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형이 워낙 다양해지다보니, 정보의 격차로 인해 본인의 실력보다 더 좋은 학교를 가거나, 혹은 안 좋은 학교를 가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몇몇 전형의 경우에는 충분히 많은 학생이 해당 전형을 통해 대학을 진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체를 하지 않아서 더 안좋은 학교로 진학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전형이 ‘약식논술’이다.
약식논술이라고는 하지만 전형이름은 그냥 평범한 논술전형이다보니 많은 학생들은 지레 겁을 먹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실제 문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시험범위는 수학1과 수학2에 국한되며 난이도도 수능의 어려운 3점 수준을 넘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보통 시험시간이 1문제당 5~10분정도씩 배정되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문제는 애초에 낼 수 없다.
또한 약식논술을 치르는 학교의 경우 명목상으로는 교과영역의 점수가 일정부분 있지만, 실질적인 반영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들어 가천대의 경우 논술성적은 800점 만점이고 교과성적은 200점 만점이라 논술과 교과의 비율이 8:2 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논술성적은 650점이 기본 점수이고 실제 반영점수는 150점이다. 반면 교과성적의 경우 고1 1학기부터 고3 1학기까지 5학기중 가장 성적이 좋은 4학기의 성적만 반영하며(가장 못본 학기의 교과성적은 반영하지 않음) 그조차도 잘한 순서대로 40%, 30%, 20%, 10%를 반영한다. 그리고 등급별 반영 점수가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8.75점, 3등급은 97.5점, 4등급은 96.25점, 5등급은 95점, 6등급은 93.75점, 7등급은 90점, 8등급은 70점, 9등급은 60점이다. 가천대를 지원한 학생들의 내신 등급대가 대략 3등급~7등급이라고 생각하면 가중치를 고려해봤을 때 실질적인 교과성적의 진폭은 4~5점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가천대 논술전형에서 실질적인 논술성적과 교과성적의 반영비율은 8:2가 아니라 30:1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약술논술을 치르는 다른 대학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교과성적이 다소 낮은 학생들의 경우 약술논술이 굉장히 큰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가천대의 합격자 평균등급은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대략 3등급내외이다. 따라서 5등급 이하의 학생의 경우 가천대를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합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데, 수능수학의 3점짜리 문제를 모두 맞출 수 있는 실력을 갖춘다면 약술논술을 통해 충분히 합격을 노려볼만 하다. 수능에서 4점짜리는 13문항이 나오므로 4점짜리를 모두 틀렸을 때 받을 수 있는 점수는 48점이다. 이정도 점수면 2023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5등급이다. 즉, 이정도 등급을 받을 수 있다면 약술형 논술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미 각 대학들에서 기출문제 및 모의논술문제들을 공개했기 때문에 해당 문제들을 충분히 연습해보고 답안지 작성하는 훈련을 한다면, 설령 6등급이하일지라도 학생부 교과성적으로는 거의 지원이 불가능한 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다음은 약식논술을 진행하는 학교들에 대한 간략한 정리내용이다.
위 자료에서 특히 유의해야할 점은 시험날짜가 수능일인 11월 16일(목) 이전에 시행되는 학교이다. 많은 고등학생들은 본인이 수능시험을 잘 볼 것이라고 낙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수능전에 시험이 치러지는 전형의 경우 잘 지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합격했는데 수능점수가 잘나와서 그 학교로 가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라서 그냥 지원을 했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수능 전에 시험을 치르는 학교는 경쟁률도 비교적 낮은 편이고, 실력자들도 많이 오지 않아서 충분히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약술논술을 통해 교과성적으로는 도저히 합격이 불가능한 학교를 합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략 4~7등급의 학생들의 경우 기출문제와 대학에서 발표한 모의 논술문제를 충분히 연습하면 약술논술을 치르는 대학의 논술전형을 통해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교과성적의 실질반영비율은 거의 무시해도 될 수준이므로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교과성적보다는 몇몇 대학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므로, 해당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조지덕 수와식학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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