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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다낭 자유여행 가끔은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휴양을 만끽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여기저기 둘러보는 여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항공권과 숙박만 미리 결정하는 최소한의 여행계획으로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곳, 베트남 ‘다낭’에서 느긋한 4월의 여름을 미리 즐겨봤다.편리한 그랩카(Grab Car), 여행비 부담 없는 저렴한 물가인천 국제공항에서 다낭까지 비행기로 4시간 반,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여행하기 편안한 시간대의 항공권도 왕복 30만 원 정도로 구매할 수 있다. 베트남 여행을 갈 때 여행비용은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하고 현지 공항에 도착하면 달러를 베트남 화폐인 ‘동’으로 환전하면 된다. 100달러가 230만동 정도이다. 공항에서는 100달러 정도만 환전하고 더 필요한 경우 다낭 시내 환전소(금은방)를 이용하면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환전이 가능하다. 달러는 소액권보다는 100달러 지폐로 환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재래시장이나 야시장처럼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있고, 택시비를 지불할 때도 현금 지불이 일반적이라 미리 잔돈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다낭에서는 교통수단으로 버스를 이용하기는 불편하고, 택시비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도 안 돼 주로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택시회사에서 운영하는 미터요금 택시도 있지만 그랩(Grab) 어플을 이용해 콜택시 개념의 그랩카(Grab Car)를 호출하면 편리하다. 그랩카는 워낙 많아서 다낭 어디에서든 호출하면 2~3분 이내에 도착하고 미리 입력한 목적지에 따라 요금이 정해지므로 바가지요금에 대한 걱정도 전혀 없다. 혼자 이용한다면 오토바이인 그랩바이크를 불러도 되지만 아무래도 차보다는 위험해 보인다. 보다 편안한 관광이 목적이거나 어린이나 노약자를 동반한 여행이라면 운전기사가 함께 오는 렌트카를 이용해도 된다. 쌀, 과일, 생선 등 식재료와 자원이 풍부하고 인력이 많다 보니 물가는 상당히 저렴하다.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일출이 아름다운 ‘미케 비치’베트남 중부지역의 대표적인 상업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다낭은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이 아름다운 해변 휴양도시이기도 하다. 1858년 베트남과 프랑스의 전쟁에서 프랑스가 점령했던 도시로 프랑스령 인도차이나의 5대 도시 중 하나였다.다낭 시내에서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미케 비치’는 베트남에서도 가장 유명한 해변 중 하나로 20킬로미터에 이르는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해변의 공원과 산책길에는 야자수가 멋지게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197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에는 미군의 휴양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와 미국의 흔적 때문인지, 외국인 휴양객들이 많아서인지 곳곳에서 서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미케 비치는 해변의 규모에 비해 개발은 아직 덜 되어서 한적한 편이었고, 최근 개발이 한창이라 호텔이나 리조트 등 공사 중인 건축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다낭의 기후는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데, 여행기간이었던 4월 하순은 확실하게 건기로 접어들어 비는 한 번도 내리지 않았고 기온은 25도~34도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7~8월 여름 날씨와 비슷했다.새벽 5시쯤 되면 해변으로 모여드는 현지인의 오토바이와 인근 휴양객들의 풍경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바다에서 멋진 일출을 보며 이른 아침을 맞이한다. 더운 낮 기온 때문인지 새벽에도 바닷물의 온도는 해수욕하기에 적당하다. 빨갛게 떠오르는 해와 함께 바다 수영을 즐기다 보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해변 공원에서 음악에 맞춰 아침 체조나 댄스를 즐기는 풍경도 흥미롭다. 한낮에는 뜨거운 햇살 탓에 백사장은 한적해지고, 해변의 야자수 아래 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바닷바람을 즐기며 길게 이어진 해변을 산책하다 보면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과 고기잡이배들도 볼 수 있다.도심에 위치한 ‘한 시장’, 먹거리의 진풍경 다낭 야시장다낭에는 우리나라의 한강과 이름이 같은 ‘한강’이 남북으로 흐르고 한강 서쪽은 도심지역이고 동쪽은 미케 비치로 이어지는 휴양지역이다. 동서로 이어진 한강다리들은 밤이 되면 특색 있는 조명으로 다낭의 야경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특히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조형물이 이어진 ‘용다리’의 야경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한강 서안의 도심에 있는 ‘한 시장’은 우리나라의 남대문시장처럼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곳이다. 과일, 말린 과일, 견과류, 생선, 커피, 차 등의 식료품에서부터, 꽃, 옷, 신발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다. 사람들이 많아 번잡하고 상점 주인과 손님의 흥정도 필수인 곳이지만 베트남산 상품들을 다양하게 구경할 수 있다.‘한 시장’을 둘러본 후, 숙소인 미케 비치 인근의 호텔까지 지도 검색을 해보니 택시로 5분 (택시비 2,500원 정도), 도보로 1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강바람이 시원한데다가 용다리의 풍경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천천히 걸어가 봤다. 걷기 여행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뜻하지 않는 곳에서 베스트 풍경과 제대로 된 현지 음식을 만난다는 것이다. 야외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도 마셔보고, 무엇보다도 용다리를 건너자마자 다양한 현지 먹거리가 넓은 야외 공간에 펼쳐진 야시장을 만났다. 싱싱한 해산물과 생선, 다양한 종류의 쌀국수, 생과일과 주스 등 현지 음식이 한눈에 펼쳐졌다. 특히 가재, 새우, 문어, 생선, 돼지갈비, 각종 꼬치 등을 고르면 바로 바비큐로 구워주는데 베트남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한껏 먹어도 1인당 10,000원정도의 가격이면 충분해 맛과 가격 모두가 만족스러운 노천 식당이었다.해발 1,487미터 위에 펼쳐진 ‘바나 힐 썬월드’의 멋진 정원다낭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인 ‘바나 힐’은 해발 1,487미터 위에 아름답고 멋진 정원이 펼쳐진 산악 리조트이다. 다낭 시내에서 차로 1시간 거리라 렌트카나 택시로 이동해도 되지만, 버스 출발시간을 알아본 후 시내에 있는 티라운지에서 버스 티켓과 입장 티켓(케이블카 포함)을 한 번에 구매(1인당 약 5만원)해 이용하면 편리하다. 보다 편안한 투어를 원한다면 숙소 픽업과 점심식사가 포함된 1일 바나 힐 패키지를 이용해도 된다.차로 입구에 도착하면 바나 힐은 케이블카를 타고 25분(약 5km) 정도 올라야 한다. 우거진 숲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다 보면 구름 속을 지나기도 한다. 정상에 오르자 구름이 끼었다 걷혔다 하며 다양한 풍경을 보여준다.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시내나 해변보다 시원해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피서지로 이용되던 곳이라고 한다.커다란 두 손이 거대한 다리를 떠받히고 있는 ‘골든 브릿지’는 바나 힐의 유명한 포토존이다. 정상에서는 9개의 테마로 꾸며진 꽃밭 정원, 사원, 프랑스마을, 놀이기구가 있는 판타지 파크 등을 볼 수 있다. 바나 힐은 천천히 둘러볼 곳이 많으므로 쫓기는 반일 일정보다는 하루 일정으로 여유 있게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2019-05-09
