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우리 아이 기 살리기 대작전
아이 기 살리는 최고의 보약 ‘칭찬’
애정어린 ‘칭찬’ 한마디에 마음의 키가 ‘쑥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칭찬’의 놀라운 힘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칭찬 한마디에 기운이 넘치고 마음의 키가 쑥쑥 자란다고 합니다. 바른 습관을 들이는 데도 칭찬만큼 좋은 약이 없다고 합니다. 칭찬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긍정적인 사고를 길러줍니다.
여러분은 자녀들에게 얼마나 많이 칭찬과 격려를 하며 살고 있습니까? 넘치는 욕심에 늘 나무라고 다그치기만 할 뿐 칭찬에 인색하지는 않나요?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구요?
자, 칭찬 잘 하는 부모들의 노하우를 배워볼까요?
김영희·박성진·정순화 리포터
칭찬 스티커 종이에 자신감이 주렁주렁
10살, 6살 아들 딸을 둔 박미영(36·남천동)씨는 아이들이 학교나 유치원에 갈 때 아침마다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힘에 부치는 일이 있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려고 한단다. 그 뒤 박씨는 칭찬 차원에서 ‘나는 할 수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몇가지 항목(하루에 책 2권 읽기, 동생과 사이좋게, 인사 잘하기 등)을 넣은 종이를 만들어 매일 잘한 항목에 스티커를 붙여준다.
“스티커가 하나 둘씩 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끼며 더 잘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효과만점이에요. 약속한 만큼 스티커가 모이면 아이들이 평소 갖고 싶어했던 것을 선물로 준답니다.”
두 아이 칭찬 스티커 종이를 식탁 앞 냉장고에 붙여놓으니 아이들이 식사 때 마다 보며 뿌듯해하고 ‘나는 할 수 있어’라며 자기 암시도 된다고.
잊을 수 없는 뿌듯함, ‘아빠표 상장’
정하늘(6·용호동)군은 2년 전 아빠가 처음 만들어 준 상장을 보면 아직도 기분이 으쓱해진다.
4살 때의 일이다. 베란다에서 마술처럼 작은 달팽이를 만났다.
“달팽이 엄마가 아기를 애타게 찾고 있을거야. 흙과 나무가 있는 1층 화단에 보내주자”는 아빠의 말에 하늘이는 “안 해. 좀 더 데리고 놀거야”라며 고집을 피우며 맞섰다. 하지만 “촉촉한 곳에 빨리 보내주지 않으면 달팽이가 죽을지도 몰라”라는 아빠에 말에 이내 달팽이를 고이 화단에 보내줬다.
아빠는 하늘이의 기특한 행동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직접 상장을 만들어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줬다. 그 상장을 볼 때마다 하늘이는 스스로 착한 일을 했다는 대견함에 뿌듯해진다.
“널 믿어. 엄마에겐 네가 최고야”
최진하(38·수영동)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부끄럼이 많고 내성적이어서 늘 걱정이었는데 12살이 된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승부욕도 대단하고 골목대장이 됐단다. 거기엔 엄마 최씨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가 있었다.
“아이가 남 앞에 나서지 못하고 기가 죽어 있을 때도 마음은 속상했지만 절대 다그치지 않았어요. 늘 곁에서 응원한다는 엄마의 마음만 믿도록 했죠”라며 최씨는 아이와의 눈빛 대화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지쳐 보일 때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엄마에겐 네가 최고야’, ‘엄마는 널 믿어’라는 메시지를 담아 늘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단다.
또 ‘~를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아이가 잘 하는 것, 좋아하는 것 등 20가지를 적어 아이의 책상 유리에 끼워두고 늘 보게 했다.
“아이가 언제부턴가 달라지더라구요. 그다지 잘 하지 못했던 부분도 칭찬의 힘으로 플러스가 된 것 같아요.”
정성스런 도시락 속 쪽지는 사랑의 전령사
특목고를 준비하느라 학원에서 밤늦게 까지 공부하는 중3 딸이 안쓰러웠던 정경미(42·좌동)씨. 가끔 딸이 학원에 갈 때 도시락에 김밥이나 과일, 간식을 챙겨 넣어주면서 “힘들지? 친구랑 나눠 먹고 힘내 사랑하는 내 딸. 파이팅!”이라는 격려가 담긴 쪽지도 함께 넣어 주었다.
그럴 때 마다 “엄마 너무 맛있었어. 고마워. 친구도 고맙다고 전해 달래요”라는 문자가 날아온다.
전날 딸에게 화를 많이 낸 게 미안하고 마음에 걸리면 학교 갈 때 수저통이나 필통에 살짝 몰래 쪽지를 넣어 둔다. 그런 날이면 학원갈 때 딸도 몰래 싱크대위에 답장을 올려놓는다.
엄마의 뽀뽀는 최고의 피로회복제
아이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애정 표현은 스킨십이 아닐까.
무뚝뚝한 중학생 두 아들을 둔 진미숙(43·연산동)씨. 두 아이가 학교나 학원을 갈 때는 항상 현관문 앞에서 배웅을 한다.
