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나날이 치솟고 있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전거족이 늘어가고 있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면 교통비 감소는 물론 건강에도 좋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원희(35·송파구청 공보과 영상물관리팀)씨는 이제 갓 자전거 출퇴근에 동참한 자전거족 새내기다.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 지 20여일이 되어가는 이원희씨를 만나 자전거 출퇴근에 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두 마리 새를 잡기 위한 페달 밟기
이원희씨의 집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다. 집에서 근무지인 송파구청까지는 거리로 20km가 넘는다. 대중교통과 자동차를 함께 이용하는 이씨에게 교통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광역버스요금(1800원) 왕복 3600원이 들고, 자가용 이용 시 훨씬 많은 교통비가 든다.
이원희씨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일찍 출근해야하거나 늦게 퇴근해야하는 일이 생기면 자동차를 이용한다”며 “언젠가부터 교통비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하게 된 데는 또 다른 큰 이유가 있다. 바로 건강 때문이다.
“작년에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비만’이라는 결과와 함께 담당의사로부터 10kg 체중감량을 권고 받았어요. 그런데 1년이 지나 다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체중감량은 커녕 9kg정도 체중이 더 불어난 상태여서 검진 결과가 작년보다 더 나쁘게 나왔어요.”
이씨는 건강검진 시 비만과 함께 고지혈증 등의 결과가 나와 건강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태였다. 본인 스스로도 머리가 맑지 않고, 운동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던 터에 자전거 출퇴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교통비도 아끼고 건강도 챙기는 두 마리 새를 모두 잡기 위해 그는 망설임 없이 자전거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자전거를 꺼내다
자전거 출퇴근을 마음먹으면서 제일 먼저 이씨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 바로 ‘어머니의 자전거’다.
“2004년도에 어머니가 자전거를 배우기 위해 직접 올림픽 공원 자전거 교실 동호회에 등록하셨어요. 그래서 자전거도 새로 마련하고 헬멧같은 보호 장비들도 구입하셨죠.”
그런데 자전거를 채 배우기도 전에 이씨의 아버지가 췌장암 선고를 받게 되어 어머니의 자전거 타기는 자연히 뒤로 미뤄지게 됐다. 어머니의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그해에 가족의 곁을 떠나셨다. 이씨는 “아버지가 떠나신 후 어머니가 큰 충격을 받아 이내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며 “그때부터 자전거는 집안 한구석에 자리만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4년간 아무도 타지 않던 어머니의 자전거를 꺼내 손질하는 이씨의 마음도 새로웠다. 무엇보다 뇌출혈을 극복하고 건강을 어느 정도 되찾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붉은 색깔의 여성용 자전거를 타는 것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헬멧도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야간 퇴근을 위한 자전거 전조등과 안전등 장착이 전부다.
이씨는 “어머니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셔서 언젠가는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9개월 된 아들이 자라면 온 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 출근길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 이씨는 5시 반이면 잠에서 깨어야 한다. 6시에 출발하더라도 가는 데 1시간 30분이 소요되고 구청에 도착한 후 샤워와 아침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서 송파구청까지의 자전거도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닦여져 있었다. 구간과 구간을 이어주는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자전거 타기가 그리 힘들지 않다. 긴 출퇴근 구간 중에서 그가 특히 좋아하는 코스는 한강다리이다.
이씨는 “집에서 출퇴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강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자전거를 이용하면서부터 다리를 건너는 것이 특별한 코스가 됐다”며 “잠실철교도 좋고 자전거전용도로가 있는 잠실대교도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좋은 다리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데에 초보인 그는 욕심만 앞서 무리하기 보다는 자신의 체력 상태와 컨디션에 맞게 자전거 타는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처음부터 자전거를 타고 왕복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어요.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은 버스로 퇴근하고, 그 다음 날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방식으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체력이 길러지고 요령이 더 생기면 출퇴근 모두를 자전거로 하려고 해요.”