- ‘움직이는 협동조합’의 여행학교 학교, 집,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생활하는 아이들이 긴장을 풀고 긴 숨을 몰아쉬는 공간은 어딜까? 친구들과 우르르 모여 드나드는 PC방, 동전 몇 개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코인 노래방 혹은 하교 후 빈 학교 운동장. 주변엔 그런 공간은 생각만큼 많지 않고 아이들에게 주어진 시간도 길지 않다. ‘아이들이 친구와의 관계를 익히고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안전하고 의미있는 공간이 집 가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던 안산지역 청년들이 작은 청소년 공간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매년 관광지가 아닌 험한 오지를 찾아가는 ‘움직이는 여행학교’운영하는 청년들. 그들의 색다른 생각이 궁금하다.안산지역 청년들,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다중앙역 신도시 쪽. 상가와 주택이 밀집한 이 곳에 청소년들의 공간인 ‘아지트 쉼’이 있다. 이 공간은 안산지역 청년들로 구성된 ‘움직이는 협동조합’이 지난 2016년에 개관한 공유공간이다. 사회적 기업 청년창업 지원을 받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청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1층에 카페 ‘Daymonth’ 도 문을 열었다.‘움직이는 협동조합’ 김희범 대표는 “2015년부터 교회 후원을 받아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했었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공부방을 운영했었는데 뭔가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 2016년 아지트 쉼을 만들었다. 요즘엔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이 많아 정부의 도움도 받고 정기 후원자도 모집해서 운영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오지탐험 여행학교 열어 내면의 힘 키워7명의 안산출신 청년들로 구성된 ‘움직이는 협동조합’은 ?‘아지트 쉼’과 카페 ‘Daymonth’, 그리고 기부도서를 재판매하는 ‘오늘책방’을 운영 중이다. 그 중 아지트 쉼에서 이뤄지는 ‘여행학교’는 청소년들을 위해 준비한 ‘움직이는 협동조합’만의 독특한 컨텐츠다.군 제대 후 복학을 앞두고 유럽횡단 무전여행 경험한 김 대표가 만든 프로그램이다.“군 제대 후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유럽 8개국 4800Km를 걸었다. 여행 후 내가 좋아하는 일은 전공과 거리가 멀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들에게 나의 경험을 나눠 주다보면 내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는 걸 느꼈다.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사람들 속에서 생각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는 김희범 대표.그들이 만든 여행 프로그램의 이름은 ‘움직이는 여행학교’다. 3월부터 8월 매주 한 차례 모여 여행계획을 세우고 여행지의 역사 문화 지리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7월엔 설악산 1박2일 종주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네팔로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을 다녀왔다. 휴식이나 멋진 풍경이 기다리는 관광지가 아닌 오지체험에 가깝다.여행을 통해 꿈을 이룬다 ‘꿈의학교’ 준비 중지난해 처음 진행한 여행의 경험은 값졌다. 김 대표는 “기대했던 것 보다 아이들 생각도 자라고 성취감 큰 여행이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네팔지역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한 학교를 방문해 준비해간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는데 여러모로 의미있는 활동이었다”고 말한다. 올 여름에는 중·고등학생 10명과 함께 중국 차마고도로 탐험여행을 다녀 올 계획이다.움직이는 여행학교에 이어 올해는 ‘꿈의여행학교’도 시작한다. 여행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직업인 작가, 유튜버, 가이드 등 여행과 직업을 연결한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여행경험을 결합해서 꿈의학교를 신청했어요. 요즘 아이들의 가장 관심있는 직업을 여행을 통해 어떻게 이뤄갈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하고 만들어가는 학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젊은 청년들이 모여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움직이는 협동조합’. 그들은 건강한 관계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건실한 일꾼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한지 5년이 지났다. 처음 시작했을 때 고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이제는 각자의 영역에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마주할 때면 내가 한 일의 보람을 느낀다”는 김희범 대표와 청년들. 넓은 세상, 진짜 세상에서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다면 그들이 만드는 여행학교에 눈길을 돌려보자. 2019-03-13
- 겨울에 떠난 독일 여행 미뤄둔 휴가를 겨울에 다녀왔다. 추운 겨울이다 보니 여행지 선택이 쉽지 않았는데, 이왕이면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가보자 싶었다. 그래서 각 도시마다 특색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는 독일로 떠났다. 도시마다 역사와 스토리가 풍부한 독일, 그래서 마치 각각 다른 나라들을 보고 온 것 같은 기분이다.베를린, 과거와 현재의 묘한 어울림‘베를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분단의 역사이다. 1990년 독일 통일 전까지 베를린 장벽을 두고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었던 베를린. 이제 유일한 분단국가의 국민으로서 그들의 통일과정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꼭 방문하고 싶은 도시였다. 베를린 분단의 흔적이 남아있는 Wall Memorial와 Brandenburger Tor, Checkpoint Charlie, 동독의 문화와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DDR 박물관, 장벽 붕괴의 생동감을 느껴볼 수 있는 East Side Gallery 등을 둘러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독일의 통일과정에 대해, 그리고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해 생각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베를린은 최근 힙스터들의 사랑하는 도시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었던 탓에 경제적 발전은 더뎠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이 버려진 동네를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채우고 개성 강하고 창의적인 도시로 거듭나면서 세계적인 핫 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특히 ‘회페’라고 불리는 복합 건물에 자리한 Hackesche Markt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상점들이 모여있어서 골목을 따라 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 미로처럼 이어진 회페를 따라 걷다 보면 구글맵으로도 길을 놓치기 쉬우니 주의할 것.