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을 위한 대입 수시 전형 준비 전략-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선배의 조언

가장 해이해지기 쉬운 지금, 최선을 다해서 수능 공부해야

지역내일 2023-08-12

고3 학생에게 이젠 대학 입시가 정말 가깝게 다가왔죠. 먼저 ‘수시 원서 어디 쓸지 선택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급박하게 귀에 들어오면서 원서 6장을 어디로 써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될 거예요. 비슷한 성적대, 비슷한 수준의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를 가진 학생들도 원서 넣는 전략에 따라 대학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도 봤어요. 그래서 더 고민이 많고 걱정도 될 텐데요, 제가 했던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고3 학생을 위해 여러 전략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성예빈(일산동고 졸) 학생

부족한 생기부 심화해 채우기
고3 생기부는 고1, 고2 때 했던 활동들을 ‘심화’하고, ‘정리’할 수 있어야 해요. 쉽게 말하면, 새로운 활동을 할 때는 고1, 고2 때 다루지 못했던 내용을 위주로 다루고, 또는 기존 활동에서 심화된 성격의 활동을 진행하면 좋다는 뜻이에요. 고1, 고2 때 부족하게 다루었던 영역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학과 소개를 참고하면 편해요. 자신이 지망하는 학교의 학과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확인해도 좋고, 일반적인 학과는 서울대학교 학과 소개를 봐도 좋아요. 예를 들어 볼게요. 제가 지망했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홈페이지의 학과 소개에서는 ‘모국어로서의 국어교육’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모두 포괄하는 학과로 설명하고 있고, 인접학문으로는 ‘국어학’과 ‘국문학’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 학과 소개를 확인한 후 다시 1학년, 2학년 생기부를 점검해봤어요. ‘모국어로서의 국어교육’, ‘국문학’은 많이 다뤘지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과 ‘국어학’은 거의 다루지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3학년 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국어 문법 교육과 의미 화용 교육의 중요성 탐구’를 주제로 자율교육과정 탐구를 하면서 국어학(언어와 매체)와 한국어교육을 모두 다루었어요. 또한 ‘Boroditsky and Sapir-Whorf’s hypothesis, 비트겐슈타인을 바탕으로 살펴본 언어결정론’을 주제로 영어 세특 활동을 하면서 언어학(국어학)을 다루었어요. 특히 학과 커리큘럼을 확인하고, 화용론과 매체 교육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껴 앞서 언급했던 자율교육과정 탐구와 ‘침묵의 나선 이론으로 본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는 매체 언어(인터넷 커뮤니티)의 문제점과 그 대안으로서의 매체 교육 방법 제언’을 진행했지요.

생기부 읽고 또 읽기
고3 학생들은 지금까지 생기부를 몇 번 정도 읽어보셨나요? 저는 편지 읽는 것을 좋아해, 생기부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해서 많이 기대하고 많이 읽어봤던 기억이 나요.^^ 사실 제가 앞으로 할 활동들을 계획하고, 이전 활동의 보완점, 내가 한 활동들이 얼마나 잘 적히는지, 더 잘 적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략을 구성하기 위해서라도 생기부를 2학년 때까지 50번은 넘게 읽었답니다. 선생님들께서 생기부를 정리해보라고 하실 텐데, 저도 많은 활동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막막했던 것 같아요.
생기부를 잘 정리하려면, 먼저 앞서 말했듯 생기부를 많이 읽어야 해요. 읽으면서 겹치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 보세요. 생기부를 단순히 단편적인 활동의 나열로 읽으면 안 돼요. 여러분이 생기부를 만들고, 읽는 방식대로 입학사정관님들도 읽으실 거예요. 생기부는 하나의 ‘이야기’여야 하고, 생기부에서 여러분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비슷하지만 점차 발전했던 활동들, 활동을 하다 궁금한 점이 생겨 연계해서 진행했던 활동들, 생기부에서 선생님들의 평가로 자주 드러나는 나의 모습들에 다른 색깔로 표시를 해보세요. 예를 들어 볼게요. 저는 2학년 1학기 때 사회참여 프로젝트로 ‘어휘력, 문해력 증진 보조교재 연구개발 및 배포’를 진행했어요. 이 활동을 하면서 애초에 동기가 부족해서 보조교재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는 학생까지 도와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학습자의 동기유발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생기부에 기록됐죠. 그래서 2학년 2학기 때는 진로탐구활동으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습자 유형 구분 및 동기유발 방식 고민 :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탐구를 진행했어요. 2학년 땐 국어국문학과 멘토링을 했었는데, 소감문의 ‘르포문학에 대해 더 탐구해보고 싶다’는 내용이 생기부에 기록됐죠. 이를 3학년 때 ‘르포문학의 현 위치에 대한 인식과 국어교육에서의 활용 방안 탐구’를 주제로 탐구한 내용과 연결 지었어요. 생기부를 계속 많이 읽다 보면 여러분도 다 찾아낼 수 있어요.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연결이 되는지 찾고, 이렇게 굵직한 활동들이 모여서 구성되는 ‘나만의 이야기’까지 만들어보세요.

