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으로 숲을 옮겨 놓았어요

지역내일 200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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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코맘(Eco+Mom)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에코맘이란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엄마들을 일컫는 말.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에코맘들은 쉽고 편한 인스턴트 방식의 생활보다는, 느리고 힘들더라고 환경친화적인 삶을 살고자 애쓴다. 환경보호를 ‘자신과 약속’으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지역 에코맘들을 만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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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주교동 김은영 주부

어디든 초록이 흐드러져 청포도까지 익어간다는 7월. 아파트에 숲을 옮겨놓은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우인아파트.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서 주인공인 김은영(42)씨의 집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1층인 그의 집 바깥 베란다 풍경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 우선 크리스마스트리에 흔히 이용되는 꼬마전구들이 화분들 사이에서 깜빡깜빡거리며 시선을 잡아끈 것은 물론, 통유리 속의 풍경도 온통 푸른 잎들의 향연이었다.

아토피 딸 위해 나무 숲을 꾸몄죠
거실에 들어서니 예외없이 넓은 잎의 관엽식물들이 그득하다. “큰 딸 효정(능곡중·2)이가 어렸을 때 아토피가 있어 공기정화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게 화초들과의 첫 인연이었다”는 김은영씨.

“그런데 이제는 효정이가 질투를 해요. 자기보다 나무들을 더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다고 말이죠. 하하하. 아침에 일어나면 ‘라일락아, 잘 잤니’ ‘산호초가 새잎을 틔웠구나~’ 하며 말을 걸어주거든요.”

그의 베란다를 보면 두 번 놀란다. 매발톱, 사랑초, 천상화, 말발도리 등 재미난 이름의 야생화부터 천장을 덮어가는 포도·능소화 등 덩굴식물, 창포·수련·부레옥잠 같은 수생식물, 라일락 나무 등 그 종류의 다양함에 한번 놀라고 식물들과 어우러지는 훌륭한 인테리어 솜씨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이렇게 아파트를 숲으로 꾸미기까지 2년여가 걸렸는데 돈은 거의 안 들었다. 벽제, 원당, 서오능, 서삼능 주변의 화원으로 꽃구경을 자주 다니면서 친분을 쌓은 화원주인들이 상품가치가 없거나 손질 못한 작은 화분을 갖다 키우라며 거저 준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 그리고 이사 가는 집에서 버리고 간 화분을 주워오고, 꽃바구니를 소품으로 활용해 꾸며놓은 것도 많다.

아파트에 옮겨온 숲은 아이들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들 인수(원당중·1), 효식이(원당초·5)는 생명이 깃든 것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친구들과의 싸움도 자제하고, 심지어 길거리의 동물도 조심스럽게 다룬다. 뿐인가. “화초를 매개로 해서 아이들과 대화도 많이 나눠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의 상상력도 저절로 키워지는 것 같아요.”

이웃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사시사철 개방
아파트를 돌면서 걷기운동을 하는 주변이웃들에게도 1층 김은영씨의 집은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는 사람들은 사생활이 노출되니까 발이라도 쳐두라고 하지만 모두의 눈이 즐거울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베란다 문을 열어둬요. 꼭꼭 감추고 닫아두는 게 능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의 집 베란다 꼬마전구는 반딧불이처럼 항상 꺼지지 않는다.

이웃집 할머니께가 “이렇게 키우려면 손도 많이 갈 텐데 참 부지런하다”고 칭찬하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인테리어나 조경 개념이 아니니까요.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고 보는 것, 이게 제 철학이에요. 식물들은 손 타면 몸살을 앓는데요. 그래서 분갈이 할 때 외에는 거의 손대지 않아요.”
김은영씨는 원당초등학교 학교숲위원이었다. 그러다보니 숲에 대한 모니터링과 세미나에 많이 참석해서 식물을 키우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화원주인들에게도 좋은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김씨는 “제일 중요한 건 마음과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요즘도 동네 엄마들과 아이들이 화초 구경을 하겠다고 와요. 제 꿈이요? 음, 10년 후엔 작은 연못이 있는 숲체험학습장을 만들고 싶어요.”

[TIP] 김은영씨의 아파트 정원 만들기 노하우
·이사한 집에서 버려진 화분을 이용한다.
·선물 받거나 행사 후 버려지는 꽃바구니를 소품으로 이용한다.
·벌레 예방을 위해 과립으로 된 코니도를 1년에 2번 티스푼으로 뿌려준다. 구입은 농약사에서. 진딧물이 생겼을 때는 마시고 남은 소주나 담뱃재 우려낸 물을 분사해 준다.
·비료는 분갈이 때 부엽토를 흙에 섞어주거나, 평소 부엽토를 흙 위에 살살 뿌려준다.
·각 식물의 특징과 성질을 파악하여 아이들과 함께 식물의 성장일기를 써본다.
·각종 식물키우기 추천 정보 사이트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초화식물 http://www.flower114.tv
선인장 http://www.ilovecactus.com
야생화 http://www.wild-flower.co.kr
허브 http://www.sangsooherb.com
수생식물 http://ae18.co.kr
채소, 새싹 http://www.jkseed.com
기타 화분·자재 http://www.kr33.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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