유대인 학살과 독일인들의 반성분단과 통일이라는 굵직한 역사와 함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역사는 바로 히틀러와 유대인 학살이다. 1933년 나치당의 당수로서 독일 수상이 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인 히틀러. 그가 벌인 만행들은 책으로, 영화로 수없이 보고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 만행의 절정 앞에 서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제각각 다른 크기로 2711개의 콘크리트 판이 세워져 있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통로를 따라 걸으니 무참히 희생된 유대인들의 고통이 들려오는 듯해서 숙연한 마음이었다. 유대인 학살 관련 자료들을 모아 놓은 지하 방문자센터도 잊지 말고 들려보길 권한다.유대인 학살의 참상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뮌헨 근교의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찾았다. 최초의 나치 강제 수용소인 이곳은 남부 바이에른 지방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170개의 위성 노동 수용소의 중심이었고, 약 20만 명의 죄수가 이 수용소를 거쳐 갔다고 추정된다. 유대인들이 생활하던 막사, 생체 실험 기록, 바닥과 천장에서 가스가 분출되게 설계된 가스실 등을 무거운 마음으로 둘러보았다.조상들의 참혹하고 부끄러운 역사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사과하고 반성하는 독일인들의 모습, 인간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악행을 벌인 히틀러가 최후를 맞은 히틀러벙커의 스산한 흔적은 역사를 넘어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고민하고 돌아보게 했다.바흐, 슈만, 멘델스존, 그리고 베를린필클래식 음악의 거장 바흐, 베토벤, 브람스, 헨델 등을 떠올리면 독일이 음악으로도 유서 깊은 나라임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 토마스 소년 합창단의 토마스교회, 바흐 박물관, 게반트하우스, 슈만 하우스와 멘델스존 하우스 등이 있는 라이프치히는 시간이 악보에 맞춰 흐르는 것 같은 음악의 도시이다. 또 1989년 평화 혁명의 시작점이었고, 공산주의 통치를 겪으면서도 개혁과 혁명을 주도할 정도로 정열적인 도시였다. 라이프치히를 둘러보는 동안 거리 곳곳에서 길거리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었고, 쌀쌀한 겨울 날씨도 이겨낼 만큼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독일에서 꼭 클래식 공연을 직접 듣고 싶었던 나는 다행히 여행 일정에 맞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예매할 수 있었다. 세계 3대 오케스트라의 명성과 콘서트홀의 독특한 외관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한번은 들러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지휘자와 베를린필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러시아 음악의 하모니는 무척 인상적이었다.독일의 알프스, 추크슈피체추크슈피체(Zugspitze)는 해발 2,962m에 달하는 독일의 최고봉이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가 걸쳐 있는 알프스 산맥 산봉우리 중 독일 쪽에 해당하는 곳으로, 날씨가 좋으면 정상에서 알프스 4개국이 한눈에 보이는 알프스 파노라마 전망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산악열차를 타고 한 시간 넘게 산을 오르고, 또 케이블카로 갈아타서 다다른 알프스 정상은 그야말로 겨울왕국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추크슈피체 정상에서 바라본 깎아지른 듯 뻗은 산맥과 하얀 눈,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같이 가까운 하늘, 그리고 그 위를 유유히 날고 있는 새 한 마리, 그저 너무 아름답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산악열차의 종착점인 Zugspitzplatt에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독일인들이 북적였다. 한없이 이어지는 슬로프를 스키를 타고 내려가면 어떤 기분일까. 아이들이 너무 스키를 타고 싶어했지만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 아쉬운 대로 눈썰매를 빌려 알프스 산맥의 눈 위를 달려보았다.도시마다 특색있는 크리스마스 마켓겨울 유럽여행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볼거리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도 가장 유명해서 베를린, 라이프치히, 뉘른베르크, 뮌헨 등 방문하는 도시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았다. 마켓에 따라 1유로 정도 입장료가 있는 곳도 있는데,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보고 먹고 즐길거리가 풍성했다.특히 쌀쌀한 날씨에 글뤼바인을 마시며 마켓을 구경하는 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다. 글뤼바인(Gluhwein)은 포도주에 향신료를 더해 따뜻하게 데운 술로, 프랑스에서는 뱅쇼라고 부른다. 마켓마다 다양한 디자인의 머그컵에 따라주므로 이번엔 어떤 컵인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이들은 알코올 없는 글뤼바인을 마시면 된다.이밖에도 독일은 축구와 노이슈반슈타인 성도 유명하다. 축구광 아들을 위해 FC 바이에른 뮌헨 축구팀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 투어를 신청해서 축구장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뮌헨 사람들이 얼마나 홈팀 FC 바이에른 뮌헨을 사랑하는지, 독일 분데스리가의 열정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시간은 참 빨리 흘러 얼마 전 새학기를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한 학년의 끝에 섰다. 각자 스케줄이 바쁘고 개성이 강한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함께 무언가를 하기가 힘든 일 년을 보내면서 아쉬움도 컸다. 그래서 열흘간 일상을 떠나 아이들과 뽁닥거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주위에선 사이만 더 벌어지는거 아니냐, 이제 중2 되는데 무모한거 아니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것 같아 그냥 떠났다.2016년,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아이들과 함께 한 세 번째 유럽 배낭여행이었다. 아이들은 일년 새 또 많이 컸고, 사춘기 티를 팍팍 내면서도 아직은 엄마한테 어리광을 부리는 아기같은 모습도 보여줬다. 당분간은 장기 여행이 쉽지 않을거고, 또 학업 부담은 더 커져갈거다. 앞으로 성장통을 겪을 때면 함께 여행한 시간들이 추억이 되고 사랑이 되어 그 힘듦을 버텨낼 지지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8-12-20
