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봄의 기운은 점점 가시고, 더워지는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여름철에 자주 보게 되는 질환이 있다면 바로 일광화상이다. 일광화상이란 햇빛 등의 자외선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의 염증 반응이 유발되면서 붉어지고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세포가 자외선을 흡수하고 손상된다. 세포가 손상되면서 여러 염증 매개 물질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어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피부에 홍반과 부종, 화끈거리는 통증, 열감 등의 증세가 발생한다. 증상이 더 심한 2도 일광화상의 경우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물집들이 생기면서 표피가 벗겨질 수도 있다.
증상의 정도는 노출된 자외선의 강도가 높고, 자외선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하루 중에서 햇빛이 가장 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햇빛에 노출되기 20~30분 전에 햇빛차단지수(SPF)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마스크, 모자, 양산 등으로 피부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한 번 바르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야외 활동이 지속되는 매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해수욕이나 야외 수영장 혹은 땀이 많이 나는 야외 활동을 할 때에는 방수성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수시로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일광화상은 예방이 너무 중요하지만, 강한 자외선에 이미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통증을 줄여 주고 불편한 증상을 완화해 주는 방향의 대증요법이 필요하다. 샤워나 시원한 수건으로 냉찜질을 하여 피부를 차갑게 해 주고, 필요하면 진통제를 복용한다. 진통제로 가장 추천되는 약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계통으로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 주는 데 효과적이다. 부위가 넓은 일광화상은 탈수로 이어질 수 있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 주어야 한다. 그 외에도 화상 부위가 옷에 반복적으로 닿거나 쓸리면서 증상이 더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부드러운 재질 위주의 옷을 입거나, 소아는 집에서 가능한 옷을 입지 않고 대증요법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보통 가벼운 일광화상은 1~2주에 걸쳐 증상이 호전되나, 물집이 생기는 2도 일광화상은 자가 치료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여 제대로 처치하여 이차적인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윤혜 원장
한강수성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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