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집’ 과 함께 하는 참 좋은 사람들
우리는 대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연말이면 ‘사랑의 쌀 나눔운동’을 펼치거나, 회사로고가 새겨진 복장으로 사회복지시설들을 방문하는 경우를 흔히 보아왔다. 그런데 회사 방침에 따른 ‘의무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자발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해 온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만나봤다. 현대자동차 화정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그들이다.
시행착오 끝에 ‘참 좋은 집’ 후원 시작
시원한 통유리 안에 세련된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화정지점에서 직원들을 만났다. “사실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소개되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거듭 인터뷰를 사양하던 이정우 과장의 이야기.
“2001년부터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을 덕양구청에서 추천받아 지원했어요. 그런데 정기적이지 못해서 실제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5년째 한 곳을 돕고 있어요. 그 집 이름이 ‘참 좋은 집’입니다.”
자동차 영업을 하고 있는 이들의 소속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화정분회’. 현재 19명의 조합원이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갹출해서, 일정한 날짜에 ‘참 좋은 집’으로 송금하고 있다.
이들의 처음 시작은 사실 판매 촉진 차원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2001년 당시 휴일 당직을 설 때, 차가 판매되면 그 판매수당의 일정액인 2만원씩을 적립해서 구청이 추천해준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3명씩을 도왔다. 이정우 과장은 “그런데 금액도, 보내주는 날짜도 일정하지 않으니까 그 분들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더군요. 아예 없다고 생각하면 모를까. 이번 달엔 돈이 꽤 들어오고, 다음 달엔 아예 없으면 규모있게 생활 할 수 없잖아요. ‘혹시 이번엔 얼마를 받을 수 있나요?’ ‘언제 보내주시나요?’ 이런 전화를 받으면서, 이런 식으로 돕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일정한 금액을, 일정한 날짜에 꼬박꼬박 보내드리는 게 실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후 비정기적인 판매수당으로 모금하지 않고 월급에서 떼어 정해진 날짜에 송금하기로 하고, 개인이 아닌 단체를 후원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회사 차원에서도 노인복지회관에서 급식도우미 활동을 하거나 연말 불우이웃 돕기 행사 같은 걸 하는데, 아무래도 직원들의 자발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참 좋은 집’을 돕는 조합원들은 스스로 마음을 내어서 하니까 좋아요.”
도울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이정우 과장은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로 인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할머니들과 오랜 대화를 하기가 힘들어 안타깝다고 한다. 더구나 영업직이라는 특성상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일을 하게 되니까 함께 모여 목욕봉사나 식사봉사 등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고 토로한다.
“남을 돕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제가 일부러라도 찾아야 하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지니까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작은 정성이 모여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까 더불어 살고 있다는 실감도 나고요.”(조합원 김수진씨)
“여럿이 어울려서 좋은 일 하자고 해 함께 하게 되었어요.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조합원 배옥미 과장)
문진철 분회장은 “앞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모금액이나 조합원 수를 더 늘려 ‘참 좋은 집’뿐 아니라 후원할 곳을 한 곳 더 늘렸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참 좋은 집은요~
일산구 설문동 489번지에 위치한 ‘참 좋은 집’은 처음에 박재성 목사가 사재를 털어 만든 노인요양시설이다. 현재 치매, 중풍,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 47명이 함께 살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넓은 공간으로 이사하려다가, ‘참 좋은 집’을 혐오시설로 인식한 그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이사한 지 25일 만에 다시 살던 집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좀 더 넓고 안정된 곳에서 할머니들을 모시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박재성 목사. “현재 여러 단체나 개인들이 후원을 해주고 있어요. 현대자동차 화정지점의 조합원들도 그 분들 중 하나인데, 너무 감사하죠. 그 분들은 꾸준한 후원뿐만 아니라 서로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맺고 있어요. 한결같은 사람들이라, 제가 자주 화정지점에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후원자들 덕분에 돌봐줄 사람 없고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서로 의지하며 세상을 마치는 때까지 참좋은 집에서 사실 수 있는 겁니다.”