- 프랑스&베네룩스 3국 패키지여행 친구들과 함께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12시간여를 날아 파리 샤를르 드골 공항에 도착하니 어둑해진 거리에는 진눈깨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대기하고 있던 대형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차창 너머로 눈 쌓인 광경이 펼쳐진다. 파리에서 만난 3월의 눈. 시작부터가 무척 낭만적이다.브뤼헤에서 베니스의 향기를 느끼다파리 외곽에서 거의 뜬 눈으로 첫 밤을 보내고 약 3시간을 달려 벨기에의 ‘브뤼헤’에 도착했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도시 전체가 아름다운 곳이다. 브뤼헤의 중심이 되는 마르크트 광장으로 들어섰다. 광장 주변은 역사박물관, 지방법원, 주청사 그리고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길드하우스(지금은 호텔, 카페, 레스토랑 등으로 사용)로 둘러싸여 있고, 광장 중앙에는 14세기 초 프랑스의 압제에 맞서 싸운 브뤼헤의 영웅 ‘얀 브레이델’과 ‘피터 데 코니크’의 조각상이 자리 잡고 있다.그리고 마르크트 광장 옆 브루크 광장에는 브뤼헤 시청사와 성혈성당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중세 스타일의 마차를 타고 마부의 설명을 들으며 골목 구석구석을 누볐다. 짧은 시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겐트’로 이동했다. 겐트 역시 도시 전체가 문화유적이라고 할 정도로 관광자원이 많다. 그중 하나인 ‘그라벤스틴 성’에 들렀다. 12세기 플란더스 백작이 지었다는 이 성은 나중에는 고문실을 갖춘 감옥으로 용도 변경되었다고 한다. 성안의 박물관에는 다양한 고문기구들이 전시돼 있다. 네덜란드 전통 풍차마을 ‘잔세스칸스’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로 향했다. 와플과 초콜릿으로도 유명한 벨기에는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본부가 있어 유럽 모든 나라의 교차로 역할을 하는 국제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대표 광장인 ‘그랑플라스’에서 황홀감을 느끼다가 너무나 소박한 ‘마네킨 피스(오줌싸개 동상)’를 보고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걸 보려고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다니…. 저녁식사로 벨기에 대표요리인 홍합요리와 와플을 맛보았다.벨기에 제2도시인 ‘앤트워프’의 대성당에 들렀다. 이 성당 안에는 벨기에의 대표화가 루벤스의 ‘성모승천’ 등 여러 작품들이 보존돼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해 유람선에 올랐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빛은 눈부셨다. 70여 개의 섬을 연결한 500여개의 다리가 빚어내는 장관이 탄성을 자아낸다. 다음 목적지는 암스테르담 북쪽 잔 강가에 위치한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17~18세기의 목조 가옥과 크고 작은 풍차들이 마을 곳곳에 자리해있다. 풍차 외에도 나막신과 치즈를 만드는 가게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작은 거인 ‘룩셈부르크’4일차, ‘룩셈부르크’로 향했다. 금융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룩셈부르크는 1인당 GDP가 10만 달러가 넘어 세계 1위를 자랑한다. 도시 한가운데에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아치교였다는 아돌프 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로 마을을 가로지르는 작은 강, 숲 그리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짙은 회색지붕의 집들이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한다.룩셈부르크시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국가적인 행사나 귀족의 결혼식이 행해진다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둘러보고 프랑스 로렌지방에 위치한 ‘낭시’를 거쳐 ‘스트라스부르’로 향했다. 독일의 정취가 가득한 프랑스 마을 스트라스부르는 독일 국경에서 5km정도 떨어져 있다. 독불 항쟁 때마다 수많은 고난을 겪어왔으며 때문에 알퐁스 도데의 작품인 <마지막 수업>에서는 자국의 언어를 잃어버린 상황이 묘사되기도 했다. 특히, 강 주변에 중세의 아름다운 마을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쁘띠 프랑스’가 매력적이다.아! 파리, 여전히 세느강은 흐르고…베네룩스 관광을 마치고 처음에 도착했던 파리로 다시 돌아왔다. 파리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세느강 유람선에 올랐다. 스페인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타고 있어 유람선 안은 왁자지껄했다. 세계 어디를 가든지 10대들은 소란스럽고 활기가 넘쳐난다. 파리의 야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에펠탑에 불이 켜지는 순간, 배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마지막 날, 파리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무슨 상관이겠는가. 개선문 앞에서 찰칵! 샹제리제 거리에서 찰칵! 그리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에 올랐다. 높이 320.75m인 에펠탑은 ‘구스타 에펠’이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세운 조형물이다. 2층 전망대에 올라 파리 시내를 구경하고 프랑스 정통요리 에스까르고(달팽이 요리)와 스테이크로 점심식사를 대신했다. 이어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오르세미술관’에 들러 밀레의 ‘만종’,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을 감상했다.마지막 코스는 ‘몽마르뜨 언덕’. 몽마르뜨 언덕은 로마교회와 관련해서 종교적 의미를 띄면서도 문화, 예술적인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창작과 예술이 공존하는 곳, 돌계단 옆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무명화가들이 보인다. 역시 파리다!국명 : 프랑스 공화국(French Republic)수도 : 파리 언어 : 프랑스어면적 : 640,679 평방킬로미터인구 : 6,720만 명1인당 GDP : 39,673 달러(2016)국명 : 네덜란드(Netherlands)수도 : 암스테르담(헌법상 수도), 더헤이그(덴하그)는 행정수도언어 : 네덜란드어면적 : 41,543 평방킬로미터인구 : 1,720만 명1인당 GDP : 53,139 달러(2016)국명 : 벨지움왕국(Kingdom of Belgium)수도 : 브뤼셀언어 :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면적 : 30,528 평방킬로미터인구 : 1,135만 명1인당 GDP : 41,491 달러(2016)국명 : 룩셈부르크 공국(Grand Duchy of Luxembourg)수도 : 룩셈부르크언어 : 룩셈부르크어, 프랑스어, 독일어면적 : 2,586 평방킬로미터인구 : 59만 명1인당 GDP : 109,192 달러(2016) 2018-04-05
- 영어와 현지 체험에 풍덩 빠져보는 진짜 세계 여행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든 여행 프로그램이 있다. ‘컨티키(contiki)’가 바로 그것으로 글로벌 여행 그룹 TTC에서 선보이는 젊은 층 대상 여행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TTC코리아’에서 컨티키 프로그램과 연령에 제한 없는 ‘트라팔가(TRAFALGAR)’, ‘인사이트(INSIGHT VACATION)’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오랜 시간 사랑받은 진짜 여행컨티키(contiki)가 국내에 소개된 지는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컨티키를 알고 있는 사람은 세대를 거쳐 자식, 후배에게 추천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컨티키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여행그룹 TTC(The Travel Corporation)가 1962년에 만들어 지금까지 매년 25만 명이 참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유스(youth) 전용 여행 프로그램이다.연령제한이 있어 18세부터 35세까지만 참여가 가능하다. 여행할 수 있는 나라도 전 세계 6개 대륙에 300여개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컨티키는 다양한 국적의 세계 청년들과 한 팀이 되어 여행을 하는 것으로 한 프로그램 당 25명에서 최대 55명이 팀을 이룬다. 