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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역사 보물창고 ‘한국근현대사작은도서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율곡집, 열려실기술, 목민심서, 조선총독부관보, 고종순종실록... 한반도의 귀한 기록물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공간. 송파구 가락동 송파중 사거리 부근 한국근현대사작은도서관이다.이연복 교수 평생 모은 책으로 역사도서관 문 열어서울교대 이연복 명예교수가 자식 보다 더 애지중지했던 귀한 역사책들이다. 책 욕심 많기로 소문난 애서가 이 교수가 평생을 모은 1만500권으로 사립도서관을 열었다. 2015년 10월 무렵이다. 연로한 아버지를 대신해 맏아들 이주원 부관장이 도서관 개관부터 모든 살림살이를 도맡아 책임지고 있다.“아버지 서재부터 여러 군데 흩어져 있던 책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역사학자나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귀중한 자료라 고심 끝에 무료로 공개하기로 하고 도서관을 만들게 됐습니다”라고 이 부관장은 말한다.피가 뜨겁던 젊은 시절 4.19혁명에 참여했던 이 명예교수는 평생 역사 연구에 한우물을 판 학자다. 한국사 가운데서도 독립운동사 전문가. 독립기념관 건립에도 참여했다.“일본의 한국침략사료총서는 귀한 자료지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손주에게 물려주라고 각별히 신신당부하는 책이고요.” 어린 시절부터 책 먼지와 함께 책장 정리 심부름하면서 부친의 유별난 책사랑을 지켜본 산증인인 이 부관장이 귀중한 도서들을 짚어가며 배경 설명을 해준다.눈 밝은 이들은 알음알음 수소문해 역사서를 보러 찾아온다. “박사과정 중에 있는 송파중 교사가 역사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찾아와요. 학자들이 주로 찾는 공간이지요.”아버지는 역사, 아들은 미술 전공도서관 운영을 총괄하는 이 부관장은 미술교사 출신이다. 대학에서 회화,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공부했고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후 6년간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그림 인생을 살아온 그가 역사로 방향을 튼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각별한 사이였어요. 가난한 농부였던 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 6.25전쟁 같은 굴곡진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늘 이야기 들었어요. 게다가 학자인 아버지 덕에 역사책 속에서 살았고요. 유학 시절에는 프랑스인들 삶 속에 스며든 박물관, 도서관들이 부러웠습니다. 박물관 같은 문화유산이 그들의 자존심이더군요. 왜 우리나라는 이런 문화가 없는지 반문하게 됐습니다.”어려움을 각오하고 ‘도서관 해보자’고 마음을 굳힌 건 경험을 중시하는 그의 삶의 태도와 맞닿아있다.시설 공사부터 도서관 구석구석마다 그의 손길이 닿았다. 승합차 빌려 서재, 창고 등지에 흩어져 있던 책을 한 달간 꼬박 날라다 서가에 가지런히 정리한 것도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역사책 뿐 아니라 문화재 탁본, 옛 그림, 고서들도 수북이 쌓여있다. 도서관 한켠에는 아담한 강의실을 마련했다.송파구내 사립도서관들끼리 힘을 합해 이웃과 함께 하는 골목길 안 배움터를 모토로 하는 ‘송파 가로 새로(new)시민대학’에도 참여중이다. 이 부관장은 전공을 살려 주민들에게 미술사 강의를 열고 있다.주민 대상 미술사 강의 운영지난해 말 시작된 첫 강의는 프랑스 오르세미술관편으로 고흐, 모네 같은 인상파화가들의 작품을 차근차근 짚어봤다.“미술사에는 시대가 담겨있어요. 예술가들이 왜 그렇게 그렸는지 흐름을 따라가 봅니다. 미술교사 시절부터 ‘머리를 깨우쳐 주는 주관식 미술 교육’을 꼭 하고 싶었는데 지금 실천하는 셈입니다.”10명 남짓 모이는 강의는 자유롭게 질문 오가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학창 시절에 미술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없어 갈증을 느끼던 분들이 찾아오세요. 미술사조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알고 싶거나 유럽 여행 가기 전 미리 그림 공부를 하고 가려는 분, 색채를 자세히 아고 싶은 분 등 다양하지요.”작품 감상과 작가 이야기를 비롯해 색채, 당시 시대상까지 폭넓게 들려준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홈페이지, 미술관 관람 동선 같은 팁들도 곁들여 진다.2월부터는 현대미술을 주제로 진행 예정이다. 추상표현주의, 극사실주의, 팝아트, 비디오아트 감상과 간단한 실기가 예정돼 있다.시대순으로 서양미술사를 훑은 후 이 관장이 꼭 하고 싶은 강의는 따로 있다.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를 모르면서 반 고흐 작품을 이야기하는 건 어폐가 있지요. 한국화 강의를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습니다.”미술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거나 교과서 속 우리 역사서를 직접 보고 싶다면 한국근현대사작은도서관 문을 두드려 보시기를·도서관 운영 시간 : 평일 오후 2시~ 6시 2017-02-02
- 매우 역사적인 수능 한국사? 고3 학생들과 학부모라면 이제 당분간 정시 전략으로 정신이 없다. 문이 넓은 수시는 6회의 지원 기회가 있는데 오히려 정원의 30프로 밖에 안 뽑는 정시는 세 번 밖에 기회가 없으니 학생들의 혼란스러움과 떨림은 더 클 것이다. 한국사를 오래 지도해 온 올댓에서는 주로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수험생의 약 7% 학생)이 치르던 한국사를 처음으로 전 수험생이 필수로 치르는 ‘매우 역사적인 첫 수능(?)’이라 여느 때보다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수능 직후 이번 수능 문제를 우리 학생들에게 풀려 봤더니 중학생들은 생각보다 너무 쉬웠는지 “정말 이게 이번 수능 문제에요?” 하는 반응이었고, 고등학생들은 역시 현실적이었다.“수능 한국사 만점 받아 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요. 내신 때문에 하는 거지...”“그렇구나... 그런데 너는 과중반이잖아. 이과 간다면서?” “그러니까요. 이과생도 수시로 가려면 역사 성적 관리해야 된대요. 어차피 수시에서 상위권 대학들 수학, 과학 내신은 비슷한 애들끼리 지원하니까 역사 성적 안 좋으면 불성실 하다고 떨어진데요. 수시 짜증나요”그렇다. 역사가 좋아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제 수시든 정시든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공부 부담을 줄여 준다고 그렇게 쉽게 내는 수능 한국사도 이번에 3등급 이내 들어간 학생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니 서울 지역 외에 전국 단위로 보면 한국사가 부담스런 학생들이 반이나 되는 셈이다.더욱이 요즘은 굳이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더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지금의 혼란한 시국이나 국정 교과서 문제의 이슈를 보면서 입시 제도의 유불리를 떠나 학생들의 역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부모들이 더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며 흐르는 강물이다. 설민석의 인기가 떨어지면 식어 없어질 소나기 같은 유행이 아니다. 자녀들은 지금 이 순간도 역사를 아는 만큼 역사의 현장을 포착하고 아는 만큼 분석하고 아는 만큼 예측하면서 자란다. 역사 공부를 하는 학생들과 지금의 역사를 공유하는 것이 유난히 기억에 남을 한해가 또 역사 속에 저물고 있다. 자녀들에게 더욱 역사에 관심 갖는 새해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이희성원장올댓역사의 02-537-7121 2016-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