“사랑해 멋진 우리 아들! 쪽~”
엉덩이를 두 차례 탁탁 치며 볼에 뽀뽀하는 엄마에게 처음엔 “아이참~ 엄마도”하며 쑥스러워 하며 뒤로 빼던 아이들이 이젠 먼저 엉덩이를 내민다.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우렁찬 목소리 남기는 아이를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까지 진 씨는 손을 흔들며 마지막으로 또 한 번 손을 입술에 갖다 대며 뽀뽀를 날린다.
# 이런 말, 조심해요!
무심히 뱉은 부모의 한마디, 평생 간다
칭찬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무심히 상처 주는 말을 내뱉는 것도 삼가야 한다. 특히 예민한 사춘기에 들은 충격적인 말은 평생 뇌리에 박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엄마들이 아이들이 뜻밖의 성적을 받아왔을 때, 어려운 문제도 아닌데 쩔쩔매고 있을 때 종종 하는 말들이 “속 터져 정말, 너 바보 아냐?”, “누구 닮아서 공부 그것밖에 못해?” 등이다. 무심히 뱉은 이런 말들이 치유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조심해야 할 대표적인 말들은 어떤 게 있을까.
공부도 접게 만든 “니, 돌이가?” 한마디
“니, 돌이가?”
이 한마디를 잊지 못하는 진성호씨. 초등학교 6학년때 진 씨의 시험 점수가 나쁜 것을 보고 아버지가 한 말이다. 진 씨는 “그때부터 공부는 내 길이 아니구나 생각하고 한동안 공부를 접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땐 그게 충격이었고, 아버지 말은 옳은 말인줄 알았던 나이여서 더 와 닿았죠”라고 말한다.
시험 망치게 만든 스트레스, “꼭 100점 받아야 돼”
중학교 2학년 이상희 양은 언제나 엄마가 “이번 수학은 꼭 100점 받아야 해, 영어도 하나도 틀려선 안돼”라는 말을 듣고 학교 시험을 치러 갔다.
이제 입시철도 다가오고 점점 부담이 되는데 엄마의 100점 주문은 이 양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시험지를 받아본 순간, 정말 거짓말같이 가슴이 탁 막혔어요. 당연히 시험은 망쳤죠”라고 말한다.
오히려 시험을 치러가는 자녀에게는 “아는 것만 틀리지 말고 제대로 풀어. 이번에 못 치면 다음에 잘 치면 돼”라는 말이 자신감을 심어줘 심리적으로 상승효과가 있단다.
김은영 리포터 key2006@naeil.com
# 칭찬의 노하우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는 칭찬이 가장 좋은 선물이고 채찍이라고 하지만 언제 어떻게 칭찬해야 좋은지 잘 모르겠고, 칭찬만 해주다가 버릇없는 아이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올바른 칭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막연히 “착하구나” “예쁘구나”라고 한다면 아이는 무엇을 칭찬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왜 칭찬을 받았는지 정확히 알아야 그 일에 대해 기뻐하고 그 행동을 계속하려는 노력도 하게 된다. “인사를 참 잘하는구나” “네가 오늘 장난감 정리를 한 것을 보니까 엄마가 정말로 기쁘구나”라고 말해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아이의 그림을 보며 그냥 “잘 그렸다”가 아니라 “목을 길게 그리니 정말 기린 같다”라고 칭찬하는 것이 좋다.
행동과정을 칭찬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와의 약속을 잘 지켰을 때 결과만을 칭찬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실을 부각시킨다. 실제로 아이를 키울 때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다. 아이가 계속 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은 바로 아이의 노력한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도 “아주 잘 했어. 네가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야”, “차분하게 집중을 잘 하더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구나”, “야! 지난 번 보다 두 개나 더 맞췄네. 어떻게 이렇게 잘 할 수 있었니?”처럼 아이의 노력에 초점을 맞춘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려운 문제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된다.
평가는 하지 않고, 과잉 칭찬도 금물
“참 잘했다” 식으로 옳고 그름을 염두에 둔 칭찬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말을 자주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판단기준을 의식해 눈치를 살피게 된다. 장난감을 잘 치운 아이에게는 “착하다”라는 말보다는 “정말 깨끗해졌는데?”라고 말해준다.
아이에게 격려를 할 때도 ‘훌륭하다’, ‘대단하다’, ‘최고야’ 와 같은 가치 판단의 어휘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이러한 말은 아이가 자신을 믿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부모의 가치나 의견을 제시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대신 아이의 의견을 수용하고 신뢰하며 아이의 장점을 인정하는 말을 한다.
그러나 칭찬하는 것이 좋다고 해도 무턱대고 칭찬을 남발하면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는 등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다. 칭찬받기 위해서 행동하는 아이들은 기대한 만큼 칭찬을 받지 못하면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그리고 일관성 없는 칭찬과 건성으로 하는 칭찬은 피해야 한다.
박성진 리포터 sj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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