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푸대접 말라” 충청도 뿔났다

충청권 홀대론’ 빠르게 확산 … 충북은 다음달 4일 대규모 집회

지역내일 2008-09-11
‘이명박정부가 충청권을 푸대접하고 있다’는 이른바 충청권 홀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각종 인사에서 철저히 무시되는데다 각종 지역 현안사업도 속 시원히 진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단체장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인사·정책에서 충청은 항상 밀려” = 충청권 홀대론은 이명박정부 인사정책에서 출발했다. 취임 6개월이 지났지만 정책 결정에 영향력이 있는 요직에서 충청권 인사를 찾아볼 수 없다는 불만이다.
이는 곧바로 지역 최대 현안인 행정도시 문제로 이어졌다. 원점 재검토와 예산 삭감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은데다 정부가 관련 법규를 무시하면서 행정도시 이전계획 변경 고시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행정도시 이전기관이 12부4처2청에서 9부2처2청으로 변경됐고 통상적 절차에 따라 정부조직법이 개정된 2월 이후에 곧바로 변경 고시가 이뤄져야 했다는 것이다.
충청권은 이 밖에도 실체 없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수도권전철 청주공항 연장 관련 예산삭감, 국방대 논산 이전 지연, 지역균형발전 정책 후퇴 등을 홀대 사례로 들고 있다. 박성효 대전시장과 대전지역 시민단체들도 근현대사박물관 건립 무산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도 지키지 않는 정부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와 충북도의회 등 도내 16개 기관·단체로 구성된 수도권과밀반대 충북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현 정부의 충북홀대를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며 “강력한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우선 25일 정책워크숍을 열고 ‘지역발전정책과 충북지역 현안에 대한 대정부 요구안’을 마련한다. 요구안은 26일 청와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토해양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정부 요구안 관철을 위해 다음달 4일 청주체육관 앞 광장에서 도민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항의집회도 열기로 했다.
협의회는 또 도민 행동지침을 발표해 현수막 걸기, 사이버 시위, 항의시위 등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상경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발언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다. 김 지사가 “균형발전은 공산당도 성공하지 못한 정책” “행복도시 성공할 수 없다” 등을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역 민심을 자극한 것이다.

◆“이러다 단체장 모두 탈당한다” =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충청권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단체장들의 탈 한나라당 명분 쌓기가 구체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자유선진당과 충청권 3개 시·도가 현안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책협의회를 갖는 등 충청권 시·도와 야당 간 공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권 단체장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지역구 의원은 모두 자유선진당과 민주당 의원이라는 점을 정부가 망각하고 있다”며 “정당과 지역을 초월해 정부에 공동대처해 나간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 충남 충북 광역단체장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시장 군수 구청장도 전체 33명 가운데 16명이 한나라당이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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