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 항상 사고 발생률이 올라간다. 사고에는 열사병, 교통사고, 낙상, 타박상, 찰과상, 골절, 교상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 오늘은 교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산책 나온 댕댕이들은 너무나 기분이 좋은 나머지 아무한테나 꼬리를 흔들고 다가간다. 친구를 보면 당연히 호기심이 생기고 인사도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종종 곁에 오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겁이 많거나 사회화 교육이 잘 안되어 있는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걸 싫어하는 아이만 잘못이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사회화라는 건 인사하는 방법을 아는 것도 포함된다. 다가가서 인사하는 친구의 방법이 잘못 되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누군가에게 인사를 할 때는 직접 다가가는 것 보다는 주위를 맴돌고, 얼굴보다는 몸을 많이 보여주면서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야 상대가 거부감을 덜 갖는다. 인사 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인사를 해야 하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다. 누군가 처음 보는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보자마자 달려들어 악수를 청하거나 끌어안는다면 당연히 거부감을 느끼고 피하게 되지 않겠는가?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당연히 자기소개를 먼저 하고 인사를 하는 게 순서이듯이 동물들도 그런 순서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산책 중에 마주치면 물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싫다는 표현을 피하는 정도로 할 수도 있지만 간혹은 과격하게 공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만 있다면 물리는 사고를 막을 수 있겠지만, 접근하지 않는데도 먼저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경계심이 너무 강하거나, 방어적이지 않은 정말 공격이 목적인 경우이다. 그나마 목줄이나 어깨줄이 되어 있고 보호자가 있으면 통제가 되지만, 줄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경우는 사고를 막기 어렵다. 물리는 사고는 가벼운 찰과상에서부터 내부 장기까지 손상되어 회복이 어려운 심각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체구가 크거나 공격성이 큰 견종은 사고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방어적인 공격은 다가오는 부위에만 공격을 해서 큰상처가 아닐 수 있지만, 공격적인 공격은 본능적으로 목, 흉부 등의 부위에 치명적인 상처를 낼 수 있다.
우선 교상이 나면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의 상처가 났는지를 면밀히 관찰해야한다. 보통 교상부위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상처가 깊고 크다. 피부에는 송곳니가 들어간 자리만 보이는데, 그 안쪽은 대부분 길게 찢어지는 깊은 상처를 입는다. 또한 다른 상처보다 물린 상처는 감염이 심해 염증이 잘 낫지 않는다. 가능한 빨리 교상부위를 소독하고 다 아물 때까지 광범위 항생제 투여를 해야 한다. 상처부위가 큰 경우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감염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술 부위도 잘 아물지 않는다.
물리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잠깐 방심하는 사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산책 시에는 항상 주변을 잘 살피고 특히 갑자기 달려들지 않도록 통제를 잘 해야 한다. 주의를 했는데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서 최대한 후유증을 줄여야 한다.
또 한 가지 명심할 것은 물리는 사고를 당하면 놀라거나 아파서 보호자도 물릴 수 있으니 안을 때 놀란 걸 가라앉혀주고 다친 부위를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목동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이철기 원장
문의 02-2698-7582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