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자녀에게 바라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바로 자녀가 올바른 품성과 좋은 학습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부모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자녀 뒷바라지에 매달린다.
그러나 정작 자녀들은 이런 희생적인 지원보다는 부모와의 의사소통을 더 원한다. 부모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학생일수록 학교 성적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조사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특히 자녀에게 학습의욕과 심리적 안정감을 동시에 주기 위해선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아버지
천안시 쌍용동에 사는 이동우씨는 중학생,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화시간을 부쩍 늘렸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가급적 술자리를 피하고 일찍 귀가한다. 집에선 TV 시청도 자제하고 책을 읽는다. 또 휴대폰으로 학원에 간 아이들에게 ''힘들지'' ''파이팅'' 등의 문자메시지도 자주 보낸다.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다 보니 자녀교육에 있어도 엄마보다 아이들에게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인 그는 큰딸인 연수양이 고등학교 진로상담을 할 때도 엄마대신 학교를 찾았다. 고등학교를 선택하기 위해 고민 중인 딸과 끊임없이 얘기하며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이러한 아빠의 노력 때문일까? 월봉고등학교에 입학한 연수양은 중학교 때보다 월등한 성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입학성적은 전교 60등 정도였는데 지난 중간고사에서 전교 6등이라는 영예를 안았으며 기말고사에서는 국어· 수학 상위 1%인 1등급을 받았다.
연수양은 “중학교 3학년 때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학교에 입학할 지 고민했다. 그때 아빠와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월봉고에 진학하기를 마음먹었다”며 처음엔 자기의 선택이 옳았을까 걱정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자녀의 지친 어깨를 토닥여 주자.”
물론 연수양이 초등학생 때부터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시절 여느 사춘기 소녀들처럼 인기 연예인에 관심을 가졌고 지나친 관심이 성적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연수양을 보면서 아버지 이동우씨는 처음엔 안타까운 마음이 커 아이를 혼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자신도 사춘기를 겪어봤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화내기보다는 격려하기로 마음을 다잡았었다고.
그 후 아이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얘기하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으며 이런 아빠의 관심이 연수양이 사춘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 결과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성적이 향상되었으며 그때부터 연수양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아빠의 관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집 근처인 본스터디 학원에 다니고 있는 연수양이 학원에서 귀가하는 밤늦은 시간. 그는 공부하고 지쳐서 돌아올 딸을 격려하기 위해 매일 학원으로 데리러 간다. 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면서 학교나 학원에서 있었던 얘기를 나누며 딸과의 거리감을 좁혀나가는 것이다.
자녀와 존재의 높이를 맞춰야
그는 “상당수 가정에선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있어 ''이방인''으로 남아있다. 자녀교육은 아내 몫이라고 여기는 가부장적인 가장들이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이런 아버지들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하루 30~40분을 못 낼 만큼 바쁜 사람은 없다. 자녀와 함께 있는 짧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대화통로를 늘 열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 자녀와의 ''눈높이''가 아닌 ''존재의 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자녀를 가르치려 들지 말고 친구가 되라는 의미다. 전통사회에선 지식의 전수자로서 아버지의 권위가 있었지만 지식 습득 속도가 부모보다 빠른 인터넷 시대에선 인격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자녀의 존재와 인격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칭찬하고 자녀의 손을 잡고 나누는 대화가 용돈과 외식보다 더 중요하다며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아빠의 격려와 지원에 대해 연수양은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적향상과 인격형성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공부가 잘 안되거나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아빠는 쓴 소리도 하시지만 상담을 통해 관심을 가져주시는 편이다. 이런 부분이 안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라며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아빠가 이렇듯 자녀교육에 신경쓰다보니 엄마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안에서 아이들의 간식이나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단다.
