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파릇한 희망은 있는가

지역내일 2008-08-16
네모 이야기
젊음, 파릇한 희망은 있는가 - 88만원 세대(우석훈. 박권일 공저. 2007)

한때 리포터도 “요즘 것들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 하겠어”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 요즘 것들이 바야흐로 중년에 접어들만 하니 진짜로 요즘 것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러다가 그야말로 ‘어쩌다 보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유명세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굳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저 멀리 던져놓았던 책. 그랬건만 그 한 권이 ‘요즘 것들’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게 하는 계기를 던져주었다. 더 나아가 세상을 이 판으로 이끌어온데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가득하게 만들었다.
스물이면 어른이라 불려도 충분한 나이. 그럼에도 요즘의 대학생은 전혀 어른의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그것을 지금까지 그들의 부족함, 늦됨, 고민하지 않음이라고 여겨왔었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 그 오해가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것은 사회가,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사회의 중심으로 그 혜택을 고스란히 거머쥔 앞선 세대가 조장한 결과였다.
저들은 대학시절에 낭만을 이야기하고 비라도 오면 낮부터 학교 앞 주점에서 막걸리를 주어마시면서도 졸업 후 대기업에서 어엿하게 주역으로 활동할 수가 있었다. 그러면서 이야기한다. 요즘 것들은 왜 사회에 대해 고민을 안 해? 왜 다 지들 밖에 몰라?
그런데 어디 사회에 충실할 수 있어야 말이지. 자신을 놓고 사회에 대해 고민을 한다면 어디 그 사회에 발이나 붙일 수 있는 시대인가. 무한경쟁, 승자독식 등 무시무시한 언어로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그때부터 아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디 그들에게 다른 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뿐인가. 아무리 열심히 산다 해도 절대 예전과 같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지 않은가.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고 해놓고는 대졸자에게 주차장에서 손을 흔들 것을 강요하고 편의점에서 시간 당 4000원의 임금에 만족할 것을 강요한다.
이래서야 어디 젊음에 희망이 있을까. 하지만 저자는 그 젊음이 희망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 책은 성실하게 살기를 강요받으면서 꼼짝할 수 없이 공부라는 틀에 묶여 있는 지금의 10대?20대와, 젊은 시절에 낭만을 한껏 누렸던 사람들이 같은 사회 혹은 같은 국민경제 속에 살며 발생하게 되는 불균형에 관한 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대 간 균형의 유일한 가능성은 젊은 세대가 윗세대에 대항해 집단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디 감히 반란을? 하지만 그 반란은 충분히 이유가 있다. 윗세대가 애지중지 키우는 자식들은 금세 요즘 것들이 될 것이기 때문. 그러니 이 책을 펼쳐보자. 물론 읽어갈수록 한숨이 나오겠지만 한숨을 함께 쉬어줌이 미래의 희망을 위한 시작이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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