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주부들이 고생하는 명절. 하지만 명절 증후군은 비단 며느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명절이 되기 며칠 전부터 자식들과 손자들 먹일 음식 장만하고, 집안 대청소하고... 할 일이 더 많은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닐까.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린 명절 뒤에 느끼는 허전함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는 명절증후군을 앓는다. 둘만 남겨졌다는 외로움을 느끼고 계실 부모님께 지금쯤 전화 한통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을 향한 끊임없는 관심이야말로 진정한 효도의 시작이다. 평상시 부모님께 꾸준히 마음을 전하고 있는 우리 이웃을 만나봤다.
전화로 나누는 사랑
최근영(42·풍납동)씨는 지방에 사시는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께 수시로 전화를 건다. 최씨는 “예전엔 전화요금이 장난이 아니어서 전화를 많이 못했다”며 “인터넷선이 있는 시댁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폰으로, 인터넷이 안 되는 친정부모님과는 휴대폰 가족 간 할인 혜택이 있는 요금제로 바꿔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만큼 전화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 집안에서 일어난 우스운 해프닝, 회사 이야기 등을 자주 전화로 나누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도 따로 설명할 필요없이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최씨는 “두 분만 사시다보니 어떤 날은 말을 한 마디로 안 하는 날도 있다는 말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요즘은 전화목소리도 밝게 변하셨다”고 말했다.
이영주(잠실동‧37) 씨는 결혼 10년차로 시어머니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남편과 싸워서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시어머니 얼굴을 떠올리며 ‘어머니 봐서 내가 참고 살자’고 마음먹을 정도이다. 이 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아뵙지만 일주일에 2~3번은 안부전화를 드린다”면서 “건강하게 옆에서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오래 사시라고 항상 표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시어머니는 입버릇처럼 고마움을 전하는 며느리의 애교에 처음에는 멋쩍어하셨지만 지금은 함께 사랑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녀는 “명절 때는 미리 찾아가서 꼭 함께 장을 보고 명절에 드리는 용돈은 2주일 전쯤에 미리 챙겨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것들이 고부 사이를 애틋하게 하는 비결인 셈이다.
물질로 표현하는 사랑
지영희(39·둔촌동)씨는 가끔씩 시어머니와 쇼핑을 함께 한다. 친정어머니와도 마찬가지다. 지씨는 “마음에 드는 옷을 사 입으시라고 돈을 드리면 당신을 위해 쓰지 않으시고 꼭 아버님이나 가족들을 위해서만 돈을 쓰시는 걸 보고 가끔 직접 옷이나 가방, 양말 등을 사 드리기 위해 함께 쇼핑한다”며 “비싼 옷이 아니라 아울렛 매장에서 파는 저렴한 옷에도 너무 좋아하시고 자랑하시는 걸 보며 ‘어머니도 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옷을 함께 고르며 지씨는 어머니의 패션취향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지씨는 “어머니들도 나름대로 선호하는 색상과 디자인이 있다”며 “평소에 세심하게 배려 못한 것이 많이 죄송스러웠다”고 말했다.
권하주(41·가락동)씨는 남편의 생일과 본인의 생일에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에게 꼭 용돈을 챙겨준다. 세상에 본인을 있게 한 부모님께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권 씨는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가 나를 낳을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다시 생각하게 됐다”면서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 잘 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고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얘기했다. “저는 우리 아이들보다 항상 부모님이 우선이에요. 그래서 부모님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 편이죠. 힘든 시대를 사신 부모님이 현재의 풍요로움을 느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세심한 배려가 곧 사랑
정유경(38‧구의동) 씨는 신혼 초에 약 2년 동안 시부모님 댁에서 함께 살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생활습관과 성격이 많이 다른데다 살림하는 것 가지고 자주 나무라시는 바람에 함께 살았던 시간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고. 하지만 분가한 뒤 아이를 돌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시부모님께서 적잖이 역할을 해주셨던 것을 느낀 뒤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정씨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모시고 살았던 마음의 반만큼만 하려고 한다”면서 “당시 신경전을 벌이고 몇 번 싸우기도 하면서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는데, 지금도 마치 딸처럼 투정을 부리거나 남편 흉을 본다. 그럴 때마다 시부모님께서도 흐뭇하게 받아주신다”고 말했다. 또 자주 전화 드리고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찾아뵙는 한편 생활비를 보태드리는 일도 내 부모님을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고 있다.
올해로 결혼 10년째인 김민정(40‧광장동) 씨는 친정 부모님에게 평소 딸로서 해드릴 수 있는 세심한 정을 드리고 있다. 딸만 둘인데다 3년 전 막내딸마저 시집보낸 부모님의 적적함이 여간 마음 쓰이지 않기 때문. 김씨는 “결혼을 한 뒤 시집에 경제적인 것 등 이것저것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대신 친정에 찾아갈 때 설거지나 빨래 개는 일 등 소소한 집안일을 도와드리거나 핸드폰이나 금융과 관련해 어른에게 복잡한 일들을 해결해드리고, 친정어머니가 아버지와 다툰 얘기 등을 들어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절 때는 아들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몇 해 전부터 시부모님께 양해를 구해 오후에 꼭 음식 만드는 일을 도와드리러 간다”면서 딸이기에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정으로 효도하는 이야기를 전했다.
