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한글이 담긴 우리 지역 가게는?

지역내일 2008-10-10
우리말 상호로 예쁘게 꾸며보세요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을 새기는 의미로 리포터는 부천 시내를 돌아다니며 우리 말 간판을 찾아보았다. 거리는 외국어로 된 간판과 우리말을 외국어에 꿰어 맞춘 상호, 우리말을 변형한 알 수 없는 표기의 상호들로 넘쳐났지만 순수한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단아랑’. 참 예쁜 우리말이다. 한복집 상호인 단아랑은 단아하고 아름다운 물결이라는 뜻. 이정화 대표는 “매장을 내면서 한글 이름으로 짓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과나무 치과’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는 모토 아래 만들어졌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을 빌린 뜻이다. 사과를 베어 물 수 있을 정도의 건강한 치아와 잇몸을 상징하기도 하며, 일하는 사람들의 수확하는 기쁨을 나타내고도 있다. 이정숙 실장은 “우리말을 사랑하고 잊지 말자는 뜻에서 사과나무를 상호로 정했는데 환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전한다.
‘아리수 뷔페’의 아리수는 많고 크다는 뜻의 아리와 빼어날 수(秀)의 합성어. 해물과 야채, 초밥과 롤, 샐러드 등 많은 메뉴와 함께 빼어나고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수랏간’은 전통참숯화로구이 전문점에 붙여진 이름이다. 항아리 갈비와 여러 가지 고기 음식이 메뉴인 이곳은 10찬을 기본으로 하는 정식반찬이 나오고 화로구이 집이지만 한정식 분위기를 낸다는 뜻에서 지었다고 한다. (수랏간의 바른 표기는 수라간이다. 수라간은 임금님 음식을 마련하는 장소를 일컫는다.) ‘벗이랑’은 부대찌개 전문점. 뱃속이 출출할 때나 이열치열의 미각을 즐기고 싶을 때 벗이랑 함께 와서 좋은 시간을 만들라는 얘기다. ‘차향마을’은 부천에서 20여 년 간 차의 향기를 피워내고 있는 곳. 지금은 음식과 차를 함께 판매하지만 첫 출발은 그윽한 향의 국산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았다.
부천시는 지난 8월 25일 도시미관국을 신설해서 도시 전체의 인상을 바꾸기 위한 부천 공공디자인 포럼을 개최했다. 부천시 공공디자인의 현황과 문제점을 다뤘다. 그리고 발전방향과 비전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잘 정리된 간판과 예술적 감각이 담겨있는 우리말 상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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