자전거출퇴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벌써부터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전보다 훨씬 머리가 맑아지고 피곤함을 덜 느끼며, 잠도 푹 잘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씨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데 벌써 살이 조금 빠져 허리띠가 느슨해짐을 느낀다”며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돼 앞으로 꾸준히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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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새를 잡기 위한 페달 밟기
이원희씨의 집은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다. 집에서 근무지인 송파구청까지는 거리로 20km가 넘는다. 대중교통과 자동차를 함께 이용하는 이씨에게 교통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광역버스요금(1800원) 왕복 3600원이 들고, 자가용 이용 시 훨씬 많은 교통비가 든다.
이원희씨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일찍 출근해야하거나 늦게 퇴근해야하는 일이 생기면 자동차를 이용한다”며 “언젠가부터 교통비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하게 된 데는 또 다른 큰 이유가 있다. 바로 건강 때문이다.
“작년에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비만’이라는 결과와 함께 담당의사로부터 10kg 체중감량을 권고 받았어요. 그런데 1년이 지나 다시 건강검진을 받았을 때 체중감량은 커녕 9kg정도 체중이 더 불어난 상태여서 검진 결과가 작년보다 더 나쁘게 나왔어요.”
이씨는 건강검진 시 비만과 함께 고지혈증 등의 결과가 나와 건강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태였다. 본인 스스로도 머리가 맑지 않고, 운동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던 터에 자전거 출퇴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교통비도 아끼고 건강도 챙기는 두 마리 새를 모두 잡기 위해 그는 망설임 없이 자전거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자전거를 꺼내다
자전거 출퇴근을 마음먹으면서 제일 먼저 이씨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 바로 ‘어머니의 자전거’다.
“2004년도에 어머니가 자전거를 배우기 위해 직접 올림픽 공원 자전거 교실 동호회에 등록하셨어요. 그래서 자전거도 새로 마련하고 헬멧같은 보호 장비들도 구입하셨죠.”
그런데 자전거를 채 배우기도 전에 이씨의 아버지가 췌장암 선고를 받게 되어 어머니의 자전거 타기는 자연히 뒤로 미뤄지게 됐다. 어머니의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그해에 가족의 곁을 떠나셨다. 이씨는 “아버지가 떠나신 후 어머니가 큰 충격을 받아 이내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며 “그때부터 자전거는 집안 한구석에 자리만 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4년간 아무도 타지 않던 어머니의 자전거를 꺼내 손질하는 이씨의 마음도 새로웠다. 무엇보다 뇌출혈을 극복하고 건강을 어느 정도 되찾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붉은 색깔의 여성용 자전거를 타는 것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헬멧도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야간 퇴근을 위한 자전거 전조등과 안전등 장착이 전부다.
이씨는 “어머니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셔서 언젠가는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9개월 된 아들이 자라면 온 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1시간 30분 출근길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 이씨는 5시 반이면 잠에서 깨어야 한다. 6시에 출발하더라도 가는 데 1시간 30분이 소요되고 구청에 도착한 후 샤워와 아침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에서 송파구청까지의 자전거도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닦여져 있었다. 구간과 구간을 이어주는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자전거 타기가 그리 힘들지 않다. 긴 출퇴근 구간 중에서 그가 특히 좋아하는 코스는 한강다리이다.
이씨는 “집에서 출퇴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강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자전거를 이용하면서부터 다리를 건너는 것이 특별한 코스가 됐다”며 “잠실철교도 좋고 자전거전용도로가 있는 잠실대교도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좋은 다리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데에 초보인 그는 욕심만 앞서 무리하기 보다는 자신의 체력 상태와 컨디션에 맞게 자전거 타는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처음부터 자전거를 타고 왕복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어요.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는 날은 버스로 퇴근하고, 그 다음 날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방식으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체력이 길러지고 요령이 더 생기면 출퇴근 모두를 자전거로 하려고 해요.”
자전거출퇴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에게는 벌써부터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전보다 훨씬 머리가 맑아지고 피곤함을 덜 느끼며, 잠도 푹 잘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씨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데 벌써 살이 조금 빠져 허리띠가 느슨해짐을 느낀다”며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돼 앞으로 꾸준히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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