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거리
안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화정천길이라고 하겠다. 화정천 양쪽으로 잘 자란 느티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그 중 화랑유원지 쪽 화정천서길은 느티나무와 호수와 갈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이 길은 가을이면 한마디로 환상이다. 오후 햇살에 잎들은 재잘거리듯 반짝이고, 바람이 한번 불면 우수수 떨어지며 차 앞유리창으로 날아든다. 그야말로 아름답고도 쓸쓸한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화정천서길을 올라가 순환로를 따라서 안산천길로 내려오면 느티나무 가로수길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안산천 양옆에도 느티나무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으니까. 안산천의 느티나무 몇 그루는 벌써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다.
마로니에 거리
‘루~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지고 있겠지’. 40~50대라면 이 노래를 기억할 것이다. 그 노래속의 마로니에 나무가 성안고 사거리에서 터미널 사거리에 이르는 신도시구간에 가로수로 심겨져 있다. 마로니에란 이름 자체에서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나무의 한국이름은 칠엽수다. 커다란 잎 일곱개가 한데 달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겠지만 애들 말을 빌자면 좀 ‘깨는’이름이다. 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변해 잎을 툭툭 떨구는 마로니에는 늦가을 쓸쓸한 정경을 만드는데 최고다. 마로니에 가로수가 황갈색으로 단풍이 들 때쯤 이 거리는 아름다운 거리가 된다. 마로니에와 아파트쪽 완충지대에 심겨진 중국단풍나무들이 어우러져 예쁜 색을 자랑한다. 가을이면 걷고 싶어지는 거리다.
은행나무 거리
은행잎만큼 예쁜 노란색이 있을까. 맑고 투명한 이 자연의 노란색을 볼 때마다 나는 감탄한다. 은행잎이 완전히 물든 때면 터미널 사거리에서 안산역 방향으로 달려가고 싶다. 재작년엔가 공단역을 지난 어느 지점에서 키 큰 은행나무에서 우수수 잎이 지던 풍경은 장관이었다. 하지만 트럭이 추격하듯 뒤따라오고 양옆으로도 쉴틈 없이 차가 달려오는 그 길에서 은행잎을 감상하느라 차 속도를 늦추거나 길가로 차를 빼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 장면은 환상처럼 남아있다.
성포동 일대, 롯데마트 앞에서부터 주공아파트 쪽으로 주욱 나아가 청소년수련관 앞길, 부곡동으로도 은행나무 가로수가 이어져있다. 그리 큰 나무들은 아니지만 가을에는 주공아파트 벽에 붙은 빨간 담쟁이 잎들과 함께 가을 정취를 더해 준다.
메타세쿼이아 거리
일동에서 부곡동으로 이어지는 성호길의 가로수는 메타세쿼이아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이 나무는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담양의 가로수로도 유명한 메타세쿼이아와 겨울연가 촬영장인 남이섬의 메타세쿼이아 거리는 많은 연인들이 추억을 만드는 장소가 됐다. 메타세쿼이아는 가을이 깊어 가면 잎이 갈변하고 겨울이 되면 완전히 옷을 벗는다.
곧고 강하고 정직한 느낌의 나무. 그래서 더욱 멋지다. 메타세쿼이아는 성호기념관 바로 뒤 공원 산책길에도 있다.
박순태 리포터 atasi2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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