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년생 아들을 둔 주부 이모(39)씨가 우연히 듣게 된 친구와 통화하는 아들의 대화. 아들의 입에서는 “야, XX. 졸라 재수 없다. (중략) 담탱이(담임 선생님)한테 걸려 캡숑(많이) 혼났지만 열라 재미있었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집에서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비속어와 욕설로 가득한 아이의 대화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너 어디서 그런 말 배웠니?” 다그치듯 물은 엄마의 질문에 “엄마, 이렇게 얘기 안 하면 반에서 다굴(‘왕따’라는 뜻) 당해요. 친구들끼린 다 이렇게 얘기해요. 그냥 장난인데…. 다른 데선 안 쓰니까 걱정 마세요”라는 아들의 답이 돌아왔다.
남녀불문, 연령도 낮아져
일상생활에서 욕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요즘 아이들. 욕을 하는 아이도, 듣는 아이도 낯빛하나 변하지 않는다.
‘어른들도 어려서 욕하면서 자랐지만 나이 들면 다 괜찮아진다’고 위안하며 그저 성장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쉽게 여기기에는 그 수위가 예상보다 너무 심각한 실정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등학생 대부분이 욕을 한다. 남, 여학생을 불문하고 욕하는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심지어는 유치원생도 쉽게 욕을 하고 있다. 미취학 아이들이 이렇게 욕을 하는 이유는 관심을 끌기 위해서 혹은 욕의 억양이 재미있어서 하는 경우가 많고, 10대 아이들의 경우 또래와의 어울리는 수단, 나도 이제 어른이 됐다는 자기 우월감, 과시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특히나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욕은 일종의 또래집단의 언어로써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욕을 사용한다. 강하고 센 느낌을 위해 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 초등6학년 학생은 “처음엔 꺼림칙하던 기분이 들었지만 익숙해지다 보니 ‘욕이 나쁘다’는 것을 잊고 습관처럼 욕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욕을 잘하는 친구는 왠지 세 보이고 멋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이트리 심리상담치료센터 재활심리치료연구소 권재희 소장은 “학령전기, 학령기 아동은 또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런 만큼 또래 내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유행어를 흉내 내거나 욕을 배워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욕은 또래집단과 인터넷 안에서 활개 친다. 그러나 부모와 담임교사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날까 봐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욕 하는 아이들이 많다''라기 보다는 ''욕 하는 아이들이 바로 우리 아이''라는 점이다.
욕 배우는 통로는 친구, 선배인터넷, 매스컴
아이들은 저학년 때부터 욕설을 접하고 고학년 때 대부분 욕을 사용한다. 일명 ‘짱’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져간다. 친구, 선배 심지어는 부모에게서 욕을 쉽게 접하고 배우는 아이들은 쉽게 배운 만큼 자연스럽게 욕을 사용한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인터넷 소설에서 대부분의 욕을 배운다면 남학생들은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채팅방에서 모든 욕을 배운다고 할 수 있다.
욕설 차단 프로그램이 있지만 욕설의 자음만 표기하거나 표현을 변형시키면 누구나 욕을 할 수 있으므로 이미 욕설차단기능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
또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한 친구 선배 등 다양한 인맥에 의해 욕을 배우기도 한다. TV나 영화 역시 욕의 통로로 사용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부모의 욕설.
권 소장은 “부모에게서 직접 욕을 들었을 경우 자신감 저하 및 열등감을 갖게 된다. 아이들에게 바른말 고운말을 권하기보다 환경을 정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언어생활에는 주변의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것.
“욕하는 아이의 주변에는 거의 대부분 욕하는 어른이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다. 요즘 들어 가장 위험한 것은 물론 텔레비전이다.
어떤 형태든 욕하는 행동을 고치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부모가 적절한 바른 말을 사용하는 모델이 되는 것이다.” 권 소장의 설명이다.
