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환경을 위한 천연나들이

지역내일 2008-08-16
에코맘 ② 소만마을 김순옥 주부

“제가 에코맘 자격이 있을까요? 그냥 천연의 매력에 빠진 것 뿐인데….” 소만마을에 사는 김순옥씨는 천연 재료로 비누와 화장품, 세제 등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내 아기와 남편을 위해 천연 화장품, 천연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김씨는 에코맘이란 거창한 이름은 어색하다고 말한다.

김씨는 지난해 겨울 온두라스로 파견나간 친구가 던진 한마디에 천연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내용인즉,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에서는 아기에게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바세린을 발라준다며, 김순옥씨에게 직접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 당시 김씨는 임신 5개월이어서 태어날 아기를 위해 한번 해볼까 생각했다.

워낙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김씨. 뭔가 만들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만드는 법을 숙지하고 재료를 구입해 겁도없이(?) 혼자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아이가 사용하는 것인데, 이것이 정말 안전한 것인가 의심스러웠단다. 검증이 필요했던 것. 그래서 능곡에 있는 전문매장에서 본격적으로 천연 바디 로션과 아토피 연고를 만드는 법을 배웠다. 김씨는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천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 더욱 욕심이 났다.

자연으로 치유해 면역력 높인다
“지금까지 천연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기가 생기면서, 내 소중한 아기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다보니 천연이 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우리 아기 몸에 직접 닿는 비누부터 바꾸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로션, 연고 등을 한개씩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아기를 낳고 천연에 더욱 신뢰가 깊어졌다. 태열기가 있었던 아기를 병원에 데려갔더니, 아토피라며 바로 스테로이드계 로션을 처방해줬다. 헌데 그 로션을 바르는 순간 태열이 쏙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조금 지나니 다시 태열기가 올라왔다. 그래서 아이에게 다시 발라주려다 보니 겁이 났다. 이렇게 치료를 계속하다가는 스테로이드 내성만 키우겠다 싶어서, 자연 치료제로 자연스럽게 치료해보자고 결정했다. 결국 천연 비누와 로션을 활용해 태열기를 잠재울 수 있었다.

“천연 비누의 주성분이 되는 아로마는 내 몸을 자연스럽게 치료하며 면역성을 키워줘요. 아토피에 가장 중요한 보습 효과도 탁월해 천연 치료제라 할 수 있지요.”

천연 제품은 말 그대로 화학 약품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에서 나온 그대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비누를 단단하게 해주는 경화제, 부패를 막아주는 방부제, 인공향, 합성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천연 비누는 물에 닿으면 쉽게 물러지고, 천연 화장품은 냉장 보관하지 않거나 더러운 손으로 내용물을 만지면 곰팡이가 피곤 한다.
“처음엔 너무 놀라서, 이렇게 되면 불편해서 어찌 사용하나 싶었는데, 이것이 곧 순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어요?” 하면서 반문한다. 천연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화학 재료를 사용하지 않기 위함인데, 그 목적은 제대로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응용 가능한 천연의 매력
지금까지 김씨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천연 비누는 기본, 로션, 스킨, 자외선 차단 크림, 폼클렌징, 기저귀발진크림, 모기 퇴치 스프레이와 연고, 방향제, 샴푸와 린스, 섬유 유연제, 주방 세제 등이다. 이들 제품은 각 기능에 적합한 페이스트를 만들고 거기에 에센셜 오일이나 허브를 섞어서 효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그중 김씨가 가장 자랑하는 것은 모유비누. 모유비누는 모유와 천연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배합해 두달 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모유를 직접 사용해 신생아의 피부에 보습력을 높여 아토피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천연 제품의 매력 중 하나는 내게 맞는 제품을 아무 때나 내 맘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응용이 가능하다는 뜻인데, 방향제라 하더라도 아기 것과 남편 것이 다르다. 아기 곁에 두는 방향제는 모기를 쫓는 시프로넬라 오일과 수면 활동을 돕는 라벤더 오일을 추가해 기능성을 높였다. 남편의 차에 두는 방향제는 호흡기에 좋은 유칼립투스 오일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라벤더, 로즈마리 오일을 추가해 차안의 상쾌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모기 퇴치 연고를 만들 때도 기능을 조금만 추가하면 상처 연고의 기능도 할 수 있어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제 김씨는 천연의 매력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릴 전도사 역할을 하려고 한다. 내 몸에 좋은 것은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욱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 현재는 전문가 과정까지 마치고 창업 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또한 네이버에 ‘콩이와 함께하는 천연나들이’ 카페도 만들어 천연 이야기를 알리는데 열심이다. 김씨는 “가족을 위해 천연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천연을 느끼고 체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을 가졌다면 에코맘의 자격은 충분하지 않을까.

김순옥씨가 알려주는 아로마 오일로 여름나기
·더운 여름밤 잠이 안 올 때: 라벤더, 베르가못, 스윗오렌지, 캐모마일로만, 네놀리, 만다린 등
·모기나 벌레가 달려든다면: 시트로넬라, 레몬그라스, 티트리, 로즈제라늄, 라벤더, 제라늄, 바질 등
·몸에 땀띠가 난다면: 라벤더, 티트리, 제라늄, 캐모마일 로먼, 캐모마일 저먼 등
·집안에 습기며 냄새가 나요: 레몬, 오렌지, 유칼립투스 등
·땀냄새가 많이 나요: 레몬, 제라늄, 사이프러스, 유칼립투스, 녹차팅크 등
·나른하니, 기억력이 떨어질 때: 로즈마리, 바질, 시더우드, 사이프러스 등

김영미 리포터 ymnk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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