대부분 개별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국적의 또래 청년들과 쉽게 친해지고, 또 어학연수를 가는 것 보다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더 많다.여기에 매 프로그램마다 현지 여행 전문 투어매니저, 전용버스와 운전기사, 요리사 등이 동반하고, 컨티키 단독으로 누릴 수 있는 프랑스 고성 숙박, 컨티키 빌리지 현지 가정집 체험, 일반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입장이 불가능한 휴양지 섬에서의 숙박과 파티 등 컨티키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각 프로그램마다 개인적 자유 스케줄을 즐길 수 있는 자유시간이 넉넉히 포함되어 있어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여행을 즐길 수 있다.컨티키에서 이어진 트라팔가젊은 시절 컨티키를 경험해본 사람은 그 장점과 여행의 묘미를 트라팔가(TRAFALGAR)를 통해 이어간다고 한다. 컨티키가 나이에 제한이 있는 젊은 층 대상 프로그램이라면 트라팔가는 연령에 제한이 없고, 많은 경우 가족단위로 참여를 많다. 컨티키가 생동감 있고 활기찬 여행이라면 트라팔가는 좀 더 여유 있고, 또 현지생활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여행이라는 것이 참가자들의 평가다.무엇보다 자유여행에서 겪었던 숙소나 교통, 짐을 들고 다녀야하는 불편함을 모두 해결할 수 있고, 또 모든 숙소가 도시중심의 4~6성급 호텔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아직 어린 자녀를 동반해야 하는 경우, 현지에서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피자 만들기 체험, 유리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활용해 볼 수 있다.트라팔가는 전 세계 65개국 226여개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컨티키와 트라팔가를 통해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또 여행한 나라의 생활과 문화 속으로 온전하게 빠져볼 수 있는 진짜 여행을 할 수 있다.조기예약, 패밀리 혜택 받을 수 있어컨티키와 트라팔가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모집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빨리 서두르는 것이 좋다. 대부분 프로그램이 1년 앞서 선보이기 때문에 1년 전부터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2월말까지 예약자에 한해 10% 할인 혜택은 이미 마감이 되었고 4월까지 예약자에게 7.5%의 할인 혜택이 아직 진행 중에 있다.컨티키와 트라팔가는 같은 회사 프로그램으로 한 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5%의 패밀리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컨티키와 트라팔가 외에도 보다 품격 있고 고급스러운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사이트 베케이션(INSIGHT VACATION)’ 프로그램도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이집트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운항하고 있는 TTC 자체보유 ‘리버크루즈 프로그램’ 등도 TTC 코리아 한국 사무소(02-534-8826, ttckorea.kr)에서 상담 받을 수 있다. 2018-03-22
- 철도 없는 안산, 버스와 지하철로 누려~ 올 1월 초 한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송해는 건강비결을 'BMW'라 소개했다. B는 버스(Bus), M은 지하철(Metro), W는 걷기(Walking)를 의미한다. 물론 승용차의 자유로움과 편리함을 떨쳐내긴 누구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꽉 막힌 도로에 버리는 시간을 벌고, 주유에 필요한 비용 줄이고, 게다가 군살까지 가져가는 BMW는 이득이 꽤 있는 습관이 아닐까?아인슈타인이나 다윈 등 많은 학자들이 걷기를 매우 즐겼다고 알려져 있다. 봄기운이 퍼지는 날 끼리끼리 손을 잡고 대중교통을 즐겨보면 어떨까?버스타고 평창 · 강릉까지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기간( 2월8일~3월19일 ) 40일간 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강릉행 버스는 횡계터미널을 경유한다. 횡계터미널에서 평창 올림픽플라자까지 약 900m이므로 10분이면 걸을 수 있고 택시로는 기본요금이면 된다.올림픽 폐막이후에도 장애인 올림픽이 남아있고 또 강원도 대부분 스키장 폐장일이 대부분 3월 13일~ 3월 말까지이므로 아직은 스키를 즐길 기회가 남은 것이다.오전 7시에 처음 출발하고 소요시간은 약 3시간 정도이며 요금은 16200원이다.전철타고 온천 · 풍요로운 장터까지온천으로 유명한 아산(온양온천역)은 전철로 갈 수 있다. 흠이라면 걸리는 시간이 좀 길다는 것. 오산-평택 등을 지나며 넓은 벌판을 보거나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준비해도 좋겠다.시간을 줄이려면 아산행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하루에 세 번 운행하는데 요금은 6000원이고 소용시간은 약 1시간 정도. 터미널에서 역까지의 거리는 시내버스로 3정거장이다.역에서 내리면 5분 거리에 지금도 온천원수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많기로 유명한 신천탕이 있다. 세종과 세조는 물론 영조와 정조가 다니던 온궁은 현재 온양관광호텔로 바뀌었지만뜰 안에 비석이나 유적을 보는 재미도 있다. 역에서 내리면 5일장( 4일, 9일)이 서는데, 예스러운 시골장터 풍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값과 물건의 싱싱함 때문인지 붐비고 또 활기차다. 전철비는 3250원, 소요시간 2시간 12분.송월동 동화마을오이도 역에서 수인선을 타고 인천역에 내리면 차이나타운이 있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고 개화기 역사를 배우기 좋은 곳이다. 해설사와 함께 하면 식민지에 있던 실제 은행을 돌아보며 인천항의 개항과 경제적 수탈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다.인천역 2번 출구에서 400m 정도 걸으면 송원동 동화마을을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밝아지는 곳이다.인천광역시 중구 송월동3가 14-3.부암동 골목길종로구 자하문 근처는 청와대 주변의 개발제한으로 서울이지만 서울답지 않은 특별함이 있는 곳이다. 맹꽁이가 살고 산바람이 불어오는 생태와 문화가 살아 있는 것이다.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300m 정도 걸으면 부암동 행정복지센터가 있고 그곳에서부터 윤동주 문학관을 지나 안평대군 이용 집터, 현진건 집터 등 유서 깊은 장소를 걷을 수 있다.걷는 내내 서울시내와 북악산 그리고 인왕산의 경관을 보는 재미도 있다. 친구들과 산책할 운동으로 이곳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주변카페와 음식이 고풍스러워 올 때마다 좋은 곳 ”이라고 말했다. 비탈진 골목길마다 오래된 한옥들이 있는데, 함부로 들여다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절로 눈이 가게 된다. 종로구청 홈페이지에 신청을 하면 해설사와 함께 할 수 있다. 2018-02-28
