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비전과 자질을 키우는 인문교육
7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6시30분. 대전교육과학연구원(원장 최진동) 4층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영재교육 수업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전의 각 초·중학교에서 선발된 영재들이 수학, 과학, 발명, 인문반으로 나누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수업은 올해 처음 신설된 인문영재반이다. 대전시교육청은 영재교육대상자와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추진방침에 따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 초등(20명)과 중등(20명)인문영재반 각 1학급,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 고등 인문영재학급(16명) 1학급을 신설한 바 있다.
논술, 영어, 리더십, 사회, 윤리 통합교육 실시
인문영재반 초등교실의 7월25일 수업은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요’라는 주제아래 감동적인 글쓰기에 관한 수업이 진행되었다. 이날 수업을 맡은 이는 인문영재반 논술·글쓰기 분야의 임현수(현암초등학교)교사다. 강의교재로는 미국대학입학시험인 SAT에서 최우수에세이로 선정되어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강진석씨의 글이 제시되었다. 강진석 씨는 맹인으로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의 큰아들로 자신의 인생에 아버지가 끼친 영향을 진솔하게 기록한글로 최우수작의 영예를 안았었다.
학생들은 각자 글을 읽고 머리를 스치는 연상단어를 몇 가지 기록한 후 자신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생각에 대해 들어보고 토론을 거쳐 글의 주제를 찾고 어떤 글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민족사관고등학교에 관한 동영상 자료를 감상하며 세계로 향한 꿈을 키우는 내용의 수업이 이어졌다. 임현수 교사는 “인문영재반 수업은 영역별로 크게 논술, 영어, 리더십, 사회, 윤리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사실상 각 분야의 통합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주는 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문영재 초등반 학습주제는 ‘꿈으로 가는 열차’, ‘나만의 시간 디자인’, ‘나누는 삶이 세상을 바꾼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등반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화된 주제로 ‘철학이란 무엇이며, 왜 철학을 하는가?’, ‘일본의 역사 왜곡 탐구’, ‘시사토론’ 등의 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문사회 관련 경시대회 입상자 지원가능
현재 인문영재반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다른 영재교육대상자와 함께 지난해 11월 초 지원서류를 제출하고 총 3차에 걸친 시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이다.
지원자격은 올해 초등6학년과 중학교3학년이 된 학생들로 교육감이 인정하는 초·중학교의 급별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에서 1년 이상 이수한 학생이나 교육과학부와 시도교육감이 인정한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 또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 등이 지원할 수 있다. 단, 학교장 추천은 각 학교별로 해당학년학급수의 20%만 추천하고 소수점이하는 절상한다. 즉 6학년이 7학급인 경우 2명을 추천할 수 있다.
입상경력은 대전시교육청 주최 국어경진대회 입상자와 영어발표한마당축제(영어말하기, 영어연극, 영작문)입상자, 시도교육감 주최 초등 영어 올림피아드 대회 입상자. 그 외 장관급이나 교육감 주최 언어영역(국어, 독서, 논술, 영어, 한문), 사회영역(국가, 사회, 도덕, 철학)관련 대회 입상자가 해당된다.
선발시험, 기초지식에 입각한 창의성 중시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영재교육선발 시험은 자체출제방식을 따르고 있다. 동·서부교육청 영재교육원 등이 한국영재교육개발원에서 제공한 선발시험을 치르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1차 시험은 영재성판별검사Ⅰ로 창의성 및 기초지식 기능시험을 치러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게 된다.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영재교육원담당자 이상탁 교사는 “창의성을 판별하는 점은 다른 영재교육원 선발시험과 같지만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시험은 수학, 과학, 인문 등 각 지원분야별 기초지식에 입각한 창의성을 묻는 문제가 더 많이 출제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인문영재선발시험은 국어, 논술, 영어, 사회내용이 포함되었다. 임현수 교사는 “출제범위는 4, 5학년 교육과정 수준에서 통합교과적인 자료분석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출제되었다”며 “일상적인 답변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흥부전에 관한 텍스트를 주고 제목을 붙이는 문제가 출제되었을 때, ‘흥부전’이란 정답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독특하고 눈에 띄는 제목을 붙이는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차 선발시험에는 출산율을 나타낸 그래프를 보고 기사문을 써보거나 환경을 위한 공익광고 문구를 만들어 보는 문제 등이 출제되었다.
