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 영어 내신은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매우 높다. 학구열이 높은 강남지역은 영어 학습역량이 뛰어난 학생이 밀집해 있어, 학생 간 성적 변별을 두기 위해 내신 문제가 매우 까다롭게 출제되기 때문이다. 강남서초지역 대다수 고등학교의 2024학년도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은 4월 말부터 5월 초에 집중되어 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영어 시험 성적에 좌절하는 학생도 생기고, 특히 고1 학생들은 중학교 때와 다른 고등학교 영어 내신 성적에 적잖이 충격받기도 한다. 수능 영어와는 또 다른, 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 영어 내신을 주제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도움말 에이스영어 서초본점학원 이용제 원장, KNS영어 정예희 고등부원장
Q. 강남서초지역 고교 영어 내신은 ‘교과서, 부교재, 유인물’ 등의 지문을 통째로 암기해야만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정예희 고등부원장 : “‘암기해야만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다’라기 보다는 ‘암기하면 2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가 좀 더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강남권 고교 내신의 고난도 서술형은 대부분 원문에서 암기한 내용이 정답이 아니라 원문과 동일한 의미의 변형 영작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내신 고난도 변형 서술형은 단어의 수, 보기에 주어진 단어 변형 및 중복의 여부, 사용해야 하는 구조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서 영작해야 하므로 영어에 대한 감이나 유창성은 필요하나, 그 학교의 내신 서술형 문제 유형을 많이 풀어 보고 여러 변형에 대해 연습해 보는 것이 정확도를 높여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용제 원장 : “사실 고교 영어 내신 출제경향은 학교마다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실제로 통째로 암기해야만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통째 암기는 사실상 무의미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험 대비 방식이 학교마다 극명하게 달라야하죠. 그 사례로 두 학교를 들 수 있는데, 서초지역 고등학교인 동덕여고와 서초고가 대표적입니다.”
Q. 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의 영어 내신 출제경향을 예로 들어 설명해 주세요.
이용제 원장 : “앞서 말씀드린 두 학교를 예로 들면, 동덕여고 영어 내신은 서술형 배점이 50점까지 출제됩니다. 출제된 문장들이나 빈칸이 원문과 동일한 경우가 매우 많아서 아무리 영어 기초실력이 우수해도, 시험 범위 지문을 통째로 암기한 성실한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반면, 서초고 영어 내신은 2023년 기준 서술형 배점이 20점으로 비중이 작습니다. 그나마 패러프레이징(사실상 같은 의미를 내포한 다른 방식의 표현)이 매우 많고, 본문과 전혀 다른 문장 구조와 동의어를 활용해 영작할 것을 요구하는 서술형 문제가 나옵니다. 따라서 통째로 암기하는 방식보다는 지문의 본질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기본적인 의미단위 표현을 암기하고, 기본적인 어휘 활용 능력과 영작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만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예희 고등부원장 : “강남권 영어 내신 객관식은 주로 수능 유형을 기반으로, 추론 문제와 같이 그 학교만의 고유한 문제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술형의 경우 ‘어법 오류 찾기, 단답형 어휘 삽입, 조건에 따른 서술형 영작, 요약문 완성하기’ 등의 유형으로 출제됩니다. 객관식의 경우 변형된 어휘와 문법 구조로 이루어진 독해 내용에서 어법상·문맥상 오류가 몇 개인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문제도 출제되며, 2023년 기준 진선여고의 경우 이 유형이 연속 5문제 이상 출제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고난도 서술형 영작의 경우 ‘밑줄에 우리말 해석이 없이 주어진 보기와 조건에 맞게 영작하기’ 유형이 있는데, 단대부고의 대표 영작 유형입니다. (올해는 바뀔 예정) 즉, 모든 지문을 100%로 암기했다고 해서 서술형 영작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밑줄의 원문을 알고 그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조건에 맞게 패러프레이징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중동고와 경기고 같이 문항수가 많아서(38~40문항) 높은 등급을 받기 치열한 학교도 있고, 휘문고와 진선여고처럼 부교재가 고난도인 학교, 숙명여고처럼 시험범위가 압도적인 곳도 있습니다.(교과서, 부교재, 모의고사, 토플, 단어 500개 이상 암기)”
Q. 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 영어 내신은 ‘수능 영어’와 결이 다르다’라는 말이 많습니다. 내신 영어와 수능 영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정예희 고등부원장 : “수능 영어는 소위 ‘리터니’ 학생 즉,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학생들이 접근하기 수월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언어로 학습한 아이들이 정확한 단어나 어법 구조를 모르더라도 ‘감’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등급은 획득 가능합니다. 하지만 수능 영어는 1등급일지라도, 내신 영어는 4~5등급으로까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내신은 ‘정확성’이 핵심입니다. 즉, ‘감’만으로는 높은 등급은 절대 받을 수 없는 시험입니다. ‘영어의 감‘ 위에 정확한 어휘와 어법 능력, 성실에 기반을 둔 암기력 그리고 그 학교만의 내신 유형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미흡하면 즉, 어휘, 어법은 되는데 성실함이 부족하거나, 감은 좋은데, 어법이 부족하거나 하면 내신 1등급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어법은 끝내고 가야 한다.’, ‘단어 시험은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 ‘영어는 중학교 때 끝내고 가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용제 원장 : “수능 영어는 논리적 추론 문제와 독해 문제가 주를 이룹니다. 빈칸 추론 유형이 4~5개, 순서/삽입/무관한 문장 추론 유형이 6개, 목적/심경 분위기/주제/요지/제목/함축적 의미 추론 6개 등입니다. 논리적 연결어와 대명사 및 패러프레이징 되는 말이 지칭하는 대상을 확인하며 읽는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독해력 신장의 핵심입니다. 반면, 내신 영어는 수능의 논리적 추론 문제와 독해 문제에 더해, 내용 일치 유형 또한 추론을 요구하는 선택지가 출제되므로 추론이 한층 더 심화된 형태입니다. 또한, 객관식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어휘 추론(영영 뜻풀이, 예문 내 단어의 의미 추론) 유형과 어법(문법, 구문) 유형이 독해에서 많이 출제됩니다. 더구나 수능에는 존재하지 않는 서술형 유형이 20~50점 배점으로 출제되고 있으며 서술형 유형은 학교마다, 해마다 극히 달라지는 특성을 보입니다. 서술형 유형의 공통된 특징은 어순 배열과 단어의 활용(동사 활용, 어형 변화)이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이므로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전적으로 1등급이 보장되지만, 내신 영어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경쟁하는 친구들의 상대적 실력과 노력 정도에 따라 본인의 위치가 결정되는 측면이 강합니다.”