- 가을 속 힐링 여행 울긋불긋한 단풍과 파란 하늘이 모두를 유혹하는 계절. 이 아름다운 계절이 금세라도 지나갈 것 같아 서둘러 여행길에 올랐다.딸아이 고3때 처음 만나 10여년을 같이해온 학부모들이자 오랜 지인들이다. 오전 7시 경, 잠실역 인근은 여행을 떠나려는 수많은 인파들로 인산인해. 잠시 후 관광버스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더니 기다리고 있던 손님들을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가을 단풍과 동해 바다가 벌써 눈앞에 펼쳐진다.피톤치드 흠뻑 ‘강릉솔향수목원’토요일이지만 이른 시간이어선지 차는 순조롭게 서울을 빠져 나갔다.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가 제공된다. 찹쌀밥에 서너 가지 반찬인데 그 맛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버스 안에는 가족, 부부,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오늘 하루 한 차를 타고 같이 움직여야 할 동료(?)들인 셈이다.3시간여를 달려 처음 도착한 곳은 '강릉솔향수목원'. 강릉시 구정면에 위치한 이곳은 전국 유일의 소나무 테마 수목원이다.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고 자연환경 분석을 바탕으로 한 팥꽃나무 외 51종의 다양한 꽃과 관목들을 관리하고 있다. 입구부터 솔향기가 솔솔 코끝을 자극한다. 잘 정비된 숲 생태 관찰로를 따라 ‘천년숨결치유의길’로 들어섰다. 경사가 완만하고 편안한 나무 덱 길이라 걷기에 무리가 없다. 여기서 하늘정원까지는 130m 거리. 나무계단이 있고 일부 구간은 우드 칩을 깔았다. 그 길 끝에 수목원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하늘정원’이 있다. 해발 261m에 자리한 하늘정원에서는 강릉 시내와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솔향기에 흠뻑 취해보니 한결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정동진에는 ‘모래시계’가 있다!두 번째 목적지는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정동진. 경복궁에서 정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점심은 ‘강릉초당두부’에서 먹기로 했다. 뭉글뭉글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일품인 순두부 전문점이다. 기본 메뉴인 순두부 백반과 생선구이를 주문하니 노릇노릇 잘 구워진 이면수가 호박나물, 무생채, 콩나물 등 정갈한 밑반찬과 함께 나온다.식사 후 정동진천을 건너 바닷가로 나갔다. 그 옆 모래시계공원 한 가운데 거대한 모래시계가 우뚝 서있다. 그런데 그 형태가 우리가 알고 있던 허리가 잘록한 호리병박 모양이 아닌 커다란 원형이다. 지름 8.06m, 폭 3.20m, 무게 40톤, 모래 무게 8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며 시계 속에 들어있는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 데에는 꼬박 1년이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매년 12월 31일 24시 정각이 되면 모래시계를 거꾸로 돌려서 모래를 올린다는 것.원래 정동진역은 지금과 같이 기차가 많이 정차한 곳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드라마 ‘모래시계’가 촬영되고 바닷가와 가장 가까이 있는 기차역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늘날 유명 관광지로 거듭나게 됐다. ‘시간’을 테마로 한 ‘정동진시간박물관’공원 한쪽에는 길게 늘어선 기차모양의 ‘정동진시간박물관’이 있다. 증기기관차와 객차 7량을 활용하여 ‘시간(TIME)’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시간과 관련된 자료들과 여러 형태의 시계들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다음은 파도길 산책. 금진항까지 펼쳐진 해안도로(파도길)를 따라 30여분 걷는 코스다. 해안을 따라 걷다보니 도로와 바다가 거의 맞닿은 듯 황홀한 기분을 자아낸다. 밀려오는 파도가 도로를 덮쳐 물벼락을 맞기도 했고 철썩대는 파도 소리에 귀가 잠시 먹먹해지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바다와 맞닿은 사찰, 양양 ‘휴휴암’금진항에서 양양까지 50분 정도 달려 마지막 목적지인 휴휴암에 도착했다. 휴휴암에는 지어진 지 10년 남짓 된 절이 있고, 절 뒤쪽 바다를 내려다보면 바다 속에 거북이 형상을 한 넓은 바위가 평상처럼 펼쳐져있다. 특히, 푸른 동해 바다를 등진 채 손에 책을 들고 서있는 ‘지혜관세음보살’이 인상적이다. 높이가 13m에 달하는 이 불상은 학문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모든 학문을 통달하게 하시고 지혜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지혜를 갖추게 해준다고 한다. 우리는 바다 옆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 고즈넉한 사찰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후 4시, 분주했던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했다. 얼마 전 개통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11Km ‘인제 양양 터널’을 지날 때는 그 화려한 조명과 디자인에 감탄하기도 하면서.강릉솔향수목원매주 월요일 휴원(단, 월요일이 공휴일 또는 연휴인 경우 그 다음날 휴원)이용시간 : 하절기(3월~10월) -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11월~2월) - 오전 9시~오후 5시위치 :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구정중앙로 92-177입장료/주차료 : 무료강릉초당두부(정동진)정동진 해수욕장과 근접한 순두부 전문점메뉴 : 순두부백반(8,000원), 모두부(6,000원), 생선구이(순두부+모두부, 2인 30,000원), 두부전골(중 35,000원) 등위치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1005정동진시간박물관개관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입장마감시간 : 하절기(5월~10월)/오후 5시 30분 동절기(11월~4월)/오후 5시입장요금 : 일반 6,000원, 중고생 5,000원, 어린이 4,000원,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 3,000원 ※단체(20인 이상) 20% 할인적용위치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990-1, 모래시계공원 내양양 휴휴암/사찰위치 :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2길 3-16 2017-11-10
- 삿포로 여행기 지난 1월 초, 눈의 도시 삿포로를 다녀왔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만 보이는 서울의 겨울 풍경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신치토세 공항으로 3시간을 날아갔다. 여러 날 동안 켜켜이 쌓여 어른 허리춤만큼 쌓인 눈 더미는 길 가에 또 하나의 담장을 이루었고, 밟을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와 보송보송, 보드라운 눈은 이국적인 겨울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도깨비 온천 마을, 노보리베츠삿포로에서 1시간 30분가량 기차를 타고 가면 닿을 수 있는 노보리베츠는 홋카이도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온천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도깨비(오니)는 이 마을의 상징으로 일본의 도깨비 설화에 나오는 오니가 이곳 홋카이도 지방의 원주민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노보리베츠 온천이 특별한 이유는 9종류의 온천수 때문. 그 중에서도 탁한 우유 빛깔에 특유의 향이 있는 유황온천이 대표적으로 마을 곳곳의 작은 강과 하수구에서도 유황의 수증기와 향이 났다. 온천과 함께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깔끔하고 정성스럽게 차려진 일본식 식사와 다다미방에서 하룻밤 자는 료칸 체험도 특별했다. 무엇보다 식사와 온천을 마치고 오면 이불이 가지런히 펴져 있어 잠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었다.가스등, 운하, 낭만의 절정, 오타루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오타루의 첫 인상은 ‘동화 속 작은 마을’이었다. 높은 빌딩이나 아파트 같은 건물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작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길가에는 운치 있는 가스등이 오후 4시만 되면 어둑어둑해지는 거리를 비추는 동화 속 세상 같았다. 또 하나, 이곳에서는 비둘기가 아닌 까마귀들이 여기 저기 앉아있어 더욱 이국적이었다.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기도 했다.JR선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걷다보면 100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의 ‘오르골당’에 닿을 수 있다.