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너무나 이뻐하는 네발 달린 동물들은 정말로 유연하다. 어떻게 발이 입에 닿을까 하고 신기하게 보게 된다. 아무리 힘을 주고 숙여도 손바닥조차 땅에 닿지 않는 나와 비교하면 그 유연성이 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유연함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아프거나 간지러우면 손으로 감싸거나 긁지만 개나 고양이는 입을 먼저 댄다. 특히 발은 입이 닿기 너무 쉬운 위치에 있다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축축해질 정도로 핥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발은 왜 핥는 걸까?
가장 흔한 이유는 지간피부염이다. 우리 발의 무좀처럼 병원균의 감염에 의해 염증이 생기고 가려운 것이다. 지난 호에서도 설명했지만 입에는 많은 균이 상재하고 있어서 핥으면 핥을수록 염증은 더 심해진다. 더군다나 핥아서 습한 환경이 되면 미생물은 더 살기 좋아지니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식이 된다.
그 다음은 알러지이다. 알러지는 감염이 없어도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앞서 말했듯이 발은 핥기에 너무 좋은 위치에 있다보니 몸을 긁기만 하는 게 아니라 발도 핥게 되는 것이다. 시작은 알러지 이지만 계속 핥다 보면 발에 상처가 나게 되고 결국 피부염도 생기게 된다.
세 번째 이유는 상처이다. 특히 한 발만 유독 많이 핥는다면 상처일 가능성이 크다. 산책하다가 발바닥 패드가 벗겨지거나, 패드 사이 피부가 긁히거나, 날카로운 것에 베이거나 찔릴 수가 있다. 우리 주변은 부드러운 흙바닥이 별로 없다. 우리가 맨발로 밖을 걸어 다닌다고 생각해보면 왜 상처가 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너무 더운 날은 발바닥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 다친 곳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발은 많은 뼈와 관절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골절, 탈구, 염좌 등도 많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이상이 없어 보여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문제이다. 심심하거나 불안하거나, 또는 단순히 습관인 경우이다. 사실 이런 경우가 고치기 가장 어렵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니 병원에서 꼭 상담 받아보길 바란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발을 많이 핥는 것은 위생상, 건강상 좋지 않다. 그대로 두면 발이 닿는 부위에 외이염, 구내염, 구순염, 결막염 등도 일으킨다. 그러니 발을 핥는 행동이 계속 된다면 너무 늦어지기 전에 진료를 받아 보는게 바람직하겠다.
목동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 이철기 원장
문의 02-2698-7582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