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쉽게 생각하면 영원한 친구가 된다.

이강산 시인의 문학론

지역내일 2008-09-11
“제가 대학 1학년 때 한 교수님이 조그만 몽당연필 하나는 주워 칠판에 써 준 4행으로 된 시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시에 대한 충격으로 시인이 되었습니다. 그 시는 바로 김준태 시인이 쓴 감꽃이라는 4행짜리 시입니다.‘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전쟁 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지금은 엄지에 침을 발라 돈을 세지/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이 시는 문학을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어마어마한 철학과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에서 대전작가회의 주체 청소년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우리 문단에서 중견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강산(50) 시인의 문학 강연이 있었다. 강의는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즐거운 문학, 문학을 즐기자’ 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 시인은 “문학을 쉽게 시작해야만 친구처럼 평생 동안 같이 지낼 수 있다.”면서“문학은 일기 쓰듯이 친구와 이메일 편지를 주고받듯이 접근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문학과 평생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는 우리 주변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감각이다.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을 메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학은 평범한 삶의 모습을 언어로 바꿔 놓은 것으로 어렵지 않지만 대단히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문학을 쉽게 만나고, 쉽게 시작해서 오랫동안 친구로 사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 시인은 군 제대 후 대학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혼자 시와 소설을 습작하던 중‘삶의 문학’과‘실천문학’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학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는 198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대전·충남지역문학의 활성화 및 진보성을 꾀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또 대전·충남작가회의 전신인‘대전·충남민족문학인협의회’를 결성하여 선후배 문인들과 함께 지역문학의 활성화 및 대중화에 힘써왔다. 작품세계에서도 분단 문제를 비롯한 당대의 현실과 민족문제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시인으로 출발한 그는 현재 시, 소설, 사진이라는 3마리 토기를 잡고 있다. 소설은 시로 풀어내지 못하는 문학적 대상에 대한 접근이며, 사진과 시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사진은 시, 소설의 창작과 관련 있는 주제를 설정하여 흑백사진 작업을 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첫 번째 흑백사진개인전 주제가‘철거·재개발 다큐’였던 만큼 이후의 작업 방향도 그와 연계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당대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민족 문제, 현실 문제, 내 이웃의 문제를 창작 작업을 통해 문학과 사진으로 표현해나갈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20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재직하다가 현재는 신탄진 중학교 국어담당 교사로 25년째 교단에 서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작품으로는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물속의 발자국’이 있다. 또 2005년에 한국 흑백사진 페스티벌에 참가했으며, 2007년에 흑백사진개인전 「가슴으로 바라보다」(GALLERY photo class)를 가진바 있다.

문의 : lks5929@hanmail.net
조용숙 리포터 whdydtnr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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