이렇듯 공부 잘 하는 아이는 아이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 자녀가 나란히 손을 잡고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 학기, 자녀가 공부하도록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지친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있는 자상한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이재경리포터 d--b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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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자녀들은 이런 희생적인 지원보다는 부모와의 의사소통을 더 원한다. 부모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학생일수록 학교 성적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조사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특히 자녀에게 학습의욕과 심리적 안정감을 동시에 주기 위해선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아버지
천안시 쌍용동에 사는 이동우씨는 중학생,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화시간을 부쩍 늘렸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가급적 술자리를 피하고 일찍 귀가한다. 집에선 TV 시청도 자제하고 책을 읽는다. 또 휴대폰으로 학원에 간 아이들에게 ''힘들지'' ''파이팅'' 등의 문자메시지도 자주 보낸다.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이다 보니 자녀교육에 있어도 엄마보다 아이들에게 신경을 더 많이 쓰는 편인 그는 큰딸인 연수양이 고등학교 진로상담을 할 때도 엄마대신 학교를 찾았다. 고등학교를 선택하기 위해 고민 중인 딸과 끊임없이 얘기하며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이러한 아빠의 노력 때문일까? 월봉고등학교에 입학한 연수양은 중학교 때보다 월등한 성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입학성적은 전교 60등 정도였는데 지난 중간고사에서 전교 6등이라는 영예를 안았으며 기말고사에서는 국어· 수학 상위 1%인 1등급을 받았다.
연수양은 “중학교 3학년 때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어느 학교에 입학할 지 고민했다. 그때 아빠와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월봉고에 진학하기를 마음먹었다”며 처음엔 자기의 선택이 옳았을까 걱정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자녀의 지친 어깨를 토닥여 주자.”
물론 연수양이 초등학생 때부터 성적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시절 여느 사춘기 소녀들처럼 인기 연예인에 관심을 가졌고 지나친 관심이 성적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연수양을 보면서 아버지 이동우씨는 처음엔 안타까운 마음이 커 아이를 혼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자신도 사춘기를 겪어봤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화내기보다는 격려하기로 마음을 다잡았었다고.
그 후 아이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얘기하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으며 이런 아빠의 관심이 연수양이 사춘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 결과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성적이 향상되었으며 그때부터 연수양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아빠의 관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집 근처인 본스터디 학원에 다니고 있는 연수양이 학원에서 귀가하는 밤늦은 시간. 그는 공부하고 지쳐서 돌아올 딸을 격려하기 위해 매일 학원으로 데리러 간다. 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면서 학교나 학원에서 있었던 얘기를 나누며 딸과의 거리감을 좁혀나가는 것이다.
자녀와 존재의 높이를 맞춰야
그는 “상당수 가정에선 아버지가 자녀교육에 있어 ''이방인''으로 남아있다. 자녀교육은 아내 몫이라고 여기는 가부장적인 가장들이 아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이런 아버지들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하루 30~40분을 못 낼 만큼 바쁜 사람은 없다. 자녀와 함께 있는 짧은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대화통로를 늘 열어두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 자녀와의 ''눈높이''가 아닌 ''존재의 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자녀를 가르치려 들지 말고 친구가 되라는 의미다. 전통사회에선 지식의 전수자로서 아버지의 권위가 있었지만 지식 습득 속도가 부모보다 빠른 인터넷 시대에선 인격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자녀의 존재와 인격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는 작은 부분에서부터 칭찬하고 자녀의 손을 잡고 나누는 대화가 용돈과 외식보다 더 중요하다며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아빠의 격려와 지원에 대해 연수양은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적향상과 인격형성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공부가 잘 안되거나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아빠는 쓴 소리도 하시지만 상담을 통해 관심을 가져주시는 편이다. 이런 부분이 안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라며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아빠가 이렇듯 자녀교육에 신경쓰다보니 엄마는 가벼운 마음으로 집안에서 아이들의 간식이나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단다.
이렇듯 공부 잘 하는 아이는 아이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부모와 자녀가 나란히 손을 잡고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 학기, 자녀가 공부하도록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지친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있는 자상한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이재경리포터 d--b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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