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영어 영역은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게 사교육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2월 8일(금) 수능 성적표가 배부되면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올해 수능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은 지난해 수능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예비 고1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 전 중3 겨울방학에 고등 영어 기반을 어떻게 다져야 할까? 중등영어와 고등영어의 차이점부터 학습 방법까지, 강남서초지역 사교육 전문가와 질의응답으로 풀어봤다
도움말 문경희영어학원 문경희 원장, 정영어학원 남기정 원장·백시영 원장
Q. 중등 영어와 고등 영어의 차이점이라면?
문경희 원장 : “학교마다 차이점은 있지만 대체로 중등 영어는 교과서 어휘와 주요 문법의 출제 경향에 패턴이 있다. 학교 시험에 주로 나오는 필수 어휘와 구문을 집중적으로 익힌다면 단기간에도 고득점이 가능하다. 반면에 고등 영어는 단편적인 중등영어에 비해 교과서 밖에서, 즉 부교재나 모의고사 또는 학교 자체 자료 등에서 출제되거나 학교에 따라선 외부지문의 범위 밖에서 출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단기간의 암기와 패턴연습으로 고득점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어휘 교재를 선정해 평소에 꾸준히 어휘력을 길러놔야 하며, 문법도 챕터별 주요 내용과 함께 전반적인 활용력까지 갖춰야 최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남기정 원장 : “가장 큰 차이점은 내신 문제 난이도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중학교 영어 내신 평균 점수가 75점 정도라면 고등 영어 내신의 평균 점수는 50점대이다. 특히 서술형의 난도와 요구하는 독해력이 상당히 높아져 이에 대비해 꼼꼼하고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Q. 그렇다면 어휘·독해·문법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백시영 원장 : “강남지역 내신 수준에 맞는 어휘 교재를 선정해, 그중 단어의 90퍼센트 이상을 이미 알고 있어야 효율적인 내신 대비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 정도 수준의 단어집 한 권을 10번 반복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를 권한다. 어휘 기초가 안 되어 있다면 그 전 단계의 단어부터 채워가야 한다. 중3 겨울방학 때 독해력을 키우려면 고등학교 입학 전 고1, 고2 시도교육청 모의고사까지 지난 2개년의 기출문제 정도는 다 풀어보고, 틀린 것은 검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긴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구문 훈련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독해 교재의 모든 문장이 읽자마자 바로 의미가 떠오를 정도로 반복해서 숙지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문법도 관련 교재를 10번 읽고 이해한다면 고등 내신 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경희 원장 : “다음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첫째, 낮은 난도(다의어 포함)부터 높은 수준의 어휘, 숙어까지 평소에 반복 암기해 완전히 내 것이 되어, 독해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길고 복잡한 영어 문장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해설지를 봐도 이해되지 않는 내용의 글도 논리적으로 요약정리하며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넷째, 문법의 기초부터 고난도 어법 응용까지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정확한 독해, 즉 구문독해와 내신 서술형 문제에서 특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더불어 수능 영어에 대비해 정해진 시간(70분) 내 듣기 17문제(25분)와 독해 28문제(45분)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Q. 강남권 주요 고교 영어 내신의 출제 경향은?
문경희 원장 : “경기여고와 휘문고 영어 내신을 예로 들면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수능 베이스의 독해와 어법 문제를 주로 출제한다. 둘째, 정확성을 요구하는 문제를 주로 낸다. 즉, 문법이나 쓰기 문항이 중학교 때처럼 단편적으로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문법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융합해 영어를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는가, 영어문장을 문제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게 정확하게 쓸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문제들이다. 셋째, 교과서 출제 비중보다 학교 부교재와 모의고사 기출문제 등에서 많이 낸다. 두 학교뿐만 아니라 강남권 대다수 고등학교 내신이 이런 출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중3 겨울방학 때 이러한 내신 문제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잘 다져야 한다.
남기정 원장 : “특히 휘문고는 영어 내신에서 듣기 문제가 출제되는데, 이와 관련한 시험 범위나 교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즉, 자신의 평소 실력대로 시험을 봐야 한다. 또한, 영어 듣기 문제를 들려준 뒤 내용을 요약해 쓰는 것이 서술형 문제로도 출제된다. 이러한 출제 경향이 예전에 더 어려웠던 때를 예로 들면, 당시 CNN 방송을 정해진 범위 없이 들려주고 문제를 푸는 내신 문제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만큼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이라면 문제 풀이 자체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즉, 평소에 영어 실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좋다. 무엇보다 중3 겨울방학에 진학 예정인 고등학교 혹은 진학할 가능성이 높은 학교의 1학년 영어 내신 기출문제를 적어도 3회 정도는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각 학교 내신 문제에서 요구하는 영역별 능력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자신 부족한 점을 보완해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고등 영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시영 원장 : “고등학교 학생들은 마음이 급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점수를 받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영어 실력’ 없이 요령만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고등 영어 내신과 수능 영어의 특징이다. 마음이 급한 와중에도 단어를 외우고, 글을 많이 읽어서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독해력을 기르며(어떤 학생들은 하루 지문 3개 식으로 공부하는데 학습량이 너무 적어서 성취 속도가 느리다), 문법 이론 다시 보기와 문제 풀이를 반복하며 실력을 키우는 것을 끊임없이 해주어야 한다.”
문경희 원장 : “영어는 단어, 문법, 독해 등 어떤 하나의 영역만을 단기간에 암기해서 완성할 수 없는 과목이기 때문에 평소에 단어. 숙어는 최대한 많이 암기해 두어야 한다. 독해 지문에서 단어 때문에 해석이 막히는 경우가 없더라도, 선택지의 모르는 단어 한두 개 때문에 오답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문법도 변별력을 키우기 위해 출제되는 고난도 서술형 문제에 대비해 평소에 영작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영작은 어휘, 문법의 활용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로, 최상위권을 상위권과 구분하기 위해 조건도 매우 까다롭게 주기 때문에 단기간의 연습으론 한계가 있다.”
Q. 고교 3년간 영어 학습 로드맵 조언이라면?
남기정 원장 : “고등내신 영어 서술형은 외워서 써서 맞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대비를 위해 평소에 영어로 글을 쓰고 첨삭 받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또한 필수라고 생각한다. 학교든 학원이든 선생님께 첨삭을 받으며 영어 작문 실력을 탄탄히 쌓는 것이 영역별 학습에 기반이 될 것이다. 아울러 고1부터 고3 때까지 계속해서 수능과 모의고사 5개년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오답도 점검하면서 철저하게 분석하는 영어 학습 습관을 꼭 기르기 바란다.”
문경희 원장 : “고등학교 입학 전에는 최근 3개년간의 모의고사 유형별 문제 풀이 연습과 함께 내신 문제에서 주로 출제되는 문법과 영작 연습을 해두어야 한다. 고1 때는 좀 더 난도 높은 고2, 고3 모의고사를 풀어보고 내신에 대비해 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충실히 듣고 꼼꼼히 필기하며 수업 자료도 빈틈없이 챙겨두자. 고2 때는 대다수 강남권 고등학교가 수능에 대비해 교과서보다 부교재나 모의고사에서 훨씬 더 많은 내신 문제를 출제한다. 내신 대비에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도 수능에 필요한 어휘, 어법, 독해의 활용력을 기를 수 있으므로 내신 대비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고3 때는 수능과 평가원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 때 꼭 시간을 재어 풀어보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예리하게 분석해 보완하는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능과 내신 모두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인드셋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매일 학습계획 실천과 학습량을 체크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꾸준한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