Q. 물론 강남서초 고교별 내신 출제 경향은 다르지만, 영어 내신 대비 방법이 궁금합니다.
이용제 원장 : “논리적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독해를 잘하기 위해서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꾸준하고 반복적이며 효율적인 어휘 학습은 당연히 전제되어야 합니다.) 첫째, 논리적 연결어인 접속부사, 전치사, 접속사 목록을 마련해 먼저 학습해야 합니다. 둘째, 학습에 있어서 대명사와 패러프레이징 된 표현이 지칭하는 대상을 정확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셋째, 지문과 선택지의 영문을 표면적인 의미로만 해석하지 않고 비유적, 대유적, 상징적 표현과 예시 등을 통해 저자나 출제자가 내포하고 있는 바를 정확히 추론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어휘 활용과 어순 배열이 주 유형인 서술형을 잘하기 위해서 역시 세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 동사 및 준동사의 활용과 어형, 어미변화에 대한 학습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동사의 불규칙 3단 변화, 형용사 및 부사의 3단 변화와 같은 기초적인 학습과 품사를 확인하며 단어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죠. 둘째, 어순 배열을 결정짓는 동사, 준동사, 접속사, 전치사가 각기 어떻게 다른 순서를 이끄는지 정리해 숙지해야 합니다. 또한, 도치문과 강조 구문 등 특수한 어순 배열을 정리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셋째, 세부적인 문법 사항이 나와 있는 문법 교재 1권과 고등학교 서술형 기출 모음집을 반복해서 풀이하고 연습해 기초를 다지고, 다양한 실전 문제 유형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야 합니다.”
정예희 고등부원장 : “요령은 통하지 않습니다. 가장 확실한 내신 대비 방법은 지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입니다. 이는, 지문에 쓰인 모든 문법적 구조와 어휘 그리고 그것의 변형까지 선생님의 수준까지 인지하고, 해당 학교 유형의 문제를 통해 많이 적용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1등급은 서술형의 감점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건 영작 연습 필요) 4등급 이하의 점수대 학생이라면, 해석을 통해서라도 글의 내용을 먼저 이해해야 하며 기본 어휘, 어법을 추가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Q. 중간고사 이후 ‘시험지를 활용한 영어 내신 점검 포인트’에 대해 조언해 주세요.
정예희 고등부원장 : “1학기 중간고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1년간 시험의 유형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사립학교는 덜 하지만, 공립은 시험 유형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1년 시험 유형의 방향을 볼 수 있는 시험이 됩니다. 그러므로 시험 후 가방에 시험지를 구겨 놓은 채로 1~2주를 보내지 말고, 유형 및 변형에 대한 인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각 범위/유형별 문항 수나 난이도를 분석해 나의 약점과 실수한 포인트를 인지하고 기말고사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법 문제가 어렵게 나왔다면, 어법을 더 꼼꼼히 봐야 하며, 변형이 많이 되었다면 동의어, 유의어에 대해 철저히 암기해야 합니다. 영작에서 보기의 단어를 누락했거나, 조건에 부적합하게 썼다면 그런 실수가 없도록 그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며 많이 연습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 극적인 성적향상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만 중간고사 이후 오답을 잘 분석해서 전략을 잘 세운다면, 기말고사에서 반드시 성적향상은 있을 것입니다.”
이용제 원장 : “첫 번째로, 객관식 선택지 및 서술형 정답 부분이 원문과 동일한지 확인하세요. 동일한 비중이 높고 점수 배점이 높다면, 다음 시험 대비로 지문을 통째로 암기할 것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변형이 많다면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 의미 없고, 의미단위(동사구, 준동사구, 전치사구, 종속절)로 암기 및 학습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둘째,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입니다. 사실 많은 학생은 본인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잘 못하는 과목일수록 메타인지가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본인이 틀린 문제들을 들고 선생님을 찾아가서 무엇이 부족해 틀렸는지 확인받고 전략을 세우는 컨설팅을 받는 것이 사실상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점수대에 따른 대략의 학습 전략이라면, 하위권 학생들은 어휘 학습이 절대적으로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중상위권 학생들은 문맥상 함축적 의미 파악, 지문과 중요 표현 암기, 어순 배열, 동사 및 어형 활용 연습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이 틀린 유형과 틀린 이유에 집중해 보충하고 다음번 시험 직전 반드시 이 부분을 상기해 실수가 없도록 유념하며 시험에 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반포고 1학년 학생은 영영 뜻풀이 부분에서 아쉽게 한 개 틀린 후 영영 뜻풀이 부분을 집중 반복 훈련해 100점과 내신 영어 전교 1등을 달성했습니다. 최상위권일수록 약점이 판이하기 때문에 오히려 개별 컨설팅과 맞춤형 자료를 통해 훈련한다면 생각보다 빨리 원하는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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