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중학교 한글문해교실
지역과 학부모, 학교, 교사가 하나된 재송중학교
가, 나, 다, 라, 사과, 참외…
점심 시간이 지나 나른한 시간임에도 재송중학교 모둠실은 공부의 열기로 가득찬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학생들이 아닌 지역 어르신들의 목소리라는 사실!
재송중학교에서는 교육청이 주관하는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평생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는데,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한글문해교실이다.
4명의 수강생에서 80명 정원초과까지
2006년 처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수업을 시작했을 때는 어르신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다. 한글을 제대로 읽으실 수 없어 모집공고를 보지 못하셨거나 주위 소문도 나지 않았던 때라 적극적으로 찾아오기가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고 점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한분 두분 발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한글을 그렇게 재미있게 가르친다네. 노래도 부르고, 거기에 점심까지 무료라네.”
한글문해반을 책임지고 있는 재송중 김수자 선생님은 “어르신들에게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뽕짝도 틀어드리고 간단한 요가로 체조도 도와드리니 좋아하시더라구요”라고 말한다.
2년째 한글문해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김복임 할머니(65)는 “한글을 모른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워서 평생 친척들한테도 아는척하고 살아왔습니다. 그 한이 너무 깊어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이제 읽고 쓸 수 있게 됐어요. 평생의 한을 풀었어요.”라고 말한다.
며느리, 딸 같은 분들이 챙겨주는 점심식사
특히 재송중학교 한글문해교실에서는 수업 전 점심시간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학교 급식실에서 정성껏 만든 식사를 먼저 대접해 드린다. 학부모 도우미 세분(김혜숙·최영옥·양은재)이 어른들이 식사하시는 것을 도와드리니 어르신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박점자 할머니(64)는 “딸같고 며느리같은 분들이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니 고마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식후에 즐거운 노래와 율동으로 어르신들의 기분이 좋아지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자, 본격 수업을 시작한다. 김수자 선생님은 “학생들보다 더 열의가 넘치세요. 공책 빼곡하게 쓰시고 열심히 따라 읽으시니 제가 더 힘을 얻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놀랄 정도에요”라고 말한다.
김혜숙 씨(재송중 학부모)가 유치원 교사였던 경력을 살려 분위기를 살리자 할머니들은 소녀들처럼 웃음을 그칠 줄 모른다.
수업하는 교실 너머로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전해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열기를 느끼면서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굳이 어른을 공경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참된 교육의 본보기는 없을 것 같다.
김은영 리포터 key2006@paran.com
미니인터뷰 - 재송중학교 하상규 교장선생님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재송중학교에서 지낸 지난 3년은 제게 각별했습니다. 지역과 학부모, 유관단체의 적극적인 도움을 얻어 학교의 발전이 곧 지역의 발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시설면에서나 면학 분위기 조성 면에서나 변화한 것도 많고 이룬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지난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후배 선생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사란 모름지기 ‘희생과 헌신이 수반된 사랑을 학생들에게 쏟을 때 보람을 얻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교직을 좋은 직장이라는 시선이 아닌,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야 하는 직업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선생님들과 학부모, 지역 기관장님들이 합심해서 우리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지역과 학부모, 학교, 교사가 하나된 재송중학교
가, 나, 다, 라, 사과, 참외…
점심 시간이 지나 나른한 시간임에도 재송중학교 모둠실은 공부의 열기로 가득찬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학생들이 아닌 지역 어르신들의 목소리라는 사실!
재송중학교에서는 교육청이 주관하는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민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평생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는데, 그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한글문해교실이다.
4명의 수강생에서 80명 정원초과까지
2006년 처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수업을 시작했을 때는 어르신들의 호응이 크지 않았다. 한글을 제대로 읽으실 수 없어 모집공고를 보지 못하셨거나 주위 소문도 나지 않았던 때라 적극적으로 찾아오기가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고 점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한분 두분 발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한글을 그렇게 재미있게 가르친다네. 노래도 부르고, 거기에 점심까지 무료라네.”
한글문해반을 책임지고 있는 재송중 김수자 선생님은 “어르신들에게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뽕짝도 틀어드리고 간단한 요가로 체조도 도와드리니 좋아하시더라구요”라고 말한다.
2년째 한글문해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김복임 할머니(65)는 “한글을 모른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워서 평생 친척들한테도 아는척하고 살아왔습니다. 그 한이 너무 깊어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이제 읽고 쓸 수 있게 됐어요. 평생의 한을 풀었어요.”라고 말한다.
며느리, 딸 같은 분들이 챙겨주는 점심식사
특히 재송중학교 한글문해교실에서는 수업 전 점심시간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학교 급식실에서 정성껏 만든 식사를 먼저 대접해 드린다. 학부모 도우미 세분(김혜숙·최영옥·양은재)이 어른들이 식사하시는 것을 도와드리니 어르신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박점자 할머니(64)는 “딸같고 며느리같은 분들이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니 고마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식후에 즐거운 노래와 율동으로 어르신들의 기분이 좋아지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자, 본격 수업을 시작한다. 김수자 선생님은 “학생들보다 더 열의가 넘치세요. 공책 빼곡하게 쓰시고 열심히 따라 읽으시니 제가 더 힘을 얻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하시는지 놀랄 정도에요”라고 말한다.
김혜숙 씨(재송중 학부모)가 유치원 교사였던 경력을 살려 분위기를 살리자 할머니들은 소녀들처럼 웃음을 그칠 줄 모른다.
수업하는 교실 너머로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전해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열기를 느끼면서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굳이 어른을 공경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참된 교육의 본보기는 없을 것 같다.
김은영 리포터 key2006@paran.com
미니인터뷰 - 재송중학교 하상규 교장선생님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재송중학교에서 지낸 지난 3년은 제게 각별했습니다. 지역과 학부모, 유관단체의 적극적인 도움을 얻어 학교의 발전이 곧 지역의 발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시설면에서나 면학 분위기 조성 면에서나 변화한 것도 많고 이룬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습니다.
지난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후배 선생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교사란 모름지기 ‘희생과 헌신이 수반된 사랑을 학생들에게 쏟을 때 보람을 얻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교직을 좋은 직장이라는 시선이 아닌,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야 하는 직업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선생님들과 학부모, 지역 기관장님들이 합심해서 우리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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