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진 오르골당에서 15,000개의 오르골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오타루가 유리공예가 발달된 곳이라 섬세한 작업으로 만들어진 유리제품에서부터 인형, 장난감 등 다양한 오르골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오르골 당을 나와 상점들이 있는 곳을 걷다보면 곳곳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볼 수 있다. 홋카이도에서는 방목으로 소를 키우기 때문에 우유가 훨씬 고소하고 부드럽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유제품과 아이스크림은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오랫동안 잊지 못한다고 한다. 오타루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코 ‘운하’일 것이다. 폭인 넓지 않은 운하로 양쪽에 산책로가 있어 하얀 눈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특히 밤에 보이는 야경은 색색의 조명과 더해져 더욱 낭만적이었다.맛있는 수프카레와 풍경의 마침표낮에도 영하 10도를 훌쩍 넘는 삿포로의 날씨는 그저 물리적인 추위였다. 삿포로는 따뜻했고 또 고요했고, 맛있었다. 맛집을 굳이 찾지 않아도 아무 곳에 들러 먹는 라멘, 규동도 입에 착 감겼다. 그 중에서도 여행이 끝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수프카레’는 단연코 최고였다. 토마토 수프에 카레를 섞은 국물이 있는 수프식 카레로 그 위에 취향대로 각종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음식으로 추운 삿포로 날씨에 얼어붙은 몸과 입맛까지 한 번에 녹여버렸다. 삿포로 시내를 한 눈에 보고 싶어 올라간 ‘TV탑’전망대와 ‘노르베사 백화점의 관람차’는 오도리 공원과 멀리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는 모습, 삿포로 일대를 마치 파노라마 뷰를 보듯 적당했다.겨울 풍경의 절정을 보고 싶어 찾아간 곳은 삿포로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비에이. 온통 눈으로 덮인 작고 한적한 마을로 여름에는 라벤더가 자라 온통 보랏빛으로 물든다고 한다.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하얀 눈, 그 가운데 서 있는 나무 한그루는 그야말로 엽서 같은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하얀 눈과 얼음 사이로 가느다란 수염처럼 흰 물줄기와 푸른빛을 내고 있던 ‘흰 수염 폭포’도 상상하기 힘든 겨울 풍경이었다. 2017-02-10
- 보름간의 이탈리아 여행 지난해 12월 보름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다. 유럽은 어느 나라든 다 가고 싶지만 보름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몇 나라에 들러 맛만 느끼는 여행은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이탈리아’였다. ‘한 달 살아보기’까지는 아니지만 한 나라라도 제대로 보고 오자 싶은 마음이었다. 초등 5학년 둘과 함께한 보름간의 이탈리아 여행, 꿈같은 시간이었다.2,000년 역사를 품은 로마‘로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랜드 마크는 ‘콜로세움’이다. 2,000여 년 전 지어졌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거대하면서도 과학적인 건축물 앞에 서니 그 웅장한 위용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콜로세움 옆에는 고대 로마의 생활중심지였으며 사법, 정치, 종교 등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포로 로마노’ 유적지가 있다. 신전, 공공건물, 상점 등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은 거의 없어서 안타까웠지만 거대한 건물의 흔적만으로도 고대 로마인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던 광장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로마’ 속 작은 나라 ‘바티칸시국’은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지만 그 안에는 인류의 역사를 압축한 뛰어난 예술품과 건축물, 종교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엄마에겐 아무리 오래 봐도 떠나기 아쉬운 바티칸 박물관이었지만 아이들은 예상대로 조금 힘들어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 와준 아이들이 고맙고 기특했다. 발길을 돌려 성 베드로성당 안으로 향했다. 베드로 성인의 묘위에 세워진 이곳에 발을 내딛는 것만으로도 경건해지는 것 같았다.이번 보름간의 여행 중 7박 8일 동안 로마에 머물렀다. 일주일을 머무르고도 떠나기 못내 아쉬웠던 로마였다. 스페인 광장에 앉아 길거리 공연을 보면서 먹었던 달콤한 티라미수, 거대한 판테온을 한 눈에 담으며 마셨던 쌉싸름한 타짜도르 커피,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던 나보나 광장…눈에, 마음에 꼭 담아두고 떠났다.물의 도시 베니스 & 중세로의 시간 여행 베로나물의 도시, 곤돌라, 산마르코 광장 앞의 비둘기 떼, 그리고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서 만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상점들. ‘베네치아’하면 떠오르는 기억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베네치아 본섬 뿐 아니라 알록달록 색색 깔을 입힌 부라노 섬의 전경, 바다와 성당과 노을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까지 만날 수 있었다.부라노 섬은 노랑, 빨강, 파랑 등등 알록달록 마치 크레파스 같이 나란히 줄지어선 집들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섬 한 바퀴를 돌 만큼 아담하고 예쁜 섬이었다. 베네치아 본섬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무라노 섬은 유리공예로 잘 알려진 곳이다. 같은 섬이지만 부라노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무라노 섬을 돌아보면서 개성 강한 이탈리아 도시들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베니스에서 2박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로 잘 알려진 ‘베로나’로 갔다. 짙은 붉은 색 지붕과 건물들 사이를 걷다보면 내가 중세 도시 어딘가에 와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도시이다.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이었고 지금도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아레나, 오밀조밀 들어선 노점상과 멋스런 분수가 한껏 어우러진 에르베 광장, 금방이라도 줄리엣이 창문을 열고나올 것만 같은 줄리엣의 집, 그리고 베로나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카스텔 산 피에트로. 고즈넉한 고대 도시의 아름다움이 인상적인 베로나였다.예술의 도시 피렌체 & 마음이 차분해지는 아씨시‘피렌체’는 메디치가의 후원을 기반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꽃피웠던 예술의 도시이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카라바조 등 대가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우피치 미술관은 피렌체에서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아직 예술의 깊이를 이해하기 힘든 초등생 둘을 이끌고 그림을 보려니 힘이 들긴 했지만 이곳에서 느낀 예술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마음에 남기길 바라며 미술관 문을 나섰다.‘피렌체’에서는 13세기에 지어진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을 비롯해 많은 성당과 궁전 등 뛰어난 건축물도 만날 수 있다. 463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 쿠폴라.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웬걸, 10분 만에 쌩 하니 올라간다. 