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킬러문항이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정의를 해야 하는데, 일단 교육부의 답은 ‘기존의 교육과정을 벗어난 과도한 추론과 사고를 거쳐야 하거나, 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그런데 사실 수능은 그 어떤 시험보다도(교육청 모의고사는 물론이고, 각 학교의 내신문제들 보다도) 교육과정을 철저히 지켜서 출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라는 조건은 애초에 해당이 안되므로, 킬러문항은 결국 교육과정에는 해당되지만 깊은 사고력을 요구하는, (심지어 수능에서는 계산과정이 너무 복잡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는다.) 그냥 고등학생들이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가장 눈여겨 봐야할 것은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원이 쓸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인가’이다. 어차피 교육과정안에서 출제해야하고, 시험범위도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문제 난이도의 상한선을 정해놓으면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시간싸움’밖에 없다. 즉, 기존의 고난도 문항들을 없애는 대신 적당히 생각해야하는 문항을 매우 많이 출제하는 것이다.
수능 수학에서는 2점짜리가 3문항, 3점짜리가 14문항, 4점짜리가 13문항이 출제된다. 여기서 중위권이상의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변별력을 가지는 문항은 어려운 3점짜리부터 킬러문항까지 대략 20문항정도인데, 이게 바뀔 수 있다. 즉, 지금의 쉬운 3점 문항들의 난이도가 어려운 3점 수준으로 올라가고, 킬러문항이 없어지는 대신 4점 문항들의 난이도를 모두 기존의 4점 중간난이도로 맞춰버리면 충분히 변별력을 갖추게 된다. 즉,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난도 킬러문항은 없어졌지만 실제 등급 커트라인에 해당하는 점수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기존에는 애초에 킬러문항은 손도 안대고 난이도 상인 문제까지만 풀었었는데, 이제부터는 끝까지 다 풀어야하므로 시간에 대한 압박감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는 킬러문항 배제에 대한 효과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 있다. 다만 만약 시험의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공부의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킬러문항 배제에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먼저, 유형별 반복훈련은 킬러문항 배제정책과 무관하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유형별 반복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중위권까지 도약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문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 킬러문항들이 있는 경우에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부터는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므로 접근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즉, 각각의 문제들을 그냥 푸는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풀이법을 고민하거나 선생님께 거꾸로 설명을 해본다거나 하는식으로 문제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많은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안배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모의고사를 풀 때 타이머를 활용하여 시간대별 푼 문항수를 관리하는 훈련,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붙잡고 있지 말고 그냥 넘김으로서 전체 성적을 관리하는 훈련 등이 필수적이다. 이런 훈련은 원래도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했었던 것인데, 킬러문항이 배제된 지금은 더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수능 수학 대비방법은 문제 유형별 반복훈련, 문제에 대한 복합적 이해력 배양, 모의고사를 통한 시간관리 테크닉 습득 등이다. 이중 가장 중요하게 달라진 점은 문제에 대한 복합적 이해력의 중요성이다. 원래도 중요하긴 했으나, 중상위권 학생들이 킬러문항을 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복합적 이해가 가능한 문제들만 출제되므로 다양한 풀이법을 고민해보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문제를 토론해 보고, 해당 문제가 활용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형태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하는 노력을 통해 충분히 고득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조 지덕 부원장
수와식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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