정원의 120%를 선발하는 2차 시험은 과제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1차보다 문항 수는 적지만 보다 심화된 문제가 출제된다. 3차 면접 및 구술시험은 학생들의 학습의욕과 학업계획 등을 주로 묻게 된다. 예를 들어 ‘집이 너무 먼데 차로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질문이 주어진다.
이상탁 교사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 중에는 영재교육원 입학을 특목고나 유명대학 입학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영재교육의 취지에 맞게 국가 및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나가는데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교육에 임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Tip. 인문영재반 학생 미니인터뷰
전주희(신계초등학교 6학년)
“작년에 지역공동 영재학교 과학반에 다녔는데, 인문영재반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매일 새로운 주제로 공부하는 것이 마음에 들고, 평소보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다른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고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것도 제겐 좋은 점입니다.”
박지연(성남초등학교 6학년)
“글쓰기 수업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입학시험 때 환경문제에 대해서 글을 써보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저는 태안앞바다에 대해 글을 썼어요. 좋은 글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창의적인 글이란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써보고자 노력하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글을 쓸 수 있게 되어서 좋아요.”
이다빈 (한밭초등학교 6학년)
“평소에 세계명작이나 한국고전을 많이 읽고 시를 쓰던 습관이 인문영재반 입학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곳 외에 카이스트 신동프로젝트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영어수업 중에 영어로 된 영화를 보고 받아쓰던 수업이 재미있어서 집에서도 가끔 하고 있어요. 리더십 수업이나 문학수업 등 모든 게 실생활에 유용한 수업이라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유빈 (대전성모초등학교 6학년)
“보통 때 토론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곳 수업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꿈을 크게 갖고 책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한 후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해 불치병을 고치는 약을 만들고, 세계구호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은 것이 제 꿈입니다.”
김기숙 리포터 kisu-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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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6시30분. 대전교육과학연구원(원장 최진동) 4층의 불이 환하게 켜졌다. 영재교육 수업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전의 각 초·중학교에서 선발된 영재들이 수학, 과학, 발명, 인문반으로 나누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수업은 올해 처음 신설된 인문영재반이다. 대전시교육청은 영재교육대상자와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추진방침에 따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 초등(20명)과 중등(20명)인문영재반 각 1학급, 대전외국어고등학교에 고등 인문영재학급(16명) 1학급을 신설한 바 있다.
논술, 영어, 리더십, 사회, 윤리 통합교육 실시
인문영재반 초등교실의 7월25일 수업은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요’라는 주제아래 감동적인 글쓰기에 관한 수업이 진행되었다. 이날 수업을 맡은 이는 인문영재반 논술·글쓰기 분야의 임현수(현암초등학교)교사다. 강의교재로는 미국대학입학시험인 SAT에서 최우수에세이로 선정되어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강진석씨의 글이 제시되었다. 강진석 씨는 맹인으로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의 큰아들로 자신의 인생에 아버지가 끼친 영향을 진솔하게 기록한글로 최우수작의 영예를 안았었다.
학생들은 각자 글을 읽고 머리를 스치는 연상단어를 몇 가지 기록한 후 자신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생각에 대해 들어보고 토론을 거쳐 글의 주제를 찾고 어떤 글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민족사관고등학교에 관한 동영상 자료를 감상하며 세계로 향한 꿈을 키우는 내용의 수업이 이어졌다. 임현수 교사는 “인문영재반 수업은 영역별로 크게 논술, 영어, 리더십, 사회, 윤리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사실상 각 분야의 통합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해주는 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문영재 초등반 학습주제는 ‘꿈으로 가는 열차’, ‘나만의 시간 디자인’, ‘나누는 삶이 세상을 바꾼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등반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화된 주제로 ‘철학이란 무엇이며, 왜 철학을 하는가?’, ‘일본의 역사 왜곡 탐구’, ‘시사토론’ 등의 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문사회 관련 경시대회 입상자 지원가능
현재 인문영재반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다른 영재교육대상자와 함께 지난해 11월 초 지원서류를 제출하고 총 3차에 걸친 시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이다.