‘참 좋은 집’ 홈페이지는 www.good house.or.kr. 박 목사는 “일손이 모자라서 홈페이지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하면서 ‘참 좋은 집’은 물질봉사는 물론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31-975-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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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연말이면 ‘사랑의 쌀 나눔운동’을 펼치거나, 회사로고가 새겨진 복장으로 사회복지시설들을 방문하는 경우를 흔히 보아왔다. 그런데 회사 방침에 따른 ‘의무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자발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해 온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만나봤다. 현대자동차 화정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그들이다.
시행착오 끝에 ‘참 좋은 집’ 후원 시작
시원한 통유리 안에 세련된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화정지점에서 직원들을 만났다. “사실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소개되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별로 한 일도 없는데,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거듭 인터뷰를 사양하던 이정우 과장의 이야기.
“2001년부터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을 덕양구청에서 추천받아 지원했어요. 그런데 정기적이지 못해서 실제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부터 지금까지 5년째 한 곳을 돕고 있어요. 그 집 이름이 ‘참 좋은 집’입니다.”
자동차 영업을 하고 있는 이들의 소속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판매위원회 화정분회’. 현재 19명의 조합원이 매달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갹출해서, 일정한 날짜에 ‘참 좋은 집’으로 송금하고 있다.
이들의 처음 시작은 사실 판매 촉진 차원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2001년 당시 휴일 당직을 설 때, 차가 판매되면 그 판매수당의 일정액인 2만원씩을 적립해서 구청이 추천해준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3명씩을 도왔다. 이정우 과장은 “그런데 금액도, 보내주는 날짜도 일정하지 않으니까 그 분들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더군요. 아예 없다고 생각하면 모를까. 이번 달엔 돈이 꽤 들어오고, 다음 달엔 아예 없으면 규모있게 생활 할 수 없잖아요. ‘혹시 이번엔 얼마를 받을 수 있나요?’ ‘언제 보내주시나요?’ 이런 전화를 받으면서, 이런 식으로 돕는 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일정한 금액을, 일정한 날짜에 꼬박꼬박 보내드리는 게 실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후 비정기적인 판매수당으로 모금하지 않고 월급에서 떼어 정해진 날짜에 송금하기로 하고, 개인이 아닌 단체를 후원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회사 차원에서도 노인복지회관에서 급식도우미 활동을 하거나 연말 불우이웃 돕기 행사 같은 걸 하는데, 아무래도 직원들의 자발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참 좋은 집’을 돕는 조합원들은 스스로 마음을 내어서 하니까 좋아요.”
도울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이정우 과장은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로 인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할머니들과 오랜 대화를 하기가 힘들어 안타깝다고 한다. 더구나 영업직이라는 특성상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일을 하게 되니까 함께 모여 목욕봉사나 식사봉사 등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고 토로한다.
“남을 돕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제가 일부러라도 찾아야 하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지니까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작은 정성이 모여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니까 더불어 살고 있다는 실감도 나고요.”(조합원 김수진씨)
“여럿이 어울려서 좋은 일 하자고 해 함께 하게 되었어요.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조합원 배옥미 과장)
문진철 분회장은 “앞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모금액이나 조합원 수를 더 늘려 ‘참 좋은 집’뿐 아니라 후원할 곳을 한 곳 더 늘렸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참 좋은 집은요~
일산구 설문동 489번지에 위치한 ‘참 좋은 집’은 처음에 박재성 목사가 사재를 털어 만든 노인요양시설이다. 현재 치매, 중풍,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 47명이 함께 살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넓은 공간으로 이사하려다가, ‘참 좋은 집’을 혐오시설로 인식한 그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이사한 지 25일 만에 다시 살던 집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좀 더 넓고 안정된 곳에서 할머니들을 모시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박재성 목사. “현재 여러 단체나 개인들이 후원을 해주고 있어요. 현대자동차 화정지점의 조합원들도 그 분들 중 하나인데, 너무 감사하죠. 그 분들은 꾸준한 후원뿐만 아니라 서로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맺고 있어요. 한결같은 사람들이라, 제가 자주 화정지점에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후원자들 덕분에 돌봐줄 사람 없고 외로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서로 의지하며 세상을 마치는 때까지 참좋은 집에서 사실 수 있는 겁니다.”
‘참 좋은 집’ 홈페이지는 www.good house.or.kr. 박 목사는 “일손이 모자라서 홈페이지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하면서 ‘참 좋은 집’은 물질봉사는 물론 다양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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