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있던 나의 여름방학

“국민 모두가 법을 잘 지키는 나라 됐으면”

어린이배심원캠프 다녀온 서정우(13·화정초 6학년)군

지역내일 2008-09-11
지난 8월11일부터 13일까지 한국법문화진흥센터(대전 유성구 원촌동)에서는 법무부 주최 2008 어린이배심원캠프가 열렸다. 올부터 시범운영중인 국민참여재판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미래 주역인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법 취지를 올바로 이해시키고 법과 관련된 민주적 태도와 도덕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교육시키고자 마련된 이번 캠프는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이 참가 대상이었다.
전국에서 참가를 희망한 학생이 총828명. 학생들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기준으로 이 가운데 70명이 캠프참가자로 선정되었다. 10대 1을 웃도는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어린이배심원캠프에 참가한 대전화정초등학교 6학년 서정우(13)군을 만나보았다

11대1 경쟁률 뚫은 자기소개서
‘......내 성격은 조심성이 부족하다. 무슨 일이든 생각해 보지 않고 무조건 즉흥적으로 한다는 건 고쳐야 한다고 주위에서 말하지만, 나는 이런 호탕한 성격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 때문에 어떤 때는 동생과 싸울 때도 있다.....(중략)....내가 법에 대해 접해본 일은 거의 다 동생과 싸우면서 접해본 것 같다. 싸울 때마다 서로의 의견을 자세히 듣고 좋은 판결을 내려주시는 엄마는 판사, 싸운 우리는 피해자나 가해자, 엄마가 내려주는 판결은 처벌, 집안에서 싸우면 안 된다는 집안에서의 규칙은 일종의 법..이렇게 생각해보면 난 거의 매일 법원에 앉아 있는 셈이다....’
서정우 군이 캠프 참가를 위해 제출했던 자기소개서 내용가운데 일부다. 평소 책읽기를 즐겨하는 서 군은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교내 글짓기 상을 거의 휩쓸 정도로 글쓰기 능력이 뛰어나다.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발표력도 좋은 편이다. 이번 배심원 캠프에서도 이런 능력들이 여실히 반영되었다.
“캠프 프로그램 중에 찰흙으로 ‘법은 무엇인가’ 표현해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저는 법은 똥이라고 했죠. 법은 복잡하고 모든 것이 들어 있으니까요. 제 생각을 듣고 처음엔 웃던 친구들과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었어요.”

법에 대한 엄숙함과 중요성 느껴
어린이배심원캠프가 진행된 2박3일 동안 참가자들은 검찰과 경찰, 법정 등 사법기관을 방문하고 실제 재판이 이뤄지는 현장도 참관했다. 서정우 군은 “친구 간에 벌어진 사기에 관한 재판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지켜보는 내 등골이 다 서늘해 질정도로 엄숙해서 놀랐다”며 “재판 후 판사님과 대화를 나누며 법관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서 군에게 가장 기억 남는 프로그램은 모의법정이었다. 조별로 각자 판사, 검사, 변호사, 배심원 등 역할을 나누어 재판을 진행해보는 시간으로 서 군은 배심원 역할을 맡았다. 재판의 주제는 인터넷에 악성댓글을 단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사건을 판결하는 것이었다. 서 군은 “배심원은 아무 때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심원만 들어가는 곳에서 남이 듣지 못하도록 말해야 하고, 판사와 검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바로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함부로 생각하지 말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래희망이 대통령인 서정우 군은 또 “우리나라가 아직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가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지 않아서라니 안타깝다”며 “나를 비롯한 우리가족, 또 모든 국민들이 법을 잘 지켜서 하루 빨리 선진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의젓하게 덧붙였다.

중국언어 및 문화연수 다녀온 신상훈(12·샘머리초 5학년)군

“큰 나라 중국, 좀 더 많은 걸 알고 싶어요”

샘머리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인 신상훈(12)군은 지난 7월27일부터 8월8일까지 2주간 중국의 소주대학교 부속초등학교에 열린 중국언어 및 문화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신상훈 군이 지난 6월28일 우송대학교가 주최한 전국초등학생 중국어 말하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게 되면서 그 포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항공료를 제외한 모든 연수비용을 지원받았다. 우송대학교에 따르면 이번 중국어캠프는 중국 한빤(중국교육부 산하기구)의 지원으로 교육을 위탁받은 중국소주대학과 공동으로 주최하였으며 중국 교수진에 의한 체계적인 중국어 학습과 문화체험 및 탐방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주대학 부속초등학교 학생들과 여러 가지 활동에 같이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런 교류의 장도 만들어졌다고.

한자공부, 중국어에 도움 많이 돼
신상훈 군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3학년 때. 중국에 살고 있는 친지방문차 부모님과 몇 차례 중국에 다녀온 후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다. 신 군은 “7살 때부터 한자를 배우기 시작해서 한자 1000자를 마쳤는데, 그 때문인지 중국어가 낯설지 않았다”며 “중국어는 발음은 같지만 뜻이 다른 말들이 많아서 매일매일 꾸준히 듣고, 따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상훈 군은 현재 15세 이하 어린이 중국어능력시험인 YCT 3급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해 본 YCT 2급 시험에서는 전국 응시자 가운데 24명안에 드는 성적으로 상장과 부상을 받기도 했다. 언어적 감각이 뛰어나 중국어 외에 영어와 일본어도 배우고 있다.
이번 중국어캠프가 열렸던 2주간이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 본 경험이라는 신 군은 “도착해서 이틀 정도는 집 생각이 나기도했지만, 그 이후론 견딜 만했다”며 “부모님들이 캠프를 통해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며 좋아 하신다”고 전했다. 캠프 동안 중국어 선생님들의 수업을 알아듣는 데는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다양한 체험학습 경험이 기억남아
중국언어 및 문화연수 일정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빽빽하게 진행되었다. 오전에는 주로 중국어 교육과 중국시낭송, 동요 등 학습적인 내용을 수업 받고 오후에는 민간공예체험이나 중국악기배우기, 경극 등 체험과 문화탐방 위주의 활동이 이어졌다. 주말에는 중국의 명·청시대 정원이었던 졸정원과 예원 등을 둘러보았다.
신상훈 군은 “하나하나 다 재미있었지만 중국 상점에 가서 직접 물건을 사보는 마트체험과 중국 올림픽이 열리던 날 친구들과 함께 모여 TV로 중계를 지켜보던 것이 기억에 특히 많이 남는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은 훨씬 더 크고 복잡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이 나라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기숙 리포터 kisu-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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