피렌체 시내를 한 눈에 대려다보는 광경은 올라오느라 고생했던 걸 순식간에 날려버릴 만큼 아름다웠다.성자의 도시 ‘아씨시’는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고요해지는 작고 조용한 마을이었다. 이번 여행은 예전에 다녀온 곳을 아이들 위주로 돌아보는 게 목표였는데, 유일하게 아씨시는 내가 처음 방문한 도시였다. ‘아씨시’는 막연한 상상과 설렘이 그대로 현실이 될 정도로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마을 규모에 비해 성당 규모가 무척 커서 신기했던 산 프란체스코 성당, 경사진 돌길을 돌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소박한 듯 아름다운 아씨시의 골목들, 그리고 아씨시는 물론 움브리아 대평원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로카 마조레 등 어느 것 하나 놓치기 힘든 보석과도 같은 마을이었다.오로지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려는 목적으로 찾았던 ‘피사’와 ‘폼페이’. 기차역에 내려 걷다가 피사의 사탑이 나타나자 아이들은 “우와”하는 탄성을 질렀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기운 것처럼 느껴지는 사탑의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한 모양이었다. 미리 예약해 둔 티켓으로 사탑의 정상에 올랐다. 사탑의 정상은 기울어진 사탑 꼭대기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편평했으며 평화로웠다.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재에 묻혀버린 폼페이. 고대 로마 시대 귀족들의 휴양지로 사랑받던 화려한 도시가 순식간에 사라진 비극에 안타깝다가도 2,000년 전 고대 로마 시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이탈리아 여행을 뒤돌아보며…대학 때 배낭여행으로 처음 유럽을 방문한지 어느새 20여 년이 지났다. 그때 모든 나라가 다 흥미롭고 좋았지만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피렌체, 영국의 런던, 그리고 독일의 하이델베르크가 특히 기억에 많이 남았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20대, 30대에 이어 40대에 또다시 이탈리아를 찾게 되었다.이번에 10여 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젊은 날의 나를 많이 만났다. 고개를 젖히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면서, 두오모 쿠폴라에 올라 짙은 주황색으로 물든 피렌체를 내려다보면서, 바다를 가르고 도착한 베네치아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그때 나는 무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었던가. 20대 대학생일 때, 30대 직장인으로써 여러 고민들로 마음이 무거울 그 때 난 예술과 자유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이탈리아 곳곳에서 위안도 받고 삶의 의미도 찾았었다.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이자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조우한 지금의 나와 젊었던 나의 만남은 신기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조금 슬프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나는 참 많이 변한 것 같아서. 앞으로 더 나이가 들고 이탈리아를 다시 찾게 된다면 그땐 어떤 나일까, 기대된다. 2017-02-02
- 선비의 고장~ 영주로 떠나는 가을 여행 영주는 소백산이 북쪽으로 둘러싸고 있고 여기서 갈라진 지맥들이 동쪽과 남쪽으로 이어지면서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도시가 산속에 쌓여 있어서 일까? 청명한 느낌의 청량감이 도시전체를 감싼다. 이에 더해 맑은 가을 하늘과 공기, 아름다운 노란 은행나무 가로수 길과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국도를 달리면 가을 나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1. 영주하면~ 부석사, 가을이 가장 아름다워부석사에 가을이 왔다. 사계절 아름다운 부석사지만 그 중 최고는 바로 지금이다. 부석사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약350m가량의 길에는 은행나무가 가을이면 노란 황금 길을 만든다.부석사는 태백산 줄기를 이어받은 봉황산 자락에 화엄세계를 펼치기 위해 의상대사가 세운 절이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국보18호), 조사당(국보19호), 소조여래좌상(국보45호), 조사당벽화(국보46호),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17호) 등의 국보와 3층석탑, 석조여래좌상, 당간지주 등의 보물이 있다. 그 외에도 지방문화재가 있는 화엄종의 근본도량이다.부석사는 산자락 경사를 최대한 이용해 아래서부터 위로 상승해가는 절 배치를 보여준다. 절대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독특한 배치이다. 범종루를 지나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서 아래를 보면 소백산 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가을이 물든 산과 절집의 자연스러움과 유물들이 주는 역사의 무게감이 멋진 가을 추억을 선사한다.주소 :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2. 5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는 소수서원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다. 죽계천가 풍광 수려한 곳에 자리했다. 이 자리는 고려시대에는 숙수사라는 절이 있었다. 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이 1543년 이곳 출신의 성리학자인 안향의 사당을 만들고, 사당 동쪽에 백운동서원을 같은 해에 설립한 데서 시작되었다. 이후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한 후 조정에 사액(賜額)을 바라는 글을 올려 국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명종이 ‘소수서원’이라는 현판을 내리고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이 되었다.고즈넉한 가을 사색의 시간을 명륜당에서 들려오는 글 읽는 소리와 함께 가져볼 수 있다. 소수서원 옆에는 선비촌과 소수박물관이 있어 같이 둘러보면 좋다.주소 :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40, 054-639-7691#3. 금성대군신단소수서원 맞은편에 금성대군신단이 있다. 금성대군은 세종의 여섯 째 아들로 순흥에서 순흥부사 이보흠과 고향의 유림과 더불어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실패하여 순절한다. 단종 복위가 실패하자 순흥부는 없어진다. 숙종9년에 순흥부가 복원되고 숙종19년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된 곳에 단을 쌓고 그 넋을 기리기 위한 제단이다.피끝마을부터 죽계의 물줄기를 따라 금성대군신단에 이르는 길은 단종애사 대군길로 꾸며져 있다. 이 길을 걸으며 참 선비의 길이 무엇인가를 되새겨 볼 수 있다.*위리안치 : 귀양을 간 죄인을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고 그 안에 가두어 둠. 오늘날 가택연금 같은 셈이다.주소 :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67번길 28(순흥면)#4. 자연이 선물하는 건강한 먹거리영주에서는 어디를 가나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빨간 사과, 향긋한 송이버섯, 각종 산나물 등 나오는 특산물도 하나같이 건강하다.영주 순흥이라 하면 메밀묵도 빠지면 안 된다. 식당에 가면 묵밥과 함께 태평초를 먹어보길 바란다. 태평초는 묵을 넣어 끓인 찌개라고 보면 된다. 심심하고 기교 없는 맛이 고향의 맛 그대로다.순흥선비묵집 : 순흥면 석교리 248-2순흥전통묵집 : 순흥면 읍내리 248 201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