생기부에 ‘나의 이야기’ 담아 쓰는 것이 중요
다음으로 생기부에서 본인이 진행한 활동 전부를 따로 적은 후, ①이 활동을 통해 어필할 수 있는 나의 강점 ②활동 동기 ③활동 내용 ④활동 결과 ⑤활동에서 어려웠던 점 ⑥극복한 과정 ⑦느낀 점을 정리해보세요. 이 과정이 결국 면접 준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도 며칠 잡고 꼼꼼하게 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활동 동기를 쓸 때는 이전 활동과 엮어서 써도 좋고, 읽은 책과 연결해도 좋고, 본인의 관심사와 연결해도 좋아요. 어려웠던 점과 극복한 과정을 쓸 때는 진부한 것보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구요. 활동 결과를 쓸 때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수치만을 적거나 성공적으로 활동했다고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점에서 과정을 반영했고, 반영하지 못했는지, ‘나의 이야기’를 담아 쓰는 것이 중요해요.

우주상향, 우주하향 하나씩은 지원하기
지금 여러분이 목표하는 대학이 있을 거예요. 이 ‘목표하는 대학’이 자신의 성적보다 훨씬 높은, 꿈의 학교도 있을 것이고, 적당히 자기 수준에서 만족하는 학교도 있고, 마지노선으로 정해둔 학교도 있겠죠. 우리는 수시 원서 6장을 써요. 상향은 자신의 성적과 생기부에 비해 높은 수준의 학교, 적정은 성적과 생기부에 적절한 학교, 하향은 성적과 생기부보다 낮은 수준의 학교를 뜻해요. 최상위권 학생들이 아니라면, 6개의 원서 중 두 개는 상향, 두 개는 적정, 두 개는 하향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원서를 쓸 때, 일명 ‘우주상향’이라고 하는 꿈의 학교도 원서를 하나는 넣어 봤으면 좋겠어요. 6장의 기회가 있는데, 하나 정도는 써야 후회가 남지 않더라고요. 제 친구도 내신 대비 우주상향이라서 모두가 말렸던 높은 학교를 썼다가 추합으로 합격했어요. 안 썼으면 매우 후회했을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 현역으로만 지원할 수 있는 학교, 전형들이 있기 때문에, 고3 학생들이라면 후회 없이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많은 학생들이 지키지 못하는 것인데, ‘우주하향’도 꼭 지원할 것을 권장해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최상의 결과만을 기대하고 예상하기 때문에 본인이 하향이라고 생각하는 곳도 하향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작년, 재작년에 자신의 내신보다 커트라인이 살짝 밑이라고 무조건 합격한다는 보장은 절대 없거든요. 종합은 더욱 그렇고, 교과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과를 지원했을 때도, 내신 성적 1.06은 모든 해에 거의 1등으로 합격했었는데, 제가 지원했을 때는 우수한 지원자들이 몰려서 예비 1번을 받았었어요. 이렇듯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6개의 원서에 광탈을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꼭!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학교, 보내줘도 안 간다고 생각할 정도로 낮은 학교를 하나 넣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종합으로 지원할 경우 수치만을 너무 신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원했던 학교도 30% 생기부, 70% 내신 성적으로 평가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생기부가 정말 중요했어요. 어떻게 반영해서 계산하는지는 알 수 없으니, 이전의 입시 결과만 보고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생기부 마감, 수시 원서 접수 등 어수선한 시기라도 열심히 수능 공부 병행하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학교들은 최저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해요. 최저를 충족하지 못하면 무조건 불합격이거든요. 그러나 수시 원서 접수, 면접 준비 등 대비를 하느라 수능 공부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소서가 있어서 시간을 정말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지금은 자소서가 없어서 다행히 시간 여유가 있지만, 그래도 어수선한 시기에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날짜를 정해두고 며칠 간은 수시 준비만, 며칠 간은 수능 공부만 계획하고 했어요. 이렇게 하면 다른 생각을 덜 하고 집중할 수 있답니다. 학교는 분위기가 어수선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수시 준비 위주로, 집이나 독서실에서는 수능 공부 위주로 하는 것도 추천해요. 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지원한 6개 학교에 전부 떨어진 친구들도 정말 많이 봤어요. 수능 날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가장 해이해지기 쉬운 지금 최선을 다해서 수능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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