욕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아이가 욕하는 것을 들었다면 아이가 가볍게 욕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반응은 금물이지만 잘못된 행동임을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므로 자녀를 향한 막연한 방관보다 적절한 관리 감독이 필수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권 소장은 “부모가 욕하는 행동에 대해 비판적으로 반응하면 아이가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욕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인지 모르고 하는 경우도 있고, 현 상황에서 어떤 대상에게 욕을 하는 것이 나쁜 줄 알면서도 자기통제가 부족하여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욕하는 행동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기보다는 대상과 상황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며 “아이의 욕하는 행동을 고치려고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오히려 부모가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욕을 하게 된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주위 시선을 끌기위한 수단일 때는 욕하는 행동은 무시하고, 바람직한 대체행동을 할 때 관심을 주어야 한다”고 권 소장은 덧붙였다.
사랑스런 아이 입에서 욕이 나오는 것을 들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당황하게 된다.
물론 아이도 당연히 화가 나는 때가 있고, 이때 화를 표출하는 말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출이 욕으로 된다는 것은 문제이고 고쳐야만 한다.
권 소장은 “아이가 흥분한 경우에는 우선 아이가 진정되도록 낮은 목소리로 타이른 후 단호하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 주는 것이 좋다. 공격적이고 습관적인 욕은 아이가 욕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내면의 불만을 이해해주는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나쁜 줄 모르고 욕을 하는 경우 야단부터 치기보다는 그 상황에 적절한 바른 말로 바꾸어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욕하는 아이들’은 넘쳐 나는데…
부모들은 아이들의 언어교육을 학교에 기대보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학교에서도 속수무책인 아이들의 언어교육.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국어 과목의 말하기와 듣기 부분, 도덕 교과의 일부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긴 하지만 ‘욕하지 않기’ 혹은 ‘바르고 고운 말 쓰기’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습관’ 정도에 해당하는 교육일 뿐이다. 결국 실제적이고 세부적인 학생 지도는 개별 학교와 교사의 몫”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욕은 스트레스 해소, 상대방과의 친밀감’등 장점을 갖는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리분별 가능한 성인의 경우에 한하므로 아이들이 모르고 쓰는 욕을 어릴 때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습관으로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도움말 : 아이트리 심리상담, 치료센터
재활심리치료연구소 소장 권재희
793-3475
이경희 리포터 hkjy68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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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비속어와 욕설로 가득한 아이의 대화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너 어디서 그런 말 배웠니?” 다그치듯 물은 엄마의 질문에 “엄마, 이렇게 얘기 안 하면 반에서 다굴(‘왕따’라는 뜻) 당해요. 친구들끼린 다 이렇게 얘기해요. 그냥 장난인데…. 다른 데선 안 쓰니까 걱정 마세요”라는 아들의 답이 돌아왔다.
남녀불문, 연령도 낮아져
일상생활에서 욕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요즘 아이들. 욕을 하는 아이도, 듣는 아이도 낯빛하나 변하지 않는다.
‘어른들도 어려서 욕하면서 자랐지만 나이 들면 다 괜찮아진다’고 위안하며 그저 성장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쉽게 여기기에는 그 수위가 예상보다 너무 심각한 실정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등학생 대부분이 욕을 한다. 남, 여학생을 불문하고 욕하는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심지어는 유치원생도 쉽게 욕을 하고 있다. 미취학 아이들이 이렇게 욕을 하는 이유는 관심을 끌기 위해서 혹은 욕의 억양이 재미있어서 하는 경우가 많고, 10대 아이들의 경우 또래와의 어울리는 수단, 나도 이제 어른이 됐다는 자기 우월감, 과시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특히나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욕은 일종의 또래집단의 언어로써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욕을 사용한다. 강하고 센 느낌을 위해 욕을 사용하기도 한다.
한 초등6학년 학생은 “처음엔 꺼림칙하던 기분이 들었지만 익숙해지다 보니 ‘욕이 나쁘다’는 것을 잊고 습관처럼 욕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욕을 잘하는 친구는 왠지 세 보이고 멋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이트리 심리상담치료센터 재활심리치료연구소 권재희 소장은 “학령전기, 학령기 아동은 또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런 만큼 또래 내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유행어를 흉내 내거나 욕을 배워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욕은 또래집단과 인터넷 안에서 활개 친다. 그러나 부모와 담임교사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혼날까 봐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욕 하는 아이들이 많다''라기 보다는 ''욕 하는 아이들이 바로 우리 아이''라는 점이다.