윤영선 김소정 박지윤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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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나누는 사랑
최근영(42·풍납동)씨는 지방에 사시는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께 수시로 전화를 건다. 최씨는 “예전엔 전화요금이 장난이 아니어서 전화를 많이 못했다”며 “인터넷선이 있는 시댁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폰으로, 인터넷이 안 되는 친정부모님과는 휴대폰 가족 간 할인 혜택이 있는 요금제로 바꿔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만큼 전화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 집안에서 일어난 우스운 해프닝, 회사 이야기 등을 자주 전화로 나누다 보니 오랜만에 만나도 따로 설명할 필요없이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최씨는 “두 분만 사시다보니 어떤 날은 말을 한 마디로 안 하는 날도 있다는 말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요즘은 전화목소리도 밝게 변하셨다”고 말했다.
이영주(잠실동‧37) 씨는 결혼 10년차로 시어머니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남편과 싸워서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시어머니 얼굴을 떠올리며 ‘어머니 봐서 내가 참고 살자’고 마음먹을 정도이다. 이 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아뵙지만 일주일에 2~3번은 안부전화를 드린다”면서 “건강하게 옆에서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오래 사시라고 항상 표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시어머니는 입버릇처럼 고마움을 전하는 며느리의 애교에 처음에는 멋쩍어하셨지만 지금은 함께 사랑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녀는 “명절 때는 미리 찾아가서 꼭 함께 장을 보고 명절에 드리는 용돈은 2주일 전쯤에 미리 챙겨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것들이 고부 사이를 애틋하게 하는 비결인 셈이다.
물질로 표현하는 사랑
지영희(39·둔촌동)씨는 가끔씩 시어머니와 쇼핑을 함께 한다. 친정어머니와도 마찬가지다. 지씨는 “마음에 드는 옷을 사 입으시라고 돈을 드리면 당신을 위해 쓰지 않으시고 꼭 아버님이나 가족들을 위해서만 돈을 쓰시는 걸 보고 가끔 직접 옷이나 가방, 양말 등을 사 드리기 위해 함께 쇼핑한다”며 “비싼 옷이 아니라 아울렛 매장에서 파는 저렴한 옷에도 너무 좋아하시고 자랑하시는 걸 보며 ‘어머니도 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옷을 함께 고르며 지씨는 어머니의 패션취향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지씨는 “어머니들도 나름대로 선호하는 색상과 디자인이 있다”며 “평소에 세심하게 배려 못한 것이 많이 죄송스러웠다”고 말했다.
권하주(41·가락동)씨는 남편의 생일과 본인의 생일에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에게 꼭 용돈을 챙겨준다. 세상에 본인을 있게 한 부모님께 감사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권 씨는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가 나를 낳을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 다시 생각하게 됐다”면서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 잘 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고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얘기했다. “저는 우리 아이들보다 항상 부모님이 우선이에요. 그래서 부모님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들어주는 편이죠. 힘든 시대를 사신 부모님이 현재의 풍요로움을 느낄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세심한 배려가 곧 사랑
정유경(38‧구의동) 씨는 신혼 초에 약 2년 동안 시부모님 댁에서 함께 살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생활습관과 성격이 많이 다른데다 살림하는 것 가지고 자주 나무라시는 바람에 함께 살았던 시간이 결코 녹록치 않았다고. 하지만 분가한 뒤 아이를 돌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시부모님께서 적잖이 역할을 해주셨던 것을 느낀 뒤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다. 정씨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모시고 살았던 마음의 반만큼만 하려고 한다”면서 “당시 신경전을 벌이고 몇 번 싸우기도 하면서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는데, 지금도 마치 딸처럼 투정을 부리거나 남편 흉을 본다. 그럴 때마다 시부모님께서도 흐뭇하게 받아주신다”고 말했다. 또 자주 전화 드리고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찾아뵙는 한편 생활비를 보태드리는 일도 내 부모님을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고 있다.
올해로 결혼 10년째인 김민정(40‧광장동) 씨는 친정 부모님에게 평소 딸로서 해드릴 수 있는 세심한 정을 드리고 있다. 딸만 둘인데다 3년 전 막내딸마저 시집보낸 부모님의 적적함이 여간 마음 쓰이지 않기 때문. 김씨는 “결혼을 한 뒤 시집에 경제적인 것 등 이것저것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대신 친정에 찾아갈 때 설거지나 빨래 개는 일 등 소소한 집안일을 도와드리거나 핸드폰이나 금융과 관련해 어른에게 복잡한 일들을 해결해드리고, 친정어머니가 아버지와 다툰 얘기 등을 들어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명절 때는 아들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몇 해 전부터 시부모님께 양해를 구해 오후에 꼭 음식 만드는 일을 도와드리러 간다”면서 딸이기에 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정으로 효도하는 이야기를 전했다.
윤영선 김소정 박지윤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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