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대입 지원하기

지역내일 2022-08-26

수시 원서 접수, 과연 하향이 옳은가?

이제 조금 있으면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이다. 대입이 복잡해지기 시작한 것은 꽤 되었지만, 최근의 입시는 정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지경에까지 온 듯하다.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하던 과거와는 달리 수시와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뚜렷이 갈리면서 수시에서 하향 지원 추세는 뚜렷해졌고, 정시는 통합 수능으로 바뀌면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로 인해 더욱 내 위치를 가늠하기가 힘들어졌다.

입시 지원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리고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학생의 욕심이다. 많은 학생이 학생부, 논술, 정시를 모두 고려하던 과거에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범위를 좁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현재는 너무 많은 학생들이 일찍부터 선택을 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또한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라는 위협적인 말은 문과생들이 설 자리를 없애버렸다.

미래의 가능성이 없는 현재는 무기력이다. 자의의 선택이 아닌 상황의 선택을 종용받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학생 본인의 욕심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남은 기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현재를 기준으로 보수적인 선택을 한다. 입시는 선택이다. 인생의 흐름 속에서 수차례 겪게 될 선택 중 하나이다. 선택의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이다.


나의 욕심, 대입 지원의 최하점은 어디인가?

대입 지원의 시작은, 최하점 즉 마지노선을 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순수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학생의 욕심이다. 현재 내 성적이 이러니까, 주변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등 외부적 요인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내가 살아갈 삶에서 이 정도 대학이면 나는 만족한다는 선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체념이 욕망을 앞서는 경우, 즉 이제는 그냥 편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애달픔은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 가기도 하지만 사람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안정 지원으로 현재의 힘겨움을 없애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래서 편함 이전에 마지노선이 먼저 확고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수시는 안정으로 넣고 정시를 준비하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안정 지원의 원서 접수는 애달픔을 없앤다. 원서 접수를 마치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한번 차분해진 마음이 투쟁심을 불러 일으키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물론, 애초에 욕심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아이들한테 이런 말은 무의미한 말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욕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욕심이 현실에 억눌려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욕심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남은 기간, 과연 충분한 시간인가?

어떤 전형에 지원할 것인가에 따라 준비해야 할 것은 다르다. 수능과 관련 없이 학종만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해야할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고 면접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다만 자신의 꿈을 확고히 하면 된다. 그것이 만들어 낸 것이든,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든, 자신을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논술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남은 기간은 수능 위주로 공부하되 일주일에 한 번, 꾸준히 논술을 써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능을 고려하는 학생이라면, 남은 기간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공부 방법과 자신의 노력에 대한 성찰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국어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수능 국어에서 비문학이 어렵다고들 한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비문학 공부에만 매달린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선택 과목은 무조건 다 맞는다는 것이 첫째, 그리고 문학을 30분 이내에 다 맞는다(혹은 최고 점수를 받는다)는 것이 둘째이다. 앞의 것이 선행된 이후에 비문학에 매진하는 것이다. 선택 과목과 문학을 다 풀고 30분이 남았다면, 웬만한 독해력을 가지지 않고서는 비문학에서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남은 기간 대비 점수를 올리기 쉬운 부분도 당연히 비문학보다는 선택 과목과 문학이다.


남은 기간이 충분하냐고 묻는다면 충분하기도 부족하기도 하다. 시간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한 것이 많기 때문에 부족한 것이 맞지만, 무엇인가를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인 것도 맞기 때문이다. 다만, 부족한 것을 찾아 그것을 보완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한얼국어학원 원장, 조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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