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는 말을 아시나요? 자기 자신을 알고 적을 알면 지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다가오는 기말고사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후배님들을 위해 기말고사 대비 국어 공부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성예빈(일산동고 졸)
내신 기출 문제 분석의 중요성
수능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학습은 ‘기출 학습’이라고들 말해요. 이전에 나왔던 문제 형식, 답과 오답을 구별하는 사고방식, 출제자의 의도를 반영해서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전략적이기 때문이에요. 과거를 봄으로써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수능 기출분석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 알고 있는데, 내신 기출분석의 중요성은 학생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내신 또한 단순히 많이, 오래 공부하는 것이 언제나 좋은 성적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접근이 중요하답니다.
또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라는 하나의 기관에서 계속 출제진이 바뀌면서 출제되는 수능과 달리, 학교 내신 시험은 1학기 중간고사 출제진과 1학기 기말고사 출제진이 같은 선생님들이죠. 즉, 여러분이 치른 중간고사의 시험지를 분석함으로써 기말고사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문제를 많이 푼다, 많이 공부한다는 중요한 목표가 아닙니다. 중점적인 목표는 ‘시험을 잘 보는 것’. 어떻게 하면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해요. 그래야 길을 잃지 않고 전략적으로 시험 대비를 할 수 있어요. 그냥 본다고 외워지지 않고, 많이 외운다고 언제나 시험을 잘 보지 않아요. 의식적으로 암기하고, 시험에 나올 선지 형태로 머릿속에 떠올려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해야 시험장에서도 정답을 잘 고를 수 있어요.
이미 치른 중간고사 바탕으로 기말고사 대비 전략 세워야
이미 치른 중간고사를 바탕으로 기말고사 대비 전략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볼게요. 먼저 중간고사 시험의 출제 기조를 파악해야 해요. 국어를 예로 들면, 지난 국어 시험지를 펼쳐보면서 시험지에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살펴보는 거예요. 국어 시험지에 문학 문제가 특히 많았고, 선지들이 전체적으로 애매했지만 정답 선지만은 뚜렷한 근거가 있어 고르기 쉬웠다고 해 봅시다. 그리고 조사, 단어 등 매우 작고 세밀한 포인트로 오답 선지가 구성됐고, 전체적인 구성을 보니 앞의 5문제 정도는 쉽고 갈수록 어려워졌네요. 특히 보기 문제가 가장 어려웠고, 작가의 시대적 배경이 어렵게 보기로 구성이 됐어요. 고전소설은 시공간적 배경과 인물 정보의 일치 불일치 문제가 주로 있었고, 현대시는 시어의 의미 파악이 많이 출제됐네요. 시험범위의 시들끼리 엮어서 출제된 문제가 많았고요.
방금 파악한 내용으로 기말고사 시험을 대비할 때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문학 문제가 많이 나왔으니 문학에 조금 더 비중을 두면서 공부해야 할 거고, 고전소설을 공부할 때는 시공간적 배경, 인물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OX 퀴즈를 만들어 공부하면 좋겠죠. 문제를 내고, 푸는 과정에서 일치 불일치 정보를 완벽하게 숙지할 수 있으니까요. 현대시는 시어의 의미 파악을 대비하기 위해, 시어들을 긍정/부정의 의미, 시에서의 역할 정도로 구분해 미리 학습하는 방법이 있겠죠. 또한 시험범위 작품의 작가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실제 시험에서 선지들이 전체적으로 애매하고 어려웠다고 했으니, 애매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선지들은 일단 보류하고 정확한 답만 빠르게 골라서 문제를 풀 생각을 해야겠죠! 작고 세밀한 포인트로 오답 선지가 구성됐으니 문장 성분별로 끊어서 정오판단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뒤로 갈수록 문제가 어려워졌으니 속도를 내서 풀다가 어려운 문제에서 시간을 좀 쓰고, 시간이 남을 때 처음부터 검토하는 방식으로 시험 운용해야겠죠.
중간고사 당시 시험 상황 복기해보기
그다음은 중간고사 당시 시험 상황을 복기해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시험 시작 직후, 맨 앞 지문이 쉬웠는데도 외부지문과 엮어서 출제된 것을 보고 긴장해서 눈에 잘 안 들어왔다고 생각해봅시다. 전체적으로 외부지문이 많아 시간이 부족했고, 중간고사 당시 오래 고민했던 문제들, 헷갈렸던 선지들을 보니 다 ‘애매함’ 때문에 둘 중 하나를 고민했던 것이 많았네요. 이 애매함은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알거나 사실관계 및 지문에 완벽히 근거를 두었다면 잘 골라낼 수 있었을 거예요. 여기에 처음부터 꼼꼼히 풀다 보니까 마지막에 시간이 부족해서 몇 문제를 풀지도 못했다고도 가정해 볼게요.
이 분석을 토대로 기말고사를 풀 때 적용해 보세요. 먼저, ‘(가)는 (나)와 달리 A한다’라는 선지가 맞으려면, (가)는 A가 맞아야 하고, (나)는 A가 아니어야겠죠? 둘 중 하나라도 다르다면 이 선지는 틀린 선지가 돼요. 또한 ‘(가)와 (나)는 모두 A한다’라는 선지에서 (가), (나) 둘 중 하나라도 A가 아니라면, 이 선지는 틀린 선지라고 바로 체크할 수 있어요. (가)가 시험범위 지문이고 (나)가 외부지문이라면, (가)를 먼저 보면서 앞의 원칙에 따라 골라낼 생각을 하는 거예요. (가)가 틀리거나 맞는 순간 정오가 확정되는 선지가 분명히 있으니까요. 중간고사에서 외부지문 파악이 어려워서 시험 운용이 힘들었다는 것을 경험했기에 이를 미리 대비할 수 있어요. 또한 중간고사 시험 당시의 ‘애매함’을 줄이기 위해 적절하지 않은 선지의 적절치 않은 부분에 X표시를 하고, 지문에서 확실한 근거를 찾아보세요.
출제진 선생님이 선호하는 문제 유형 파악해보기
다음으로 출제진 선생님들께서 선호하시는 문제 유형을 파악해봅시다. 예를 들어 문학은 시를 여러 개 묶어서 출제됐고, 비문학에서는 일치불일치 문제가 많았고, 전개 방식과 흐름을 잘 읽는 문제가 많았다고 해봐요.
이를 기말고사 대비에 적용하면, 문학 공부를 할 때 비슷한 시 두세 개를 모아 공통점, 차이점을 전부 정리해서 숙지해 두는 거예요. 그러면 시가 여러 개 묶어서 출제됐을 때 쉽게 답을 골라낼 수 있겠죠? 비문학 공부를 할 때는 가능한 일치불일치 선지를 지문 위에 적어 가면서 공부하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전개 방식과 흐름 관련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구조도를 그려서 정리하고, 흐름 방식을 말로 설명하면서 외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선생님과 공부했던 교과서 필기 및 학습지를 중간고사 시험지와 대조해보는 거예요. 학교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것이 정말 시험에 나왔는지, 강조를 안 하시고도 시험에 나온 것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었는지, 수업을 들을 때 어느 부분에 더 집중해서 듣고, 어느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공부할지를 확인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기말고사 공부를 할 때도 강약을 조절해가면서 효율적이고 분석적으로 대비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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