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개관

백남준, 그가 돌아왔다!

지역내일 2008-10-13 (수정 2008-10-13 오전 7:59:32)



2년 전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이 오래도록 살 집에 돌아왔다.
그가 생전에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으로 이름 붙인 아트센터가 7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8일 개관한 것이다. 2001년 11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백남준과 협정을 맺고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본인이 직접 ‘동산이 이어지는 시골의 고향마을’ 같다며 현재의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85번지(경기도박물관 옆)를 아트센터 부지로 선정했다.
백남준의 정신과 철학을 실천하는 복합예술공간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우리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부심으로 다가온다. 개관과 함께 내년 2월 5일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 펼쳐질 ‘백남준페스티벌’ 현장에 다녀왔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아트센터는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독일 건축가 크리스텐 쉐멜과 마리나 스탄코빅의 공동작품이다.
전면이 유리로 된 3층 건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랜드피아노 형태를 하고 있다.
센터의 이영철 관장은 “센터는 작가의 과거물을 전시하는 기존의 기념관이나 전시관 개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소통이 없는 이벤트성 비엔날레를 보여주는 곳도 아니다”며 “이 집은 현재의 문화라는 동력을 지니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공간”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는 매체 중심의 미술관 영역을 확장해 우리나라와 세계, 예술과 사회 사이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역동적인 실험공간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 따라 한국 최초로 외국인 학예실장을 영입해 시스템의 국제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이 관장은 “말로만 국제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국제기획전을 기획해 세계적 작가를 초청할 예정”이라며 “외국 미술기관들과 활발히 협력해 백남준 및 미디어 연구의 허브로 자리잡으려한다”고 덧붙였다.

백남준페스티벌 ‘NOW JUMP!’

페스티벌의 타이틀인 ‘NOW JUMP!’는 이솝우화의 한 구절인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지금 뛰어라!’에서 차용한 제목으로 관념이 아니라 실행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19개국 103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전시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번 페스티벌은 과거 백남준 정신이 현재에 살아 숨 쉬면서 어떻게 문화 동력으로 되살아나는가, 또 미래를 향하는 연결고리에서 백남준의 창조적 에너지가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페스티벌은 ‘스테이션’이라는 개념에 따라 다섯 가지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백남준의 발자취, 현재의 문화동력 퍼포먼스, 미래로 연결하는 현대작가들의 작업 등이 포함돼있다.
일반인들은 난해하게 받아들이는 현대 전위예술분야인데다 워낙 규모가 방대하고 시각예술과 춤 연극 음악 등 여러 예술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기 때문에 기획의도와 전시관람 요령을 미리 알고 간다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스테이션 1 : 백남준의 발자취 따라가기
이 전시는 백남준의 대표작품과 그가 세계적인 예술가가 되기까지 긴 여정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친구, 동료, 그와 연관을 맺었던 예술가들에 관한 기록과 작품으로 구성돼있다.
이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백남준의 작품은 ‘비디오 물고기’ ‘비디오 신시사이저’ ‘로봇 K-456’ 등 초기작품과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메이드 인 에이헤이지’ 조각 작품, 18개의 모니터를 통해 코끼리와 노는 아이들의 영상이 어우러지는 비디오 설치물 ‘코끼리 마차’ 등이다.
그러나 이 전시는 기존의 평면적 나열 전시를 거부한다.
센터의 이유진 학예연구팀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자체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있다”며 “작품이 있기까지 선생의 고민, 사회·문화적 배경, 외부와의 관계 등 퍼즐조각을 맞추어 가면서 백남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연결고리 만들기 과정을 함께 따라오면 선생의 다양하고 넓은 세계를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요령을 덧붙였다.

#스테이션 2 : 백남준 이후, 오늘날의 문화동력 퍼포먼스
백남준의 예술은 비디오아트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생전에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행위예술을 펼쳤던 그가 간 이후 오늘날의 퍼포먼스를 조망해본다.
페스티벌 기간 내내 다양하게 펼쳐질 퍼포먼스들을 단순한 이벤트성 개관공연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천국’을 비롯한 20여개 퍼포먼스 작업들은 시각예술과 공연의 미묘한 경계를 제시하면서 무대를 떠난 전시의 일부가 된다. 공연은 일정과 시간이 각각 다르므로 사전에 스케줄을 확인해야 한다. 공연에 따라 관람객 수를 제한하기도 하므로 예약은 필수이다. (사진 10-듀엣, 사진 11-박스)

#스테이션 3 : 미래로 가는 길-백남준 정신을 이어받은 현대작가들의 작업
이 전시에서는 다양한 장르, 다양한 맥락의 작품들이 어우러지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역할을 한다. 신갈고등학교 체육관 안을 새롭게 꾸민 전시장에서는 김구림을 비롯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사진 12, 13, 14)

페스티벌은 아트센터와 건너편 지앤아트스페이스, 신갈고등학교 체육관까지 이어진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입장 마감 8시) 관람이 가능하고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는 일반 7000원, 중·고교생 5000원, 초등학생 3000원.

문의 : 031-201-8500 www.njpartcenter.kr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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