수준이 비슷한 친구와 함께 수업을 받으면 비용 부담이 반으로 준다.
김화정(40·좌동)씨는 “원어민 수업 효과는 딱 알아듣는 만큼이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서는 원어민보다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교포 선생님이 인기”라고 귀띔한다.

“엄마랑 영어공부 최고 효과”

민채(6·대연동)는 어릴 때부터 영어비디오를 즐겨 볼 정도로 영어에 흥미를 보였다. 일상생활에서 단어를 영어로 이야기 하려는 습관이 있다. 박정숙(34)씨는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다 보니 영어노래나 동화도 함께 듣고 서로 간단한 문장은 영어로 이야기한다. 소꿉놀이 할 때 엄마와 놀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니까 영어공부에 대한 부담도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온 가족이 자막이 없는 영화를 보는데 민채가 틈틈이 아는 문장을 연결해 줄거리를 파악해 깜짝 놀라기도 했다.

“학교 교과서 통문장 암기”

시윤이(16·용호동)는 교과서를 소리내 읽고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교과서에는 문법, 단어, 생활 회화 등이 단계별로 적절히 배분돼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 내용이 녹음되어 있는 테잎을 반복해서 여러번 듣고 따라 읽는다. 단어장은 작은 노트를 이용해 나만의 단어장을 만든다. 이때 뜻만 적는 게 아니라 그 단어가 들어간 자주 쓰이는 문장도 2~3문장씩 같이 써서 통째로 외운다. EBS방송의 ‘이지 잉글리쉬(Easy English)’를 꾸준히 들어온 것도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난 영어 온라인 사이트>

*리딩타운 USA(www.readingtownusa.com)
-미국 교과서 리딩과목 추천동화를 읽고, 문제를 푸는 문제은행 방식이다. 온라인으로 레벨테스트를 받으면 레벨에 맞는 책과 테잎이 배달된다. 초덩학교 3~4학년에게 적당.
*리틀팍스(www.littlefox.co.kr)
-영어유치원에서 가장 많이 애용하는 애니메이션 동화 형식의 사이트다.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적당. 한달 이용료 2만원
*키즈클럽(www.kizclub.com)
-수준에 맞는 동화를 들을 수 있는 무료 사이트. 프린트 할 수 있는 자료가 많아 엄마들에게 인기다. 파닉스부터 스토리, 플래시 카드 등 다양한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유아부터 초등학생에게 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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