지원자격은 올해 초등6학년과 중학교3학년이 된 학생들로 교육감이 인정하는 초·중학교의 급별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에서 1년 이상 이수한 학생이나 교육과학부와 시도교육감이 인정한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 또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 등이 지원할 수 있다. 단, 학교장 추천은 각 학교별로 해당학년학급수의 20%만 추천하고 소수점이하는 절상한다. 즉 6학년이 7학급인 경우 2명을 추천할 수 있다.
입상경력은 대전시교육청 주최 국어경진대회 입상자와 영어발표한마당축제(영어말하기, 영어연극, 영작문)입상자, 시도교육감 주최 초등 영어 올림피아드 대회 입상자. 그 외 장관급이나 교육감 주최 언어영역(국어, 독서, 논술, 영어, 한문), 사회영역(국가, 사회, 도덕, 철학)관련 대회 입상자가 해당된다.
선발시험, 기초지식에 입각한 창의성 중시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영재교육선발 시험은 자체출제방식을 따르고 있다. 동·서부교육청 영재교육원 등이 한국영재교육개발원에서 제공한 선발시험을 치르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1차 시험은 영재성판별검사Ⅰ로 창의성 및 기초지식 기능시험을 치러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게 된다.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영재교육원담당자 이상탁 교사는 “창의성을 판별하는 점은 다른 영재교육원 선발시험과 같지만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시험은 수학, 과학, 인문 등 각 지원분야별 기초지식에 입각한 창의성을 묻는 문제가 더 많이 출제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인문영재선발시험은 국어, 논술, 영어, 사회내용이 포함되었다. 임현수 교사는 “출제범위는 4, 5학년 교육과정 수준에서 통합교과적인 자료분석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풀 수 있는 난이도로 출제되었다”며 “일상적인 답변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흥부전에 관한 텍스트를 주고 제목을 붙이는 문제가 출제되었을 때, ‘흥부전’이란 정답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독특하고 눈에 띄는 제목을 붙이는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차 선발시험에는 출산율을 나타낸 그래프를 보고 기사문을 써보거나 환경을 위한 공익광고 문구를 만들어 보는 문제 등이 출제되었다.
정원의 120%를 선발하는 2차 시험은 과제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1차보다 문항 수는 적지만 보다 심화된 문제가 출제된다. 3차 면접 및 구술시험은 학생들의 학습의욕과 학업계획 등을 주로 묻게 된다. 예를 들어 ‘집이 너무 먼데 차로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질문이 주어진다.
이상탁 교사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 중에는 영재교육원 입학을 특목고나 유명대학 입학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영재교육의 취지에 맞게 국가 및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나가는데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교육에 임해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Tip. 인문영재반 학생 미니인터뷰
전주희(신계초등학교 6학년)
“작년에 지역공동 영재학교 과학반에 다녔는데, 인문영재반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매일 새로운 주제로 공부하는 것이 마음에 들고, 평소보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다른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고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것도 제겐 좋은 점입니다.”
박지연(성남초등학교 6학년)
“글쓰기 수업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입학시험 때 환경문제에 대해서 글을 써보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저는 태안앞바다에 대해 글을 썼어요. 좋은 글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쓴 창의적인 글이란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써보고자 노력하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글을 쓸 수 있게 되어서 좋아요.”
이다빈 (한밭초등학교 6학년)
“평소에 세계명작이나 한국고전을 많이 읽고 시를 쓰던 습관이 인문영재반 입학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곳 외에 카이스트 신동프로젝트에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영어수업 중에 영어로 된 영화를 보고 받아쓰던 수업이 재미있어서 집에서도 가끔 하고 있어요. 리더십 수업이나 문학수업 등 모든 게 실생활에 유용한 수업이라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유빈 (대전성모초등학교 6학년)
“보통 때 토론하고 분석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곳 수업이 그렇게 진행되고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꿈을 크게 갖고 책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한 후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해 불치병을 고치는 약을 만들고, 세계구호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은 것이 제 꿈입니다.”
김기숙 리포터 kisu-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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