욕 배우는 통로는 친구, 선배인터넷, 매스컴
아이들은 저학년 때부터 욕설을 접하고 고학년 때 대부분 욕을 사용한다. 일명 ‘짱’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져간다. 친구, 선배 심지어는 부모에게서 욕을 쉽게 접하고 배우는 아이들은 쉽게 배운 만큼 자연스럽게 욕을 사용한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인터넷 소설에서 대부분의 욕을 배운다면 남학생들은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채팅방에서 모든 욕을 배운다고 할 수 있다.
욕설 차단 프로그램이 있지만 욕설의 자음만 표기하거나 표현을 변형시키면 누구나 욕을 할 수 있으므로 이미 욕설차단기능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
또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한 친구 선배 등 다양한 인맥에 의해 욕을 배우기도 한다. TV나 영화 역시 욕의 통로로 사용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부모의 욕설.
권 소장은 “부모에게서 직접 욕을 들었을 경우 자신감 저하 및 열등감을 갖게 된다. 아이들에게 바른말 고운말을 권하기보다 환경을 정화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언어생활에는 주변의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것.
“욕하는 아이의 주변에는 거의 대부분 욕하는 어른이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다. 요즘 들어 가장 위험한 것은 물론 텔레비전이다.
어떤 형태든 욕하는 행동을 고치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부모가 적절한 바른 말을 사용하는 모델이 되는 것이다.” 권 소장의 설명이다.
욕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리 아이가 욕하는 것을 들었다면 아이가 가볍게 욕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반응은 금물이지만 잘못된 행동임을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므로 자녀를 향한 막연한 방관보다 적절한 관리 감독이 필수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권 소장은 “부모가 욕하는 행동에 대해 비판적으로 반응하면 아이가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욕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인지 모르고 하는 경우도 있고, 현 상황에서 어떤 대상에게 욕을 하는 것이 나쁜 줄 알면서도 자기통제가 부족하여 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욕하는 행동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기보다는 대상과 상황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며 “아이의 욕하는 행동을 고치려고 강경하게 대응할 경우 오히려 부모가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욕을 하게 된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주위 시선을 끌기위한 수단일 때는 욕하는 행동은 무시하고, 바람직한 대체행동을 할 때 관심을 주어야 한다”고 권 소장은 덧붙였다.
사랑스런 아이 입에서 욕이 나오는 것을 들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당황하게 된다.
물론 아이도 당연히 화가 나는 때가 있고, 이때 화를 표출하는 말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출이 욕으로 된다는 것은 문제이고 고쳐야만 한다.
권 소장은 “아이가 흥분한 경우에는 우선 아이가 진정되도록 낮은 목소리로 타이른 후 단호하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 주는 것이 좋다. 공격적이고 습관적인 욕은 아이가 욕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내면의 불만을 이해해주는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나쁜 줄 모르고 욕을 하는 경우 야단부터 치기보다는 그 상황에 적절한 바른 말로 바꾸어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욕하는 아이들’은 넘쳐 나는데…
부모들은 아이들의 언어교육을 학교에 기대보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학교에서도 속수무책인 아이들의 언어교육.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국어 과목의 말하기와 듣기 부분, 도덕 교과의 일부에 관련 내용이 언급되긴 하지만 ‘욕하지 않기’ 혹은 ‘바르고 고운 말 쓰기’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생활습관’ 정도에 해당하는 교육일 뿐이다. 결국 실제적이고 세부적인 학생 지도는 개별 학교와 교사의 몫”이라고 말한다.
혹자는 ‘욕은 스트레스 해소, 상대방과의 친밀감’등 장점을 갖는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리분별 가능한 성인의 경우에 한하므로 아이들이 모르고 쓰는 욕을 어릴 때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습관으로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도움말 : 아이트리 심리상담, 치료센터
재활심리치료연구소 소장 권재희
793-3475
이경희 리포터 hkjy68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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